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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박진만 삼성 감독(사진=삼성)[더게이트]
야구 감독의 투수교체 능력을 수치화할 수 있을까. 정성 평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이 부분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길이 생겼다. 통계 사이트 하드힛이 최근 공개한 불펜 교체 성공률 데이터는 세이버메트릭스 스탯 RE24와 WPA를 바탕으로 각 팀과 감독의 투수교체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하드힛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크게 세 구간으로 나뉜다. 불펜 투수를 바꿨을 때 첫 타자를 상대한 결과(1구간), 그 이닝이 끝날 때까지의 결과(2구간),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강판되기까지 전체 등판 결과(3구간)다. 각 구간의 성공은 단순히 실점을 막았는지가 아니라 교체 투수의 득점 가치(RE24)와 승리 확률 기여도(WPA) 합산치가 플러스를 기록한 등판 비율로 정의된다.
RE24는 교체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순간과 물러난 순간의 기대 득점을 비교해 그 차이를 더한 값이다. WPA는 경기 중 매 순간 스코어와 이닝, 주자 상황을 감안해 계산하는 승리 확률의 변화량이다. 9회 1점 차 만루 위기에서 잡아낸 삼진과 10점 차로 앞선 경기에서 잡아낸 삼진은 RE24로는 비슷할 수 있어도 WPA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승리 확률을 크게 끌어올리지만 후자는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 하드힛은 두 지표를 함께 활용해 교체 투수의 등판이 실질적으로 팀에 보탬이 됐는지를 평가했다.
삼성 세 구간 종합 1위…KT 2위로 뒤이어
바뀐 투수의 첫 타자 상대 성공률(통계=하드힛)먼저 바뀐 투수의 첫 타자 상대 성공률에서는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64.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강철 감독의 KT(63.6%)와 염경엽 감독의 LG(63.2%), 김태형 감독의 롯데(63.1%)가 뒤를 이었다. 이범호 감독의 KIA(61.9%)와 설종진 감독의 키움(61.3%),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61.2%), 이숭용호 SSG(60.8%)는 중위권에 자리했고 김원형호 두산은 59.3%로 처졌다. 최하위는 이호준 감독의 NC로 57.7%였다.
해당 이닝이 끝날 때까지를 기준으로 봐도 삼성은 71.0%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KT(70.7%)와 KIA(69.7%), LG(69.6%)가 상위권을 형성한 가운데 두산이 69.3%로 다섯 번째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SSG(67.6%)와 한화(65.7%), NC(65.4%), 롯데(64.7%)는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키움은 64.5%로 최하위였다.
해당 이닝 종료시까지 불펜 기용 성공률(통계=하드힛)등판해서 교체되기까지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KIA가 68.5%로 1위였고, 삼성이 68.2%로 근소한 차이로 2위, KT가 67.5%로 3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66.8%로 4위였고, LG(65.3%)와 SSG(64.4%)가 중위권에 자리했다. 하위권은 NC(61.8%)와 키움(61.3%), 한화(59.1%) 순이었고, 롯데가 58.3%로 가장 낮았다.
세 구간을 평균해 종합하면 단독 선두 삼성이 평균 순위 1.33으로 가장 성공적인 투수교체를 한 팀이란 결과가 나온다. 선두 싸움 중인 KT가 평균 2.33위로 뒤를 이었다. 그 뒤로는 KIA(3.00)와 LG(4.00), 두산(6.00)과 SSG(6.67)가 중위권을 형성했다. 한화와 롯데는 나란히 7.67위에 그쳤고, 키움(8.00)과 NC(8.33)는 세 구간 대부분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가장 투수교체 결과가 좋지 않았던 팀으로 나타났다.
교체시까지 불펜 기용 성공률(통계=하드힛)물론 불펜 기용의 성공에는 투수들의 역량 자체도 중요한 변수로 한 몫 한다. 전성기 마리아노 리베라, 오승환 같은 투수들로 불펜을 채운 팀이라면 감독이 이상한 기용을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반대로 방화범들만 가득한 불펜을 보유한 팀은 아무리 감독이 신출귀몰하고 신묘막측하게 투수를 기용해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불펜 평균자책과 교체 성공률 순위를 함께 놓고 살펴보면 키움은 불펜 평균자책 6.20으로 리그 최하위(10위)지만 세 구간 성공률 평균 순위는 8위로 불펜진의 역량보다는 살짝 나은 결과를 냈다. 불펜 평균자책 9위(5.49)인 한화 역시 성공률 평균 순위는 7.67위로 불펜 수준에 비해 아주 조금 선방했다. 반대로 두산은 불펜 평균자책은 3.89로 리그 1위지만 성공률 평균 순위는 6위 수준에 그쳤다.
2015년 이후 통산 성공률 1위는 이강철 감독
경기전 취재진과 만나는 이강철 감독(사진=KT)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 하고, 감독도 잘 하는 사람이 계속 잘 한다. 현역 감독 10명의 통산 투수교체 성공률(2015년 이후 집계 기준)을 보면, 이 부문에서 유능한 감독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통산 성공률 1위는 단연 이강철 감독이다. 2019년부터 KT 지휘봉을 잡고 1,101경기에서 3,676차례 투수를 교체한 이강철 감독은 첫 타자 승부(65.2%)와 해당 이닝(70.7%), 전체 등판(67.2%) 세 구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KT는 세 구간 모두 2~3위권을 지켰다.
이강철 감독 다음으로는 SSG 이숭용 감독(첫 타자 62.9%, 해당 이닝 70.5%, 전체 등판 67.1%)과 LG 염경엽 감독(63.7%, 69.8%, 66.3%)이 통산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 부임한 이숭용 감독은 지난해 김민-이로운-노경은-조병현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불펜 4인조를 앞세워 준플레이오프 진출 성과를 냈고, 403경기·1,560차례의 적은 표본에서 높은 성공률을 유지했다. 넥센(현 키움) 시절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등 강력한 불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염경엽 감독은 최근 LG에서도 고우석, 유영찬, 김진성 등 준수한 불펜 투수들과 함께 지난 3년간 두 차례 우승을 일궜다.
지난해 부임한 NC 이호준 감독은 첫 타자 승부(60.5%), 해당 이닝(67.7%), 전체 등판(63.6%)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후반 부임한 키움 설종진 감독 역시 해당 이닝(64.4%)과 전체 등판(61.6%)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다만 두 감독 모두 2025년 부임해 표본이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542경기·2,042차례)과 KIA 이범호 감독(401경기·1,587차례), 두산 김원형 감독(538경기·1,845차례)의 통산 성공률은 종합 평균 순위 6~7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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