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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카와이 레너드(사진=NBA 방송화면)[더게이트]
슈퍼스타를 영입하려고 규정을 무시한 대가는 혹독했다. 미 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가 구단 미래를 지탱할 5년 치 신인 지명권을 모두 잃었다. 구단주 직무 정지와 천문학적인 벌금까지 더해진, 리그 역사상 가장 무거운 징계다.
NBA 사무국은 3일(한국시간) LA 클리퍼스 구단이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하고 붙잡아 두는 과정에서 샐러리캡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약 1년에 걸친 조사를 마친 사무국은 클리퍼스의 2029년부터 2033년까지 5년 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전부 박탈하고, 벌금도 3000만 달러(약 435억원)를 매겼다. 5년간 리그 감시 대상이 되는 제재도 부과된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구단이 외부 스폰서를 동원해 레너드에게 거액을 쥐여주며 연봉 상한선을 피해 갔다는 점이다. NBA 조사 결과 클리퍼스는 친환경 기업 '애스피레이션'을 비롯해 보잉고 와이어리스, 닥트로닉스, 록턴 인슈어런스 등 4개 후원사에 레너드와의 스폰서 계약을 알선했다. 레너드가 구단에서 받는 공식 연봉 외에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챙기도록 다리를 놓았다는 뜻이다.
스티브 발머 클리퍼스 구단주는 애스피레이션과의 계약이 레너드 후원의 전제조건임을 알고도 이를 승인한 것으로 드러나 1년간 리그 및 구단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질리언 주커 비즈니스 운영 사장은 1년 무급 정직, 로렌스 프랭크 농구 운영 사장은 6개월 무급 정직에 처해졌다.
불법 요구를 주도한 레너드의 외삼촌이자 전 비즈니스 매니저 데니스 로버트슨에게는 5년간 NBA 관련 업무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로버트슨은 2019년 7월 레너드가 클리퍼스와 계약한 직후부터 약 1000만 달러(약 145억원) 규모의 경기 외 수익을 요구하며 구단을 압박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클리퍼스는 레너드와 가족, 로버트슨의 개인 여행 경비와 입장권, 선물 등 수백 건의 비용을 대신 냈다. 레너드가 규정상 구단에 돌려줘야 했으나 갚지 않은 70만 달러(약 10억원)는 리그 사무국이 전액 환수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선수 보상 시스템은 리그가 팀과 선수, 팬을 위해 관장하는 농구 경쟁의 근간"이라며 "명백한 규정 위반과 이를 초래한 클리퍼스 구단 지도부의 행태가 정말로 실망스럽다. 징계의 엄중함은 위반 행위의 심각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2033년까지 지명권 소멸...클리퍼스는 "마녀사냥" 반발
카와이 레너드 뒷돈 파문이 NBA를 발칵 뒤집었다(사진=NBA 방송화면)클리퍼스는 신인 수급 통로가 완전히 막히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이미 2019년 폴 조지를 데려오며 다수의 지명권을 소진했던 클리퍼스는 이번 징계로 2029년부터 2033년까지 1라운드 지명권마저 빼앗겼다. 기존 트레이드 탓에 2028년 지명권 권리도 없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2034년 이전까지는 1라운드 지명권이 사라진 셈. 이는 2000년 조 스미스의 비밀 계약 사태로 1라운드 지명권 5장을 잃었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이후 가장 가혹한 처벌이다.
클리퍼스는 즉각 반발했다. 구단은 성명을 내고 "사실과 증거 대신 미리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려 한 편향된 조사의 결과"라며 "조사 결과를 단호히 거부하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맞섰다. 발머 구단주 측 변호인 역시 커미셔너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조사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리그 규정상 공식적인 항소나 중재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결정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파문의 중심에 선 레너드는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랩터스로 이적한다. 올여름 구단 간 합의를 마쳤으나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홀드 상태였던 거래다. 레너드는 발표 직후 "주변 인물들의 판단 착오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통감한다. 팬과 가족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다"며 "토론토로 돌아가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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