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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트럼프 타워에서 행사를 개최한 인판티노.[더게이트]
유럽축구연맹(UEFA)의 형사고발로 법정에 서게 된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변호사 비용을 FIFA가 전액 부담한다. 회장 개인을 둘러싼 배임 의혹을 방어하는 데 전 세계 축구 기금을 가져다 쓰는 셈이라 또 한번의 큰 논란이 예상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스위스 현지 형사소송을 앞둔 인판티노 회장의 법적 대응 비용을 FIFA가 대신 지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개인 자격이 아닌 'FIFA 수장'으로서 월드컵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는 것이 비용 대납의 명분이다. 회장 직무 수행 과정에서 벌어진 분쟁인 만큼 조직 규정상 법적 방어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게 FIFA의 논리다.
문제는 소송 비용 규모다. FIF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분쟁과 법률 자문, 내부 조사 등으로 지출한 법률 비용만 3400만 달러(약 493억원)에 육박했다. 2024년 1450만 달러(약 210억원)에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인판티노 회장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려는 UEFA와 방어에 나설 FIFA의 법정 공방이 본격화하면 법률 지출액은 이보다 훨씬 불어날 공산이 크다.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의 퇴진을 외치고 있다. 앞서 UEFA는 8월 28일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내고 인판티노 회장이 사익을 위해 헐값 매각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남녀 월드컵을 포함한 상업 운영권 지분 20%를 미국 투자펀드 '쓰라이브 이터널'에 42억 달러(약 6조 900억원)를 받고 넘기려 한 행위가 명백한 배임이라는 취지다. UEFA 대리인단은 "독립 평가 기관의 검증도, 공개 경쟁 입찰도 거치지 않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고 꼬집었다.
쿠슈너의 후회 "축구 정치 몰랐다"…대륙별 지지 분열
눈부신 축구계 태양왕, 지안니 인판티노(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파문이 커지자 거래 상대방이었던 쓰라이브의 조슈아 쿠슈너 대표는 발을 뺐다. 쿠슈너는 성명을 통해 "전 세계 211개 회원국에 자본을 공평하게 나누고 축구 변방국 투자를 늘리자는 취지였다"면서도 "세계 축구계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줄 알았다면 애초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퇴 압박을 받는 인판티노 회장은 남들이야 뭐라건 자리를 지키겠다는 태도다. UEFA 외에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멕시코 축구협회와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협회, 카타르 축구협회 등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걸 믿는 눈치다.
차기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은 11월 18일이다. 차기 회장은 2027년 3월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세계 축구계의 렉스 루터 인판티노가 영화처럼 권선징악 결말을 맞게 될지, 다큐처럼 빌런이 승리하는 결말을 맞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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