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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 모자와 비슷한 빨간 모자를 착용한 인판티노(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더게이트]
하는 짓을 보면 옛날 한국영화 제목 '미지왕'이 떠오른다. 노골적인 친 트럼프 행보와 정치 중립 위반으로 지탄받는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교황급' 의전을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아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29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FIFA 측은 이번 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제76차 FIFA 총회에 참석하는 인판티노 회장을 위해 밴쿠버 경찰청(VPD)에 '4등급 에스코트'를 요청했다. 4등급 에스코트란 호위 차량이 신호등을 무시하고 주행하며 다른 차량의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방식으로, 교황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급에게나 제공되는 의전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조차 받지 않는 수준이다.
눈부신 축구계 태양왕, 지안니 인판티노(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FIFA 임원은 국제보호인사 기준 미달"
황당하고 가당치도 않은 요구를 받은 밴쿠버 경찰의 답은 단호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돈 채프먼 밴쿠버 경찰청 부청장은 "교통을 통제하는 정식 에스코트는 국가원수에게만 허용된다"며 "FIFA 임원진은 그에 준하는 국제보호인사(IPP)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밴쿠버 시장실도 거들었다. 시장실 대변인은 "이번 에스코트 요청을 검토한 결과, 신호등 통과 호위대나 그에 상응하는 경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모든 이동 수단은 밴쿠버가 대형 국제 행사를 안전하게 치러온 방식에 부합하는 적절하고 균형 잡힌 수준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커지자 FIFA 측은 해명에 나섰다. FIFA 대변인은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의전 요청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현지 조직위원회인 FWC26 캐나다가 모든 대표단과 관계자의 이동 지원을 위해 당국에 요청한 것"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FIFA의 이런 주제파악 못하는 요구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23년 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당시에도 FIFA는 유사한 에스코트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당시 뉴질랜드 경찰은 "표준 운영 절차에 따라 요청을 검토한 결과 거절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일로 한번 퇴짜를 맞고도 정신을 못 차린 셈이다.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월드컵 개막 앞두고 '비용 논란' 겹쳐
이번 소동은 밴쿠버가 월드컵 보안 비용 문제로 시끄러운 시점에 터졌다. 밴쿠버의 월드컵 보안 예산으로 6억 캐나다 달러(약 4400억 원) 규모의 수치가 거론되고 있으며, 지역 정치권에서는 '풍선처럼 불어나는 보안 비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교황급 에스코트까지 요구했으니 눈치를 밥 말아 먹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축구계 태양왕'이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으로 불리는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하며 가까운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트럼프급 의전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번 해프닝이 그 관계와 묘하게 겹쳐 보인다. 혹시 스스로를 그 정도 급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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