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사 174곳에 비용 떠넘긴 LF네트웍스의 ‘갑질’”…구본걸家, 오너경영의 민낯 [더게이트 포커스]
LF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는 구본걸 LF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구본걸 회장이 17.45%, 구본순 씨가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12.08%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형제의 지분만 44.17%다. (사진=AI생성)LF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는 구본걸 LF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구본걸 회장이 17.45%, 구본순 씨가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12.08%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형제의 지분만 44.17%다. (사진=AI생성)

[더게이트]

골프웨어 등 스포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LF의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에서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됐다.

4일 더게이트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내용과 관련 기업정보를 확인한 결과, 복합쇼핑몰 ‘LF스퀘어’를 운영하는 LF네트웍스는 적법한 서면약정 없이 판매촉진 비용을 납품업자와 매장 임차인에게 부담시키고, 경쟁 유통업체의 매출액과 유통수수료 등 경영정보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최근 이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판단해 LF네트웍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1800만원을 부과했다.

LF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는 구본걸 LF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구본걸 회장이 17.45%, 구본순 씨가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12.08%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형제의 지분만 44.17%다.

납품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확인된 법 위반도 한두 건에 그치지 않았다. 판촉비를 부담한 업체는 174곳에 달했고 경쟁 유통업체의 매출과 수수료 등 경영정보를 요구받은 업체도 47곳이었다.

오너 일가가 높은 지분을 가진 회사에서 어떤 거래 관행이 이어져 왔는지 되짚어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74곳에 판촉비 5861만원…공정위가 확인한 ‘비용 전가’공정거래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LF네트웍스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납품업자와 매장 임차인 등과 공동으로 총 29건의 판매촉진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비용을 나누는 과정이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가 판매촉진 비용을 납품업자 등에 부담시키려면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상품 품목과 행사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약정하고 양측이 각각 서명한 서면을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LF네트웍스는 행사 상품이나 기간이 특정되지 않거나 납품업자 등이 서명하지 않은 불완전한 약정서를 교부한 상태에서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74개 납품업자 등에 부담시킨 판매촉진 비용은 총 5861만원이었다. 공정위는 이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 제1항과 제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금액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대상과 반복성이다. 특정 납품업체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29건의 판촉행사를 거치며 174개 업체가 비용을 부담했다.

공정위도 이번 제재를 발표하면서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에게 적법한 약정 없이 판매촉진 비용을 부담시키는 행위를 ‘심각한 법 위반 행위’로 인식하도록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LF네트웍스는 LF스퀘어 인천점과 양주점 등 4개 점포를 운영하는 대규모유통업자다. 지난해 연매출은 약 903억원이다.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업체나 쇼핑몰에 입점한 사업자와의 거래는 회사 영업의 기본이다. 그 기본적인 거래 과정에서 법이 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다른 백화점에선 얼마 파나”…47곳에 경영정보 요구(사진=LF네트웍스 홈페이지)(사진=LF네트웍스 홈페이지)

판촉비 문제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LF네트웍스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47개 납품업자 등에게 LF스퀘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유통업체 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매출액과 유통수수료 등의 경영정보를 요구했다.

쉽게 말해 LF스퀘어에 상품을 공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에 다른 백화점 등에서는 얼마나 팔고 있는지, 유통업체에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하는지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이를 제한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자가 확보한 납품업체의 경쟁점 매출과 수수료 정보 등이 판촉행사 참여 강요나 수수료 조정 등 불공정거래에 이용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LF네트웍스의 정보 요구는 대규모유통업법 제14조 제1항 위반으로 판단됐다. 특히 해당 행위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3년 넘게 이어졌다.

공정위가 확인한 대상도 47개 업체에 달한다. 적법한 약정 없이 판촉비를 부담시킨 행위가 2년간 이어지고, 경쟁 유통업체의 경영정보를 요구한 행위는 3년 넘게 지속된 셈이다.

결국 공정위는 LF네트웍스에 과징금 4억1800만원과 함께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지 말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모든 납품업자 등에게 공정위 제재 사실을 알리도록 하는 통지명령도 포함됐다.

공정위가 회사 내부에서만 조치를 끝내지 않고 거래업체들에게 제재 사실까지 알리도록 한 것이다.

구본걸 17.45% 최대주주…오너 3형제가 44.17%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

이번 공정위 제재를 LF 오너 일가와 떼어놓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LF네트웍스의 지분 구조에 있다.

LF네트웍스는 비상장사다. 공개된 주주정보를 보면 구본걸 LF 회장이 지분 17.45%를 보유해 주요 주주 가운데 가장 높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구본걸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씨는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는 12.08%다. 구본걸·구본순·구본진 3형제 지분만 합쳐도 44.17%에 달한다.

여기에 구지수 씨가 7.71%, 구경모 씨가 7.45%를 보유하는 등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 명단에 포진해 있다.

구본진 대표는 직접 LF네트웍스 경영도 맡고 있다. 특히 구본진 대표는 2022년 7월 LF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공정위가 확인한 경영정보 요구 행위가 시작된 시점 역시 2022년 7월이다.

판촉비 관련 위반 행위는 같은 해 12월부터 시작됐다. 구본진 대표의 취임 이후 시기와 공정위가 적발한 두 위반 행위의 기간이 겹치는 것이다.

LF의 공시자료에서도 LF네트웍스와 LF 주요 경영진의 관계가 나타난다. LF는 사업보고서에서 LF네트웍스를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하면서 ‘지배기업의 주요 경영진에 의해 지배되는 기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제재는 이름만 LF를 공유하는 외부 회사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다. 구본걸 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고, 동생인 구본진 대표가 직접 경영을 맡으며 오너 3형제가 44%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과징금 4억원보다 무거운 ‘174곳·47곳’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

과징금은 4억1800만원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보여주는 숫자는 과징금만이 아니다. 29건.

174곳. 5861만원. 47곳. 3년 넘는 기간. 공정위가 확인한 LF네트웍스의 법 위반 범위다.

적법한 약정 없이 판촉 비용을 부담한 납품업자 등은 174개에 달했고, 다른 유통업체에서의 매출과 수수료 정보를 요구받은 업체도 47개였다.

회사가 유통업을 영위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거래해야 하는 상대방을 대상으로 벌어진 일이다.

LF는 패션을 넘어 골프웨어와 아웃도어 등 스포츠·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왔다. 브랜드의 가치와 신뢰를 강조하는 사업 특성상 거래 현장에서의 공정성 역시 기업 평가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오너 일가가 기업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가족 구성원이 직접 대표를 맡는 구조에서는 실적과 성장뿐 아니라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하고 관리되는지도 오너 경영의 성적표가 된다.

이번 성적표에는 공정위가 확인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과 과징금 4억1800만원이 남았다.

LF네트웍스가 174개 업체를 상대로 적법한 서면약정 없이 판촉 비용을 부담시키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경쟁 유통업체의 경영정보를 요구하는 행위가 3년 넘게 지속된 과정에서 내부 점검과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같은 거래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개선책을 마련할지가 중요하다. 구본걸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이름이 LF네트웍스 주주 명단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적발한 숫자 역시 오너 경영의 그늘로 남게 됐다.

LF 브랜드가 스포츠 시장에서 강조하는 경쟁의 가치는 결국 ‘룰’에서 출발한다. 납품업체와의 거래 역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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