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구장은 애너하임인데 구단명은 LA 쓰는 이상한 상황 끝날까...구단주 바뀐 에인절스, 이름도 구장도 바꿔 모든걸 바꿔
에인절 스타디움(사진=MLB.com)에인절 스타디움(사진=MLB.com)

[더게이트]

홈구장은 애너하임인데 구단명은 '로스앤젤레스'를 사용한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이 상업적이고 기형적인 이름표가 구단주 교체를 계기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구단 매각 발표와 동시에 선수들은 물론 연고지 애너하임시도 두 손을 들고 환호했고, 낡은 구장 신축 논의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LA 에인절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가 스포츠계 거물 스탠 크론키에게 구단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 대금은 4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로 메이저리그 역대 구단 매각 사상 최고액이다. 이번 거래는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승인을 거쳐 2027년 1분기 중 마무리된다.

"에인절스 팬들의 독립기념일"이라는 디 애슬레틱 기자 켄 로젠탈의 말대로, 역사상 최악의 구단주 모레노로부터 해방된 에인절스 구단 안팎에서는 대환영 분위기다. 간판 타자 마이크 트라웃은 "모레노 구단주에게 서운한 감정은 없지만 정말 신난다. 선수들도 신났다. 클럽하우스에도, 구장에도 좋은 분위기가 흐른다"면서 "새로운 시작이자 새로운 마음가짐이다. 몇 년 동안 내내 답답했는데,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정말 신난다"고 덧붙였다.

애슐리 에이킨 애너하임 시장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에이킨 시장은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인터뷰에서 "제 생일 같은 기분"이라면서 "평생 열성 에인절스 팬으로서, 애너하임 에인절스 야구의 미래를 정말 낙관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케팅이 지운 이름, 법안으로 되살린다LA 에인절스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사진=LA 에인절스 구단 SNS)LA 에인절스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사진=LA 에인절스 구단 SNS)

에인절스 이름 앞에 '로스앤젤레스'가 들어간 때는 2005년이다. 애너하임시가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민사 재판에서 졌고, 구단은 이름 변경을 밀어붙였다. 다만 구장 임대 계약 조건을 채우려 2005년부터 2015년까지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이라는 절충형 이름을 썼다. 그러다 2015년 구단 경영진이 '오브 애너하임'마저 지워버리며 지금의 이름이 굳어졌다.

이름은 LA 에인절스지만 홈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있다. 옥외 광고판 사업으로 거부가 된 모레노 구단주가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더 큰 시장인 로스앤젤레스 브랜드를 고집한 결과였다.

잃어버린 이름 되찾기에 지자체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주 개빈 뉴섬 주지사가 '홈런 포 애너하임 법'에 서명하며 변화에 힘을 실었다. 구단이 이름에 '애너하임'을 다시 넣으면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이다. 새 구단주가 될 크론키 측이 매각 보도자료에 구단 명칭을 예전 이름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으로 적어 넣은 것도 묘하다.

에이킨 시장은 팀 이름 변경에 새 구단주가 열려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은 "오렌지카운티는 그 자체로 독특한 팬층을 갖고 있으며, 애너하임 주민들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이 팀을 응원해 왔다"며 "미신이라 해도 좋다. 팀 이름에 '애너하임'이 들어갔을 때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면, 이제는 '로스앤젤레스'라는 이름을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강조했다.

부패 스캔들로 멈춘 시계…60년 낡은 구장 새로 짓나모레노 구단주(사진=MLB.com)모레노 구단주(사진=MLB.com)

구단주 교체와 함께 야구장 문제도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애너하임시와 구단의 관계는 오랫동안 꼬여 있었다. 2022년 구장과 주변 부지 매각 협상이 해리 시두 전 애너하임 시장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백지화됐고, 이후 양측 협상은 완전히 끊겼다. 구장 소유권은 여전히 시에 있으며, 임대 계약 만료는 2032년이다.

에이킨 시장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 구단에 이름 변경과 구장 점검 접근권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에이킨 시장은 "거래가 성사되고 메이저리그 승인까지 받는다면, 크론키 구단주가 시와 함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혁신적인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유소년 스포츠 시설과 주택, 호텔까지 아우르는 활기찬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새 구단주 크론키의 대형 개발사업 이력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크론키는 미 프로풋볼(NFL)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홈구장 소파이 스타디움을 직접 지어 올린 바 있다. 현재 우드랜드힐스 일대 52에이커(약 21만㎡) 부지에 주택과 상업·숙박 시설을 짓는 복합 개발 사업 '램스 빌리지 앳 워너 센터'도 이끌고 있다.

1966년 문을 연 에인절 스타디움은 지은 지 60년이 지나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 계약 종료 시점이 2032년으로 다가온 만큼, 크론키 구단주가 구장 부지를 매입해 새 구장을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애너하임시가 올해 착수한 구장 안전 점검 결과는 올해 말 나온다. 에이킨 시장은 매각 승인이 떨어지는 2027년 이후 크론키 구단주와 공식 면담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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