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보답하는 길" 가을야구도 못 나가는데...고우석이 LG 돌아온 이유, 팀을 더 높은 곳으로!
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

[더게이트=잠실]

"남은 경기 차이가 좀 나지만 결코 뒤집을 수 없는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고우석은 이제 남은 시즌 LG 트윈스의 선두 복귀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다. 고우석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짧았던 메이저리그 도전 경험과 한국 복귀 배경을 이야기했다.

고우석은 지난 2일 LG와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시즌 도중 합류해 실제 받는 금액은 잔여 시즌 석 달 치인 1억 5000만원이다. KBO 규정상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려면 7월 31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하는데, 고우석은 8월 이후 합류해 LG가 가을야구에 오르더라도 마운드를 밟지 못한다. 정규시즌 잔여 20여 경기가 올시즌 고우석게 주어진 시간이다.

이날 상견례를 겸해 염경엽 감독과 선수단 앞에 선 고우석은 "LG로 다시 돌아와 기쁘다. 남은 경기 수가 얼마 없는데도 좋은 대우를 해줘 감사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프로필 사진 촬영과 인터뷰 일정을 소화한 고우석은 3루 쪽 불펜에서 연습구를 던지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둘째 출산 앞둔 가족과 DFA...복귀 결심 배경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

취재진과 만난 고우석은 귀국을 결심한 배경으로 가족을 먼저 꼽았다. 고우석은 "가족 문제가 제일 컸다. 아내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첫째도 많이 컸다. 그게 마음에 계속 걸렸다"며 "지난 5월부터 LG 구단이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언제 돌아가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내가 정말 제일 고생했는데, 정작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고우석의 한국 복귀는 지난달 29일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DFA 통보를 받으며 급물살을 탔다. 사흘 동안 다른 29개 구단 중 영입 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계약이 마이너리그로 넘어갔고, 한 시즌 두 번째 DFA를 거치면서 규정에 따라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얻었다. 고우석은 "사흘 동안 여러 경우의 수를 따졌다.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이 있었다면 남았겠지만, 없다면 FA를 선언하고 돌아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2023시즌 직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시작으로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를 거쳐 지난 7월 미네소타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나흘 만인 7월 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구원 등판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4경기 4이닝 1홀드, 평균자책 9.00을 남기고 7월 21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고우석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쫓겼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준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좀 더 잘했다면, 준비가 더 잘 되어 있었다면 하는 후회가 크다. 앞으로 발전하면서 그 후회를 좋은 이야기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구위는 KBO 상위 30% 수준...과제는 제구력 회복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고우석이 돌아왔다(사진=LG)

3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고우석에게 어느 정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까. KBO리그 시절이던 2023년 고우석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3.3km/h(최고 158km/h)였다. 올해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기준 150.3km/h, 메이저리그 기준 152.0km/h를 찍었다. 트리플A 기준으로는 KBO리그 시절보다 약 3km/h 정도가, 빅리그 기준으론 1.3km/h 정도 구속이 줄었다.

다만 공 자체의 위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데이터 전문가 송민구 대구 MBC 해설위원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올 시즌 고우석의 트리플A에서 Stuff+(구위) 점수는 100.6, 제구 점수는 92.1(평균 100 기준)이다. KBO 무대에 대입하면 상위 30% 수준의 구위다. 현재 구속대(±1.5km/h)에서 공의 움직임과 궤적이 유사한 투수로는 롯데 이이무라 쇼타와 최준용, LG 우강훈이 꼽힌다. 송 해설위원은 구위보다는 제구력 회복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고우석의 가세는 남은 시즌 LG의 선두 탈환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LG 불펜은 노장 김진성과 셋업맨 장현식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위기에 봉착한 상황. 필승조 투수들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8월 불펜 평균자책이 7.05까지 치솟기도 했다.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는 우완 불펜 김영우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공백이 불가피하다.

LG는 손주영을 마무리로 유지하면서 고우석을 7, 8회 필승조 셋업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세이브는 손주영으로 계속 간다. 고우석은 중간에서 1이닝을 맡아 세 타자, 많으면 네다섯 타자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주영이 연투했을 때는 고우석이 대신 마무리를 맡는 그림도 가능하다. 염경엽 감독은 3일 경기에서도 고우석의 몸 상태가 괜찮으면 세이브 상황에 기용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비록 가을야구 무대에는 설 수 없지만, 고우석의 활약으로 LG가 선두를 탈환하거나 좀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면 가을야구 결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내년 시즌 고우석이 마무리를 맡고 손주영이 선발로 돌아가면 선발과 불펜 모두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은 물론 내년 이후까지 바라본 고우석 복귀 프로젝트다.

고우석은 남은 시즌 LG를 위해 전력을 다할 각오다. 고우석은 "선두권과 경기 차가 나지만 결코 뒤집을 수 없는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팬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LG는 잠실 두산전에서 리그 최고의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1대 0으로 이겨 4연승, 2위 삼성과 차이를 5.5경기에서 4.5경기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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