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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문보경(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잠실]
"대표팀 갈 때가 되니까 잘하는 것 아니에요?" 최근 살아난 타격감을 두고 취재진이 묻자 LG 트윈스 문보경이 씩 웃으며 답했다. "공교롭게 그렇게 됐네요. 타이밍이 그냥 우연 아닐까요?"
농담으로 넘기긴 했지만 결코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 4번 타자로 나서 팀 내 최고 타율과 최다 타점을 휩쓸었던 문보경이 이번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부상과 부진에 가라앉았던 타격감이 태극마크를 다시 달 시점이 다가오면서 완연한 상승세다.
문보경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동점 적시 2루타 포함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LG는 이날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 크리스 페덱이 등판한 2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대 3 역전승을 거뒀다.
0대 3으로 끌려가던 LG는 6회말 선두타자 신민재의 안타와 1사후 오스틴 딘의 볼넷, 송찬의의 중전 적시타로 페덱을 끌어내렸다. 1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이승민을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2사 후엔 대타 천성호까지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4대 3으로 역전, LG의 5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문보경은 "3볼 1스트라이크가 됐을 때 이승민 선수가 제구력이 워낙 좋으니까 확신을 갖고 타격하려 했다"며 "헛스윙을 하더라도 자신 있게 배트를 앞에서 돌리자는 생각으로 접근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못 쳤으면 이제라도 쳐야죠"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문보경(사진=LG)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2타점을 올린 문보경은 이날도 결정적인 2타점을 책임졌다. 최근 10경기 타율 0.364(33타수 12안타)에 7타점을 쓸어 담았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지만 문보경은 타격감이 완전히 궤도에 올랐다고 단정 짓지 않았다. 문보경은 "그동안 못 쳤으면 이제라도 쳐야 한다"며 멋쩍게 웃은 뒤 "감이 좋다고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고, '좋아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아직은 매일 의심하며 타석에 선다"고 말했다.
타격감 회복의 배경에는 발목 통증 완화가 있다. 문보경은 어린이날 두산전에서 수비 도중 공을 잘못 밟아 발목 인대를 다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복귀 후에도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었다. 문보경은 "발목이 회복된 영향이 큰 것 같다. 날마다 상태가 달라 몹시 아픈 날도, 괜찮은 날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8월 4일까지 타율 0.241, 출루율 0.351, 장타율 0.369에 그쳤던 문보경은 일주일의 폭염 휴식기를 지난 8월 11일 이후 타율 0.309, 출루율 0.415, 장타율 0.436으로 반등했다.
문보경은 국제대회, 한국시리즈 등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선수로 꼽힌다. 지난 3월엔 2026 WBC 1라운드 4경기에서 타율 0.538(13타수 7안타)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 타율·타점 부문 1위에 올랐다. 대회 최종 성적 타율 0.438 2홈런 11타점의 활약으로 한국 대표팀을 다시 WBC 8강 무대로 이끈 주역이었다.
가을야구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25년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19타수 10안타(1홈런) 8타점 3득점, 타율 0.526, 출루율 0.609 맹타로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23년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17타수 8안타(1홈런) 4타점 4득점, 타율 0.471로 LG에 29년 만의 우승을 안겼다.
문보경은 이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또 한번 큰 무대에 나선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에 승선한 문보경은 오는 14일부터 대표팀에 소집돼 약 2주간 일정을 소화한다. 대표팀은 9월 21일 타이완(대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27일 결승전까지 최대 6경기를 치른다.
문보경이 국제대회에서 대폭발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면, LG의 가을야구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솔솔 부는 가을바람과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큰 무대, 바로 문보경을 위한 무대가 펼쳐질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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