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똑바로 써" 심판 꼰대질에 불만 폭발! MLB 선수들, 모자 삐딱하게 쓰고 '단체 침묵 시위'
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

[더게이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가 열린 6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 이날 세인트루이스 더그아웃에는 평소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하나같이 모자를 옆으로 삐딱하게 돌려쓰고 나온 것. 안타를 치고 나간 타자들은 헬멧을 옆으로 돌려 쓰는 세리머니까지 펼쳤고, 상대 팀인 콜로라도 선수 일부도 모자를 비스듬히 쓴 채 그라운드에 섰다. 다른 경기장에서도 일부 선수가 대놓고 모자챙을 옆으로 돌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들의 이런 행동은 일종의 집단 항의 시위에 가깝다. 발단은 하루 전인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 세인트루이스 신인 불펜투수 핸슬 린콘을 향한 더그 에딩스 주심의 '꼰대질'이었다. 에딩스 주심은 이날이 빅리그 데뷔전인 린콘을 불러 모자를 똑바로 쓰라고 지적했다. 모자챙을 왼쪽으로 살짝 삐딱하게 돌려쓰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지적을 받고 모자를 고쳐 쓴 린콘은 뜬금없는 지적에 평정심을 잃은 탓인지, 생애 한 번 뿐인 데뷔전을 완전히 망쳤다. 첫 타자는 직선타로 아웃 처리했지만, 3루타를 맞고 폭투로 실점하더니 수비 실책이 겹친 그라운드 홈런에 이어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종 기록은 0.1이닝(아웃카운트 하나) 3피안타 3자책점이었다. 꿈에도 그리던 데뷔전이 악몽으로 돌변했다.

투수를 바꾸러 나온 올리버 마몰 카디널스 감독이 에딩스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그러자 에딩스 주심은 마몰 감독의 피치클락 위반을 선언하며 퇴장 처분을 내렸다. 마몰 감독은 "XX, 철 좀 들라"고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분노를 표했다. 마몰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주심한테 문제가 있었다. 신인 투수에게 '내가 심판인 경기에선 모자를 그렇게 쓰면 안 된다'고 윽박질렀다"며 "돈트렐 윌리스, C.C. 사바시아, 페드로 스트롭처럼 모자를 삐딱하게 쓴 선수도 많았는데,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심판은 "상대팀 타자가 지적했다"…당사자는 전면 부인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서 쓴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사진=MLB.com)다른 경기장의 다른 팀 선수들도 모자를 삐딱하게 쓰는 동작을 취했다(사진=MLB.com)다른 경기장의 다른 팀 선수들도 모자를 삐딱하게 쓰는 동작을 취했다(사진=MLB.com)

에딩스 주심은 경기 뒤 자신의 조치가 정당했다고 강변했다. 자신이 아니라 상대 팀 타자가 먼저 모자를 문제 삼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딩스 주심은 "콜로라도 타자 헌터 굿맨이 '쟤 저렇게 모자 써도 되냐'고 물어봤다"며 "정말 몰랐는데 모자가 심하게 삐딱했다. 그래서 포수에게 모자를 바로 쓰라고 전해달라고 했을 뿐이다. 일종의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딩스 주심이 지목한 타자의 설명은 달랐다. 굿맨은 6일 현지 기자들과 만나 "모자 얘기는 한마디도 꺼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굿맨은 "누가 던지든 모자를 어떻게 쓰든 관심 없고 내 타석만 신경 썼을 뿐"이라며 "하지도 않은 말 때문에 온라인에서 온갖 비난을 샀다"고 억울해했다. 심판의 해명과 당사자 진술이 엇갈리자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관련 선수들과 사무국을 접촉하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에딩스 주심을 향한 비판이 빗발쳤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레전드 출신 치퍼 존스는 SNS에 "에딩스 심판의 태도는 익히 겪어봐서 전혀 놀랍지 않다"고 적었다. 전 올스타 외야수이자 KBO리그 외국인 선수 다즈 카메론의 아버지로 알려진 마이크 카메론도 "신인 데뷔전에서 심판이 이러쿵저러쿵 참견할 문제가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데릭 셸턴 감독은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고, 투수 제프 호프먼은 "심판이 복장 단속 경찰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이날 3루심으로 나선 에딩스는 불펜으로 걸어가던 린콘을 불러세워 악수를 청하며 억지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은 단체로 모자를 돌려 쓰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이런 무언의 시위는 팀을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로 퍼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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