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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박해민의 도루(사진=LG)[더게이트]
"주자가 도루할 때 타자가 일부러 헛스윙하는 장면, 요즘은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지 않나요?" 올시즌 KBO리그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단지 기분탓이나 '느낌적 느낌'이 아니다. 주자가 뛸 때 포수의 송구 동작을 방해하려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이른바 '주자 보호 스윙'이 실제 경기에서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 데이터 분석 플랫폼 하드힛은 7일 발표한 '도루 때 나오던 헛스윙, 트렌드가 바뀌었다' 리포트에서 2018년부터 2026년 9월 5일까지 열린 KBO 리그 6339경기(전체 6360경기의 99.7%)를 전수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하드힛은 도루나 도루실패가 공식 기록된 투구 가운데 타자가 0스트라이크 또는 1스트라이크였던 장면만 추려 스윙 변화를 살폈다.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헛스윙이 삼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초과 헛스윙' 8년 새 75% 급감
도루 장면(사진=롯데)일단 타자들의 전반적인 헛스윙 비율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다. 주자가 뛰지 않는 일반 투구에서 0스트라이크 헛스윙률은 2018년 7.40%에서 2026년 6.70%로 0.70%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고, 1스트라이크에서는 10.53%에서 10.69%로 거의 그대로였다. 평소 헛스윙 비율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도루 상황에서만 유독 추가 헛스윙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KBO 리그 전체 도루 성공률은 2018년 69.4%에서 2026년 75.6%로 6.2%포인트 올랐다.
하드힛은 타자가 평소 자신의 성향보다 도루 상황에서 얼마나 더 자주 배트를 헛돌렸는지를 '초과 헛스윙'으로 정의했다. 2018년엔 도루 상황에서 18.01%가 헛스윙으로 나타나, 타자들의 평소 헛스윙 비율(8.70%)보다 9.30%포인트 높았다. 2026년에는 도루 때 헛스윙률이 10.38%로, 평소 비율(8.03%)과 2.36%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8년 전과 비교하면 도루 때 추가로 나오는 헛스윙이 약 74.7% 줄어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타자의 헛스윙이 주자가 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제 데이터는 정반대였다. 포수 팝타임 지연에 아주 살짝 도움이 된다는 통계가 있긴 하다. 통계업체 스포츠 인포 솔루션이 2014년 분석한 2013년 메이저리그 2루 도루 시도 2048건에 따르면, 타자가 스윙했을 때 포수가 공을 잡아 2루로 던지기까지 걸린 시간(팝 타임)은 평균 2.01초로 스윙하지 않았을 때(1.97초)보다 0.04초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5년 팬그래프 분석에서는 도루 성공률이 스윙이 나왔을 때 76.87%, 나오지 않았을 때 78.66%로 오히려 스윙이 없을 때가 더 높았다. KBO 리그도 비슷하다. 2018~2026년 KBO 리그에서 타자가 헛스윙한 가운데 나온 1루 주자의 2루 도루 시도는 1004차례였고, 이 중 707차례 성공해 성공률 70.4%를 기록했다. 반면 타자가 배트를 내지 않은 투구에서는 5894차례 중 4494차례 살아남아 76.2%의 성공률을 보였다. 헛스윙이 동반된 도루의 성공률이 오히려 5.8%포인트 낮게 나타난 것이다.
도루 성공에 도움은 별로 안 되는데 헛스윙이 가져오는 손실은 훨씬 크다. 하드힛은 스트라이크 하나를 내주는 대가, 이른바 '스트라이크 비용'을 주자 상황 8가지와 아웃카운트 3가지, 볼카운트 12가지를 조합한 288개 기대득점(RE288) 모델로도 살폈다. 무사 주자 없는 0-0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하나를 내주면 기대득점이 0.045점 깎이지만, 3-1에서 헛스윙해 풀카운트(3-2)가 되면 손실은 0.124점까지 커진다.
이를 고려하면 헛스윙이 도루 성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이터와 현장 경험의 누적, 스트라이크 비용에 대한 리그의 인식 확대, 작전 운용 변화 등이 전체적인 헛스윙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하드힛은 이런 추정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한편 올 시즌 선수별로는 도루 상황을 10차례 이상 맞이한 타자 가운데 오스틴 딘(LG)이 초과 헛스윙 7.1%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김선빈(KIA·7.0%포인트), 고승민(롯데·6.4%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박성한(SSG), 박민우(NC), 김현수(KT), 김재환(SSG)은 도루 상황에서 헛스윙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아 각각 -3.6%포인트, -4.9%포인트, -5.8%포인트, -13.4%포인트를 기록했다.
팀별로는 LG(10.8%포인트)와 삼성(8.0%포인트)이 도루 상황에서 헛스윙을 비교적 많이 했고, SSG(-4.8%포인트)와 키움(-2.3%포인트)은 평소 기대치보다 헛스윙률이 낮았다. 하드힛은 개별 헛스윙 하나하나가 실제로 주자를 보호하려는 의도였는지는 판정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타격 시도나 히트앤드런 실패 등도 함께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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