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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아베 전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더게이트]
"경찰관이 신분증을 가지러 가는 걸 보는 순간, 감독을 그만둬야겠다고 각오했다."
자녀 폭행 논란 끝에 불명예 퇴진한 아베 신노스케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사퇴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입을 열었다. 아베 전 감독은 일본 스포츠 매체 풀카운트가 7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일본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든 사건의 경위와 사퇴 과정을 직접 털어놓았다. 아베 전 감독이 사퇴 발표 이후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의 사건 당일은 요미우리 경기가 없는 휴일이었다. 아베 전 감독은 일찍 저녁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 계획이었다. 그런데 식사 도중 장녀와 차녀가 말다툼을 벌였고, 아베 전 감독이 중재에 나섰다. 여기서 장녀가 자신에게 강한 말투로 대들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는 것이 아베 전 감독의 주장이다. 아베 전 감독은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 순간 차녀와 아내가 말리러 들어오면서 뒤엉켰고, 결과적으로 밀쳐 넘어뜨린 모양새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는 구단이 확인했다고 밝힌 공식 경위와는 다소 다른 설명이다. 구단 조사에서는 아베 전 감독이 장녀의 가슴팍을 잡아 밀쳐 넘어뜨린 것으로 파악됐고, 아베 전 감독 본인도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말대꾸를 하기에 홧김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아베 전 감독은 몸싸움 직후 아내에게 질책을 듣고서야 정신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장녀는 곧장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부부가 식탁을 치우며 대화를 나누던 오후 7시 40분쯤 갑자기 현관 초인종이 울렸다.
체포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사퇴였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아동상담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아베의 집에 찾아왔다. 처음엔 장녀와 아내가 조사를 받았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아베 전 감독도 불려가 "부녀간 다툼으로 몸싸움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진술을 마친 뒤 경찰관으로부터 겉옷과 귀중품을 챙기라는 안내를 받았고,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를 통보받았다.
아베 전 감독은 "경찰관이 신분증을 가지러 가는 순간 감독을 그만둬야 한다고 각오했다"고 털어놨다. 수갑을 차기 전 구단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자 "경찰에 갑니다. 감독을 그만둬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곧이어 걸려온 구단 간부의 전화에는 "메시지 내용 그대로입니다"라고만 답한 뒤 수갑을 찬 채 순찰차에 올랐다.
일본 도쿄 시부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그날 밤늦게 풀려난 아베 전 감독은 다음 날 아침 곧바로 야마구치 도루 구단주를 찾아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야마구치 구단주는 "폭력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것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질책했고, 아베 전 감독은 요미우리 감독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생각에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야구계와 팬들에게 사죄했다.
다만 체포 전후 만취 상태였다거나 다른 가족에게도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아베 전 감독은 "잘못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취재를 했길래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문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과열된 보도로 장녀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는 걱정도 덧붙였다.
석방 이후 아베 전 감독은 매일 아침 러닝을 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 집에 머물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 자녀들의 등하교와 외출 시 이동을 직접 챙기는 등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늘렸다. 음주 문제를 두고 장녀와 대화를 나눴다. 장녀가 "굳이 끊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말렸지만, 아베 감독은 금주를 실행하고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스스로 되짚어보며 분노 조절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전문가 상담도 받는 중이다.
요미우리 경기를 지금도 매일 시청하고 있다는 아베 전 감독은 우라타 슌스케와 이노우에 온타 등 선수들을 거론하며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이 크다"고 했다. 사퇴한 처지라 먼저 연락하지는 못하지만, 교류전 종료 후 열린 코칭스태프 회식에도 초대받았다고. 폭행 사건 처분이 나오기 전이라 참석을 망설였으나, 모임 사흘 전에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확정되면서 6월 18일 모임에 나갔다. 이 자리에는 아베 감독의 절친인 이승엽 타격코치를 포함해 십수 명이 함께했다.
사퇴 2주 후 감독 복귀를 요구하는 13만 명의 서명이 구단에 전달된 데 대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인 아베 전 감독은 향후 야구계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처음 감독직을 맡을 때 20년 넘게 몸담은 구단에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으로 수락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언젠가 나머지 은혜를 다 갚아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을 뿐, 구체적인 복귀 계획이나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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