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 단장도 타이완행, 10개 구단 스카우트 총출동…드래프트 앞두고 청소년대표팀에 시선 집중!
한국-타이완전이 열린 7일 톈무 야구장(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한국-타이완전이 열린 7일 톈무 야구장(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더게이트]

정규시즌 막판 선두 싸움이 한창인 삼성 라이온즈 이종열 단장이 바쁜 일정을 쪼개 타이완(대만)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 허승필 단장 역시 타이완 현지를 찾았다. 10개 구단이 전부 스카우트를 타이완에 파견했다. 신인드래프트를 코앞에 두고 18세 이하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야구 대표팀은 7일 타이완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개최국 타이완을 2대 0으로 꺾었다. 대표팀은 선발투수 하현승(부산고)의 역투와 엄준상(덕수고)의 깔끔한 마무리에 힘입어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 일본, 타이완의 3파전으로 꼽히는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타이완전을 잡아내며 슈퍼라운드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타이완 현지 관중과 한국 대표팀 선수 가족뿐 아니라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도 대거 몰렸다. 현장을 찾은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작년에는 스카우트를 보내지 않은 구단도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 전 구단이 다 왔더라"고 전했다. 한 야구 관계자도 "10개 구단 중에 한 팀도 빠짐없이 왔다"며 "NC 다이노스처럼 스카우트팀 전원이 온 팀도 있고, 어떤 팀은 스카우트와 전력분석원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닌자' 단장도 떴다하현승(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하현승(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관계자 중에는 구단 수뇌부인 단장급 인사도 여럿 포함됐다. 단독 선두를 달리는 삼성 이종열 단장이 대표적이다. 취임 이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고 해서 팬들 사이에서 '닌자'로 불리는 이 단장은 경기장을 직접 찾아 대표팀 유망주들의 활약을 꼼꼼히 살피고 보고를 받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 허승필 단장도 경기장에 나타났다.

이날 선발로 나선 하현승은 최고 151km/h 광속구를 앞세워 5.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 12탈삼진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하현승 지명이 유력한 키움으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한 경기 내용. 여기에 2라운드 1순위(전체 11순위) 지명권까지 쥐고 있어, 현장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두루 체크하며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병행했다.

구단들이 이번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대표팀에 유독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2000년대 최악'이란 소리가 나오는 유망주 풀이 있다. 2학년 시절 높은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3학년들어 성장이 더디거나 퇴보한 데다, 상위권 유망주 다수가 메이저리그 직행을 택하면서 상위 지명 자원 자체가 크게 줄었다. 일부 1라운드급 유망주 중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로 지명 순위가 크게 밀려난 선수도 있다. 1순위 하현승, 2순위 김지우 정도를 제외하면 100% 확신을 주는 선수가 없다는 점이 구단들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

A구단 스카우트는 "예년 같으면 이맘때는 1라운드 지명 대상 10명 정도는 윤곽이 나오고 어느 팀이 누굴 지명할지도 대강 정해졌을 법한데, 올해는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B구단 스카우트 역시 "1순위 하현승, 2순위 김지우 정도만 확실하고 그 뒤는 대략적인 후보만 나온 단계"라며 "1라운드 중반 이후로는 예상과 전혀 다른 이름이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 자원의 구속 저하도 뚜렷하다. 한 스카우트는 "2년 전만 해도 150km/h 이상 던지는 투수가 20명에 달했는데 올해는 한 손에 꼽을 정도"라며 "140km/h 초중반대를 던지는 투수가 1, 2라운드 후보로 거론될 만큼 선수층이 얇다"고 귀띔했다. 150km/h 후반대 구속을 갖춘 유망주조차 실전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미완성인 경우가 많고, 부상과 수술 여파로 이제 막 몸을 만들어가는 선수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이면 서른여섯 살이 되는 베테랑 최지만의 1라운드 지명이 '확실'하다는 예상이 나오는 중이다.

타이완에서 갈릴 드래프트 최종 판도한국-타이완전이 열린 7일 톈무 야구장(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한국-타이완전이 열린 7일 톈무 야구장(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1라운드 지명자를 정하지 못한 구단들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1라운드 지명자를 고민 중인 C구단 관계자는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유심히 관찰할 계획이다. 정상급 선수와 붙었을 때 보여주는 경기력이나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물론 리더십, 훈련 태도도 지켜볼 생각"이라 했다. 실제 지난해에도 몇몇 구단이 대표팀 일정을 끝까지 확인한 뒤 지명 당일에 다른 선택을 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2016년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한국은 직전 2024년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고 이듬해 야구 월드컵에서는 4위에 머물렀다. 첫 경기에서 난적 타이완을 제압한 대표팀은 8, 9일 예선을 치른 뒤 슈퍼라운드를 거쳐 13일 결승전을 치른다. 각 구단은 대회 일정이 끝나는 13일 이후 대표팀 현장 보고서를 토대로 최종 지명자를 추리는 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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