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열흘 남았는데...경기장까지 덮친 기록적 물폭탄, 나고야시 "대회 영향 없다"
나고야 현지의 폭우 상황(사진=일본 현지 SNS 갈무리)나고야 현지의 폭우 상황(사진=일본 현지 SNS 갈무리)

[더게이트]

물기둥이 사방에서 솟아오르고 지하철역 계단으로 흙탕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둔 가운데, 하필 개최 도시 한복판에 기록적인 물폭탄이 떨어졌다. 도로와 지하철이 일시에 멈춰 섰고 대회 준비 현장도 거센 비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저녁 아이치현과 기후현 일대에 길쭉한 띠 모양 비구름인 선상강수대가 걸치며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비구름대가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문 탓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나고야에서는 오후 5시까지 1시간 만에 104.5㎜의 비가 쏟아져 역대 시간당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하천 범람 위험도 극에 달해 시내에선 주민 안전 위협 최상위 단계인 '레벨5 범람 특별 경보'가 발령됐다. 일부 강에선 거센 물길이 둑을 넘어 시가지로 흘러들면서 주차된 차들이 물속에 잠겼다.

폭우는 개막을 코앞에 둔 아시안게임 시설까지 덮쳤다. 나고야시는 8일 이번 폭우로 대회에 사용할 복수의 경기장 시설에 빗물이 새어 든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부 경기장 지하 주차장에는 배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물이 가득 차오르는 피해도 났다.

시설 피해에 이어 인명 안전도 위협받았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나고야시 미나토구 숙소 등에 머물던 선수와 운영 인력 400여 명이 한때 긴급 대피했다. 같은 구역에 자리 잡은 메인미디어센터 1층 일부 공간도 물이 차올라 프레스룸에 머물던 각국 취재진이 윗층으로 급히 피신했다.

시내 교통망도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나고야 시내 주요 간선도로가 침수됐고, 저녁부터 시영 지하철과 버스 전 노선이 일제히 운행을 중단했다. 대중교통이 끊기며 발이 묶인 시민들이 밤늦게까지 거리에 넘쳐났다. 나고야 시내 모든 공립학교와 유치원은 이날 일제히 임시 휴교·휴원에 들어갔으며, 이번 폭우로 아이치현에서 4명, 미에현에서 1명 등 모두 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비구름은 아이치현 외 다른 지역도 집어삼켰다. 야마나시현 난부조에는 전날 오후 8시까지 1시간 동안 51㎜의 장대비가 내렸고, 도쿄도 하치오지시가 시간당 40㎜, 이바라키현 고가시가 38.5㎜의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다.

나고야시 "개최 지장 없다" 진화…추가 폭우 우려 여전

폭우가 강타한 다음 날인 9일, 나고야시는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나고야시는 이날 시내 주요 침수 피해가 대부분 해소됐다며 대회 정상 개최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긴급 피신했던 선수단과 스태프의 대피 상황도 모두 정리돼 현장 복귀를 마쳤다.

그럼에도 현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시코쿠와 도카이 등지에 여전히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고 있고, 선상강수대가 다시 형성돼 폭우가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내다봤다. 10일 오전 6시까지 예상되는 24시간 누적 강수량은 도카이·긴키 지방 최대 200㎜, 시코쿠 150㎜, 간토·고신·호쿠리쿠 120㎜, 도호쿠 80㎜에 달한다.

일본 기상청은 "열대저기압이 전선과 합쳐진 채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일본부터 도호쿠에 걸쳐 폭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도카이와 긴키, 시코쿠, 간토·고신 지역을 중심으로 9일까지 경보 수준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오는 19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16일간 이어진다. 대회 조직위는 지진과 태풍 등 재해 상황에 대비한 단계별 비상 매뉴얼을 수립해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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