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등판인데 2연속 0대 1 패배라니..." 특타에 얼리워크까지, 타격 침체 벗어나려는 두산의 몸부림 [잠실 현장]
김원형 감독(사진=두산)김원형 감독(사진=두산)

[더게이트=잠실]

"에이스가 2경기 연속 7이닝 1실점으로 던졌는데, 두 번 다 0대 1로 졌다."

두산 베어스는 9월 들어 극심하다 못해 기이할 정도로 집단 타격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1일 LG전 1대 3 패배를 시작으로 5일 SSG전까지 내리 5연패를 당하는 동안 도합 4득점에 그쳤다. 6일 경기에서 16대 9 대승을 거두며 침체를 벗어나나 했지만, 이번 주 들어 다시 8일 한화전 1대 6 패배, 9일 SSG전 0대 1 패배로 다시 침체다.

9월 들어 당한 7패 경기에서 팀 득점 합계는 5점에 그쳤다. 특히 한 점도 못 내고 진 경기가 세 차례, 투수가 한 점만 줬는데 진 경기도 2경기나 된다. 6위 팀과 9경기까지 벌리면서 확정 단계처럼 보였던 가을야구도 어느새 NC 다이노스의 맹추격에 3.5경기까지 줄어들어, 잘못하다간 다 잡았던 가을야구 티켓을 날릴 위기에 몰렸다.

특히 에이스 곽빈의 시련이 기막히다. 곽빈은 3일 LG전에서 7이닝 동안 1점만 내주고 역투했지만 타선이 한 점도 내지 못해 0대 1로 패했다. 9일 SSG전에서도 똑같이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타선이 또 한 점도 내지 못해 0대 1로 졌다. 두 경기에서 타선이 두 점씩만 내줬어도 13승 5패가 될 수도 있었던 성적은 2연패로 11승 7패가 됐다.

1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감독은 무거운 표정으로 "곽빈이 2경기 연속 7이닝 1실점했는데 두 번 다 0대 1로 졌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타격이 침체라고 하지만, 그래도 에이스가 나갔을 때 두 경기를 1대 0으로 진 건 조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물론 상대가 잘했기 때문에 우리가 질 수는 있다. 사실 곽빈이 나가는 날엔 타자들도 부담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게 경기를 하면 안 된다. 1차적으로는 감독인 내 잘못이 크지만 선수들도 뭔가를 하려는 집중력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곽빈을 김한중과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두산은 전날 패배 후 그라운드에서 특타를 진행했다. 특타가 만능 치료약은 아니지만, 좀처럼 뚫리지 않는 타선의 혈을 뚫기 위해 뭐라도 해봐야 한다는 절실함의 표현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특타를 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내가 주문했다. 젊은 주전 선수들은 나가서 훈련을 시키라고 했다"면서 "뭐라도 해봐야 한다. 잠깐이라도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서 얼리 배팅도 소화했다. 김 감독은 "얼리 때는 작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아마추어 때는 각 팀의 중심 타자였던 만큼 작전을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안 해봐서 잘 모를 것 같다.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봐서 연습 방향을 바꿔봤다"면서 "딱히 메시지를 주는 게 아니라 연습 과정에서 본인들이 느끼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올 시즌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나눠줬던 김 감독은 늦었지만 주전 선수들의 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시즌 후반 선수 기용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타이트한 점수차가 거듭되면 타자는 물론 투수들까지 심리적 부담이 커지게 마련. 김 감독은 "그런 면도 있을 거다. 한 점차에선 지는 경기나 이기는 경기나 뒤에 나가는 투수도 굉장히 부담스럽다. 사실은 이기는 경기가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점수가 잘 안 나다 보니 투수들 입장에서도 최소 실점으로 막으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가는 면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은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박준순을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오명진이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찬호(유격수)-오명진(2루수)-김민석(좌익수)-양의지(포수)-유니오 세베리노(지명타자)-안재석(3루수)-양석환(1루수)-류승민(우익수)-정수빈(중견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김 감독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너무 떨어져서 오늘은 오명진을 넣었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는 어깨 견갑하근 손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던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나선다. 김 감독은 "투구수는 50구 정도를 생각한다. 우선 3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지만 던지기에 따라서 4이닝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 등판에서는 85구 내지 90구로 투구수를 늘리는 게 목표. 구체적인 투구수는 이날 투구 후 몸 상태를 체크해서 결정한다.

두산은 다음주 14일부터 에이스 곽빈과 2선발 최민석이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약 2주간 원투펀치 없이 8경기를 치러야 하는 두산으로서는,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이 이날 건재한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주부터 마운드 운영이 수월해진다. 김 감독은 "내 표정이 밝아야 선수들 분위기도 밝아질 텐데, 경기에 들어가면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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