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만 600승' 강철매직 재계약은 확실, 관건은 타이밍? 김경문·김태형 감독은 어떻게 될까
600승을 달성한 이강철 감독(사진=KT)600승을 달성한 이강철 감독(사진=KT)

[더게이트]

재계약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대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을 것도 확실시된다. 다만 그 선물이 어느 타이밍에 어떤 모양새로 주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개인 통산 600승을 채운 KT 위즈 이강철 감독 얘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6대 3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T는 2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감독 통산 600승도 이날 함께 달성했다. 현역 사령탑 중에서는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김태형 롯데 감독,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에 이어 네 번째 600승이다. 전 해태 김응용 감독, 전 현대 김재박 감독, 전 두산 김태형 감독에 이어 '한 팀에서 600승'을 달성한 역대 네 번째 감독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이 감독은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뒤 올해까지 8년 연속 위닝시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창단 이후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던 KT를 2019년 5할 승률(71승 2무 71패)과 리그 6위로 끌어올렸고, 2020년에는 창단 최고 승률(0.566)과 함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뤘다. 2021년에는 내친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까지 완성했다. 이후에도 2022년 정규시즌 3위, 202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24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업셋을 이루는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엔 71승 5무 68패 승률 0.511로 7년 연속 위닝시즌을 달성하고서도 NC 다이노스의 막판 9연승 질주에 밀려 6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도 끝났다. 이에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레임덕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이 감독은 보란 듯이 팀을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불가"…재계약은 시간문제600승을 달성한 이강철 감독(사진=KT)600승을 달성한 이강철 감독(사진=KT)

계약 마지막 해에 5강을 넘어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 감독의 재계약 체결은 구단 안팎에서 거의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야구인은 "현재 KBO리그 지도자 풀에서 이강철 감독만한 감독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대체불가"라면서 "당연히 KT가 재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감독은 '스타 출신은 명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부순 주인공이다. 현역 시절 최고의 잠수함 선발로 명성을 떨쳤던 경험을 투수 육성과 운용 능력으로 고스란히 살려냈다. 경기 안에서의 매니징은 물론 시즌 전체를 조율하는 장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스타 출신 베테랑 감독이지만 데이터와 최신 이론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코치진이나 구단과의 대화에도 열려 있다. 오류가 생기면 고집부리지 않고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하는 면모도 또래 감독들과 다른 점으로 꼽힌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감독 업무를 수월하게 하려면 미디어와의 관계도 중요한데, 이 감독은 이 부분을 가장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 구단은 시즌 중반부터 내부적으로 이 감독과의 재계약을 논의해 왔고, 이 감독과도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 역시 이제는 수원에 뼈를 묻고 싶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 감독이 때가 되면 고향팀으로 돌아가지 않겠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이야기가 쏙 들어간 상황이다. KT 스포츠가 대표이사 공석으로 임시 대표이사 체제인 점도 큰 변수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이 기정사실인 만큼 계약기간과 조건, 발표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계약기간은 통상 관례대로 3년이 유력하다. 이번에 세 번째 재계약에 성공하면 이 감독은 총 11년간 한 팀에서만 지휘봉을 잡게 될 전망이다. 계약조건은 지난 계약 당시 3년 총액 24억원에 계약했던 만큼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염경엽 감독이 LG와 체결한 3년 30억원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타이밍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규시즌 막바지에 발표해 리더십에 힘을 실어줄지, 시즌 종료 후 발표할지, 아니면 가을야구가 끝난 뒤 발표할지. 발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두고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김태형엔 짙어지는 먹구름지난달 31일 NC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지난달 31일 NC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반면 다른 베테랑 사령탑인 김경문 한화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의 상황은 썩 밝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한화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며 성과를 냈지만, 올 시즌 마운드 붕괴 속에 팀이 다시 7위로 내려앉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막판 연승 행진을 달리며 가을야구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2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5위 두산과 게임차가 8경기에 달해 산술적으로 쉽지 않다. 통계사이트 하드힛 기준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0.2%로 사실상 소멸 직전이다. 최근 3년간 해마다 거액을 쏟아부어 외부 선수를 영입했고, 지난겨울에도 강백호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만큼 만족하긴 어려운 현주소다.

롯데 김태형 감독 역시 부임 3년간 내리 하위권에 머물며 두산 시절 명장 이름값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11일 현재 9위까지 추락하며 재임 기간 중 가장 나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재임 기간 이렇다 할 외부 영입이 없었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이완(대만) 도박 사태'가 터지는 등 악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3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의 변명이 되기는 어렵다.

야구계에서는 지금 당장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면 김경문·김태형 감독 둘 다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경문 감독은 구단보다 더 윗선에서 결정이 이뤄진 만큼 모기업의 판단이 중요할 전망. 롯데의 경우 구단 내부에선 재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본 거물 야구인들을 영입해 팀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 온 만큼, 구단이 준비해둔 방향대로 갈 것이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모기업 정기인사와 구단 수뇌부 인사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화와 롯데는 매년 11월경 그룹 정기인사를 단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지가 중요하다. 한화 대표이사는 2024년 5월 취임해 올해가 3년째고, 롯데 대표이사는 2022년 말 취임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1년 만에 바뀌기도 했던 롯데 야구단 대표이사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장기 집권해 온 셈이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선임이 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뤄진 만큼, 대표이사의 거취와 감독 계약 문제가 연동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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