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로그 공은 정말 못 치겠다고..." 운명의 잠실 두산전, NC 라인업에 박민우가 빠진 이유는? [잠실 현장]
박민우와 김한별(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박민우와 김한별(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잭로그 공은 정말로 못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하루 쉬고 가기로 했습니다."

9경기차를 3경기차까지 줄인 NC 다이노스가 잠실에서 5위 두산 베어스와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구창모와 잭로그의 좌완 선발 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주전 2루수이자 중심타자인 박민우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김한별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NC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상대 2026 KBO리그 정규시즌 12차전에서 김주원(유)-권희동(좌)-블레인 크림(1)-김휘집(3)-박건우(우)-이우성(지)-김형준(포)-천재환(중)-김한별(2)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날 두산 선발 잭로그와 상성을 고려한 우타자 위주 배치가 눈에 띈다. 경기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호준 감독은 박민우의 결장에 대해 "본인이 먼저 이야기해왔다. 잭로그 공은 정말 못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민우는 올시즌 잭로그 상대로 2타수 1안타, 지난해 6타수 1안타로 도합 8타수 2안타 타율 0.250을 기록 중이다. 숫자만 봐선 크게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선수 본인 체감으로는 공략하기 굉장하기 까다롭다고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암슬롯에서 공을 던지는 잭로그는 올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83, 좌타자 상대 0.246으로 좌타자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좌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몸 뒤에서 날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마련이고, 타이밍 맞추기가 까다로운 투수로 통한다.

과거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천적 브룩스 레일리가 등판하는 날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가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하곤 했다. 굳이 무리해서 출전하는 게 팀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성적 하락은 물론 밸런스가 무너져서 다음 경기까지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감독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경험으로 봐도 정말 치기 어려운 상대가 있다. 그런 선수와 굳이 상대하면 좋았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면서 "차라리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투수가 바뀌면 뒤에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수가 그렇게 얘기하는데 억지로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NC는 애초 전날 경기에서 박민우를 지명타자로 기용해 휴식을 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민우가 "오늘까지는 정상적으로 뛰고 내일 하루 쉬었으면 한다. 잭로그 공은 정말 못 치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이 감독이 받아들여서 라인업에서 뺐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박민우가 지난주에 좀 달리긴 했다. 많이 지친 상태라, 겸사겸사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며 "경기 후반 찬스에 걸리면 카드 하나가 생기니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민우는 이날 경기전 김한별의 티배팅 훈련 때 직접 공을 올려주며 오랜만에 출전 기회를 잡은 후배를 지원했다.

8월 26일까지 9경기차로 5위 두산에 크게 뒤처졌던 NC는 이후 연승을 거듭하며 12일 경기를 앞두고 3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두산보다 잔여경기가 6경기나 더 남아있고, 이날 포함 두산과 맞대결도 5경기가 남아 있어 충분히 뒤집을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두산전에만 과하게 포커스를 맞추는 데는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남은 경기가 다 중요하다. 두산전에서 무리해서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잔여경기도 6경기가 많기 때문에,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번에 1승 1패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이번 2경기를 다 잡겠다고 무리했다가 잘못해서 다음 경기까지 악영향이 가면 오히려 손해"라면서 "만약 시즌 종료 앞두고 1, 2경기 남은 상황이라면 몰라도 아직은 순리대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전이라고 더 무리할 생각은 없다. 그러다 지면 정말 팀이 힘들어진다. 지난해에도 '총력전하자'고 해서 정작 이긴 적이 없다"고 강조한 이 감독은 "남은 20여 경기 중에 한 경기라고 생각하자. 절대 이상한 생각하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하면서 왔다. 선수, 코치들에게도 '두산이라고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하지 말자'고 주문했다. 지금 우리 분위기가 좋으니까, 계속해서 끝까지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힘줘 말했다.

마이크 클레빈저(사진=NC)마이크 클레빈저(사진=NC)

물론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욕은 하늘을 찌른다. 투수들 중에는 이미 연투한 뒤에 '오늘 3연투 가능하다' '내보내 달라'고 자원하는 투수들도 적지 않다고. 이 감독은 "요즘엔 3연투고 뭐고 상관없이 투수들이 다들 '나가겠습니다'라고 하는 분위기"라면서 선수들의 충만한 의욕을 전했다.

다만 다른 팀보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중간 휴식일 없이 연이어 경기를 치르는 만큼 적절한 체력 안배와 관리는 필요하다. 다음주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의 등판일도 선수 본인과 상의해 예정보다 하루 뒤로 미뤘다. 이 감독은 "지금 몸 상태가 힘들어서 예정보다 하루를 미뤄달라고 본인이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라일리는 16일 경기 대신 17일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원래 라일리 등판일에는 새로 합류한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가 등판할 예정이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커티스 테일러를 대신해 12일 영입한 클레빈저는 13일 저녁 한국에 입국해서 14일 취업비자 발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15일 선수단에 합류, 16일 선발 등판한다.

이 감독은 "클레빈저에게 수요일 경기 등판이 가능한지 의사를 타진하니 괜찮다고 하더라. 합류하면 (14일에) 가볍게 피칭하고, 하루 쉰 뒤 수요일에 등판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면서 "본인 생각으로는 80구 전후로 던질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오기 전에도 한번 던지고 와서 (많은 투구수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클레빈저가 합류하면 다음주 NC는 송명기-클레빈저-라일리-이재학-구창모-토다 나츠키 순으로 6경기 선발진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유명한 선수인지 우리 투수코치나 다른 스태프들은 이름을 듣더니 다들 '우와!'하더라. 나만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예전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 경기를 보다가 봤던 기억이 있다. 코치들에게 '그렇게 유명한 선수야?'라고 물어보긴 했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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