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99.9%가 셸튼 응원했는데...' 즈베레프 US 오픈 정상, 미국 23년 우승 염원 잠재웠다
알렉산더 즈베레프(사진=US 오픈 SNS)알렉산더 즈베레프(사진=US 오픈 SNS)

[더게이트]

세계 랭킹 1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가 23년간 이어진 미국 남자 테니스의 메이저 대회 우승 염원을 잠재웠다.

즈베레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벤 셸튼(8번 시드)을 세트 스코어 3대 1(6-3, 7-6<7-2>, 5-7, 6-2)로 꺾었다.

이로써 즈베레프는 올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즈베레프는 프로 선수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오픈 시대에 생애 첫 메이저 1·2호 우승을 같은 해에 달성한 역대 네 번째 남자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은 전날 여자 단식 챔피언 엘레나 리바키나와 같은 550만 달러(약 80억 원)로, 메이저 대회 역사상 단일 대회 최고액이다.

경기 시간 23시간 11분…역대 최장 기록 2위알렉산더 즈베레프(사진=US 오픈 SNS)알렉산더 즈베레프(사진=US 오픈 SNS)

승부의 균형은 1세트 첫 번째 게임부터 무너졌다. 즈베레프는 코트 깊숙이 물러나 리턴하는 전략으로 셸튼의 강력한 킥 서브를 무력화했다. 셸튼은 더블폴트를 범하며 첫 서브 게임을 그대로 내줬다. 끈질기게 서브를 받아치며 실수를 유도하는 즈베레프의 게임에 셸튼은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0-5까지 끌려가며 세트를 잃었다.

서브 성공률 자체는 두 선수가 비슷했지만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득점으로 연결한 비율에서 즈베레프가 셸튼을 압도했다. 즈베레프는 이날 최고 147마일(약 236.5km/h)에 달하는 강서브를 꽂아 넣으며 셸튼의 추격을 뿌리쳤다.

벼랑 끝에 몰린 셸튼은 3세트 막판 거세게 반격했다. 5-5로 맞선 12번째 게임에서 마침내 즈베레프의 서브권을 가로채는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전 맞대결부터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무려 66차례나 깨지 못했던 사슬을 끊어내며 3세트를 7-5로 잡았다. 미국 홈 관중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즈베레프는 4세트 첫 게임부터 곧바로 셸튼의 서브 게임을 가져왔다. 듀스 접전에서 24차례나 공을 주고받는 긴 랠리 끝에 셸튼의 백핸드가 코트 밖으로 벗어나면서 흐름이 끊어졌다. 셸튼은 1세트와 4세트 모두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자멸했다. 2003년 앤디 로딕 이후 23년을 기다려온 미국의 메이저 단식 우승 꿈도 거기서 끝났다.

즈베레프는 이번 대회 결승까지 총 23시간 11분을 코트에서 뛰었다. 1991년 공식 집계 이후 2022년 카를로스 알카라스(23시간 40분)에 이어 메이저 우승자 가운데 역대 두 번째 최장 경기 시간이다. 왼손잡이 상대 통산 승률을 83.2%(89승 18패)로 끌어올렸으며, 최근 왼손잡이와 치른 45경기에서 44승을 올리는 강세도 이어갔다.

경기를 마친 즈베레프는 "오늘 관중의 99.9%가 셸튼을 응원했다는 것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도 든다"면서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관중들이 성숙한 매너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상대인 셸튼을 향해선 "내 모든 돈을 걸어도 된다면 셸튼이 언젠가 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쪽에 걸겠다"고 칭찬했다. 4세 때 소아 당뇨 판정을 받았던 과거를 돌아본 즈베레프는 "병원을 나오면서 '내 아들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해준 어머니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고 감사를 전했다.

생애 첫 결승을 마친 셸튼은 "즈베레프는 올해 세계 최고의 선수"라며 "아직 시작일 뿐이며 반드시 이곳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셸튼은 이번 준우승으로 14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종전 9위에서 개인 최고인 4위로 올라서게 됐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