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LG한테 이길 때가 됐다" KT 안방마님이 끝냈다...LG전 4전전승, 천적 관계 '완벽 청산' [인터뷰]
장성우(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장성우(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수원]

"요즘은 팀 분위기가 좋으니까 지고 있어도 '나가면 모른다, 이길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

단독 선두 KT 위즈의 기세가 무섭다. KT가 '천적' LG 트윈스를 이틀 연속 연장 끝내기로 제압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의 영웅이 강민성이었다면, 이번엔 '안방마님' 장성우가 경기를 직접 매듭지었다.

장성우는 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10회말 1사 만루 상황, 2타점 역전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5대 4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연장 역전승을 거둔 KT는 올 시즌 LG전 4전 전승으로 절대 우세를 유지했다.

3대 4로 뒤진 연장 10회말 1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장성우 앞에는 LG의 강속구 투수 김영우가 버티고 있었다. 시속 150㎞대 속구가 주무기인 투수를 상대로 장성우는 "속구는 놓치지 말고 치자"고 마음먹고 타석에 나섰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높은 곳으로 시속 150km 빠른 볼이 들어왔다. 장성우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타이밍은 조금 늦었지만 힘이 실린 타구가 좌측 외야를 향했다. 처음엔 LG 좌익수 최원영이 쫓아가서 잡는가 싶었지만, 예상보다 멀리 뻗어간 타구가 담장을 맞고 떨어지면서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그대로 경기 종료.

이 한 방으로 장성우는 전날의 아쉬움을 하루 만에 털어냈다. 전날 경기에선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으나, 후배 강민성의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장성우는 이날 자신에게 다시 찾아온 찬스를 두 번은 놓치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KT는 19승 8패, 승률 0.705를 기록하며 7할 고지를 넘어섰다. 2위 LG와의 간격도 2.5경기로 벌렸다. 지난해까지 11년간 LG 상대 통산 승률이 0.397에 불과했던 KT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LG전 4연승을 거두며 완벽하게 천적 관계를 청산한 모습이다. 다음은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장성우의 일문일답.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장성우(사진=KT)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장성우(사진=KT)


끝내기 안타 소감을 듣고 싶다.

-어제 9회에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못 끝내서 많이 아쉬웠다. 근데 강민성이라는 선수가 워낙 열심히 준비하고 성실한 후배인 걸 아니까, '내가 9회에 쳤으면 민성이의 끝내기는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서 덜 아쉬웠고, 기분도 좋았다. 오늘은 힘든 경기였는데 지면 팀에 데미지가 크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

끝내기 2루타 당시 상황은.

-김영우 선수가 속구가 워낙 좋기 때문에 속구는 놓치지 말고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 공이 몸쪽으로 잘 들어와서 스윙이 조금 늦었다. 처음에는 좌익수 뒤로 빠지는 줄 알았는데, 뛰어가는 게 잡을 것 같더라. 희생플라이다 싶었는데 펜스를 맞고 빠졌다. 기분 좋았다.

오랜만에 포수로 출전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명타자나 대타가 되게 힘든 포지션이다. 경기를 계속 뛰는 게 아니라 한 타석 치고 나서 다음 타석이 올 때까지 준비하고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하니까 좀 힘든 것 같다. 내가 포수로 나가면 다른 선수들도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할 수 있어서 체력 관리에 좋다.

LG를 올 시즌 네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이게 돌고 돌아서 그렇게 되더라. 몇 년 동안 LG한테 많이 졌는데, 시즌을 오래 하다 보면 어떤 해엔 많이 이기고, 1~2년 지나면 또 많이 지고 그런 게 있다. 우리가 몇 년 동안 많이 졌으니 이제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웃음)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이틀 연속 부진했는데.

-마무리 투수도 유독 상성이 안 맞는 팀이 있더라. 영현이도 강한 볼을 던지는 친구인데, LG 선수들이 삼진이 별로 없고 컨택을 잘하는 편이라 조금 힘들지 않나 싶다. 그래도 영현이는 충분히 잘해주고 있고,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다. 영현이가 있어서 지금 이런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4회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됐다.

-스타트가 좋아서 당연히 살 줄 알았다.(웃음) 들어오고 나서 물어보니까 (좌익수) 송찬의가 어깨가 좋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이미 홈에서 박동원이 공을 잡고 있더라.

안현민, 허경민에 이어 오윤석까지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력 공백이 크지 않나.

-원래 시즌을 완전체로 치른 적이 거의 없었다. 현민이랑 경민이가 워낙 팀에서 중요한 선수들인데 부상이 아쉽긴 하다. 근데 해보니까 프로야구가 한두 명 없다고 팀이 안 돌아가지는 않더라.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이 나와서 결과로 보여주고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가 지금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이틀 연속 연장에서 이기면 선수단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

-당연하다. 연장 가서 지면 데미지가 더 크다. 이틀 연속 연장을 했는데 이기면 피로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분도 좋고. 지면 피로가 더 오고 팀에 타격이 있는데, 어제오늘이 좀 고비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이겨서 분위기가 계속 탈 것 같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나.

-그런 건 없다.(웃음) 어제도 질 것 같았고 오늘도 질 것 같았다. 근데 요즘은 팀 분위기가 좋으니까 더그아웃에서 1점 지고 있어도 '나가면 모른다, 이길 것 같다'는 느낌들이 있다. 팀이 안 좋을 때는 뭘 해도 질 것 같은데, 아직은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

FA 이적생 최원준, 김현수의 영향은?

-최원준이 온 게 큰 것 같다. 매년 1번, 2번 타자가 없어서 멜 로하스, 강백호가 1, 2번을 치기도 했다. 원준이가 오면서 발도 빠르고 출루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니까 확실히 다르다. 원준이 뒤에 현수 형도 팀 배팅이 워낙 좋은 선수라서, 그런 부분들이 팀 컬러를 많이 바꿨다고 생각한다.

팀이 항상 4~5월엔 힘들었는데 올해는 다르다.

-이렇게 출발이 좋았던 시즌이 없었다. 왜 이기는지 모르겠다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아니다. 선발도 좋고 불펜들도 좋고, 최원준이나 현수 형이 잘해주고 있어서 우리 팀이 지금 강한 것 같다. 전력이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