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발처럼 던지는 웰스, 계속 선발로" 이상한 폼의 호주 좌완 활약에 염갈량 계획도 바뀌었다 [수원 현장]
호투한 라클란 웰스(사진=LG)호투한 라클란 웰스(사진=LG)

[더게이트=수원]

“웰스가 1선발처럼 던져주고 있다. 이 정도면 선발에서 안 빼고 계속 가야 할 것 같다.”

처음엔 시한부 임시 선발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도저히 뺄 수가 없다. LG 트윈스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가 나오는 경기마다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염경엽 감독의 마음까지 바꿨다.

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의 4차전을 앞두고 양 팀 감독 인터뷰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웰스였다. 전날 선발로 나선 웰스는 6이닝 동안 피안타 3개,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 8개로 무실점 피칭을 했다. 22일 한화 이글스전 8이닝 무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불펜진 구원 실패로 승리투수 기회는 날아갔지만, 5경기에서 웰스는 퀄리티스타트 4차례에 31이닝 4자책점, 평균자책 1.16으로 초특급 성적을 내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은 1.89승으로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2.13승), KIA 타이거즈 애덤 올러(2.07승)에 이은 투수 3위다.

웰스는 아시아쿼터 신분으로 연봉 20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를 받는다. 반면 WAR 1, 2위인 후라도와 올러는 각각 130만 달러(약 18억 9000만원), 120만 달러(약 17억 4000만원)짜리 귀하신 몸이다. 상대팀 이강철 KT 감독도 “15억원씩 받는 투수들보다도 나은 것 같다”면서 웰스의 가성비 활약을 칭찬했다.

라클란 웰스(사진=LG)라클란 웰스(사진=LG)


“눈에 보이고 만만한데…치면 죄다 플라이”

웰스의 '스펙'만 봐선 특급 에이스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키 185cm로 투수치고 장신도 아니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km/h로 강속구 투수와는 거리가 멀다. 던지는 레퍼토리도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 등으로 평범하다. 그런데 희한할 정도로 타자들이 공략을 못 한다.

상대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은 “공이 빠른 건 아닌데, 타자들이 조금만 늦으면 파울이 되고 헛스윙이 나온다고 한다”면서 “확실히 커맨드다. 웰스가 ABS 존 상단을 잘 이용한다. 빠른 볼도 위쪽에 던지고 커브도 위쪽으로 던지면서 ABS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타자들 말로는 ‘공이 눈에 보이고 만만하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배트가 나오는 거다. 존 위쪽으로 공이 오니까 배트가 안 나갈 수가 없다. 그런데 치면 다 플라이나 헛스윙이 나오는 쪽이다. 그걸 굉장히 잘 이용한다”고 했다.

소속팀 염경엽 감독은 웰스의 호투 비결로 독특한 투구 폼과 디셉션을 지목했다. 염 감독은 “구종 가치가 다 좋고, 수직 무브먼트도 좋다. 모든 구종을 던지는 팔의 위치가 다 똑같다. 타자한테 이유 없이 안 맞지는 않는다”면서 “디셉션도 좋고 투구폼이 특이해서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짚었다.

웰스는 마치 수영 자유형을 하듯 오른팔이 먼저 크게 넘어온 뒤 왼팔이 따라오는 폼으로 공을 던진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글러브 쪽 팔과 던지는 팔이 대칭을 이룬 상태에서 글러브쪽 팔을 가슴에 붙여 지지대로 삼고, 던지는 팔이 나중에 넘어오는 것과는 달리 오른팔이 먼저 넘어오고 곧이어 왼팔이 따라온다. “웰스는 팔이 팔을 가리는 투구 폼”이라며 “타자들이 엄청 헷갈리는 폼이고, 그게 디셉션을 만들고 타이밍을 뺏는다”는 설명이다.

특이한 폼의 투수는 보통 타선을 여러 차례 상대하면 눈에 익어 공략당하기 마련. 웰스는 다르다. 첫 타순에서 피안타율 0.205에 피OPS 0.550이던 것이 두 번째 타순에서는 0.200과 0.531로 개선되고, 세 번째 타순에선 피안타율 0.042에 피OPS 0.163으로 사실상 철벽이 된다. 타자들과 여러번 상대하면 상대할수록 더 강해지는 투수다.

성적이 워낙 좋다 보니 당초 계획에도 변화가 생겼다. 염 감독은 5월 복귀 예정인 좌완 선발 손주영이 돌아오면 웰스를 불펜 롱릴리프로 전환해 김윤식과 함께 선발진과 필승조 사이의 완충재로 쓸 구상이었다. 하지만 웰스의 활약이 기대를 훌쩍 뛰어넘자 계획도 바꿨다. 염 감독은 “지금 정도면 선발에서 안 빼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웰스의 역투에도 KT에 역전패를 당한 LG는 이날 이정용을 선발로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전날 필승조 4명을 총동원하고도 뒤집힌 터라 중반 이후 불펜 운영이 이날 경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염 감독은 “불펜 기용은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하겠다”고 전략 노출을 최소화했다. 타순은 홍창기(우)-천성호(3)-오스틴 딘(1)-문보경(지)-송찬의(좌)-오지환(유)-박해민(중)-박동원(포)-구본혁(2) 순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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