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복귀 시동, 첨단 타격머신 치고 주루 훈련까지...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아직 아냐" 신중론 왜?
오타니 쇼헤이(사진=MLB.com)오타니 쇼헤이(사진=MLB.com)

[더게이트]

"아직은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서두를 생각이 없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 목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오타니 쇼헤이가 실전 복귀를 향한 첫 발을 뗐지만, 다저스 벤치는 여전히 돌다리를 두드리고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중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전날 첨단 피칭머신 '트라젝트 아크(Trajekt Arc)'를 상대로 첫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트라젝트 아크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 궤적과 릴리스 포인트, 구종별 회전 특성을 정밀하게 모사해 마치 실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상대하는 듯한 효과를 내는 기계다. 오타니는 이날 트라젝트 배팅볼을 친 뒤 트래비스 스미스 스트렝스 코치와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주루 감각도 점검했다.

'실전 감각 공백' 안고 곧바로 타석 서나

오타니는 지난 11일 다저스 입단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규정상 정규시즌 종료 전까지 뛸 수 있는 경기는 최대 5경기다. 부상자 명단에서 벗어나 경기에 뛸 수 있는 첫날은 현지 기준 23일이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 오타니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23일 당일 전격 복귀할지는 미정이다.

복귀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나 라이브 피칭 단계를 모두 건너뛰고 곧바로 메이저리그 타석에 서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2일 이후 빅리그에서 소화한 타석은 네 번에 불과하다. 실전 감각 저하를 메우는 일이 오타니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다. 팀 동료 앤디 파헤스 역시 이번 주 실전 점검 없이 빅리그에 복귀한다.

오타니 스스로도 올 시즌 잔여 일정 동안 몸 상태를 100%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다만 훈련 강도는 조금씩 올라가는 모양새다. 19일 훈련은 배팅 티에 올려둔 공을 치는 훈련으로 시작해 일반 피칭머신을 거쳐 트라젝트 아크로 이어졌다. 에런 베이츠 타격코치는 "머신 타격과 라이브 피칭, 트라젝트 훈련 사이에서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이후 경기에 내보내며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회복 속도는 선수마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오타니의 방망이는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부터 헛돌았다. 8월 기록한 OPS 0.795는 월간 성적 기준으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OPS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수치로,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오타니가 46타수 6안타로 침체에 빠지자 다저스는 나흘간 휴식을 줬다.

당시 브랜든 곰스 단장은 타격 부진이 부상 탓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복귀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뒤늦게 몸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구단은 부상자 명단 등재를 결정했다.

코칭스태프는 몸의 이상이 타격 메커니즘을 무너뜨렸다고 본다. 베이츠 코치는 "타격 훈련장에서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아니었다"며 "몸 상태가 크게 떨어져 보였다"고 짚었다. 스윙을 마친 뒤 한 손을 놓는 버릇이나 임팩트 순간 몸의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은 오타니의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징후였다.

7월 3일 이후 오타니를 투수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든 왼쪽 무릎 통증은 타격 동작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았다. 대신 통증을 피하려다 오른쪽 이두근에 무리가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츠 코치는 "아픈 부위를 피하려다 보상 동작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무릎보다는 팔 쪽 통증이 타격에 더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오타니가 빠진 뒤 타선이 폭발한 다저스(사진=LA 다저스 SNS)오타니가 빠진 뒤 타선이 폭발한 다저스(사진=LA 다저스 SNS)

사실 IL에 오르기 전부터 영 상태가 좋지 않았던 오타니다. 8월 OPS 0.795는 월간 기준으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46타수 6안타 부진에 다저스가 4경기를 쉬게 했지만, 3타수 무안타를 또 기록하고 부상 보고가 이어지자 IL 등재를 결정했다. 에런 베이츠 타격코치는 "케이지에서는 좋아 보였는데, 경기에서는 다들 본 그대로였다"며 "몸 상태가 극도로 온전치 못해 보였다"고 말했다. 무릎 통증이 팔까지 영향을 줬다고 진단한 베이츠 코치는 "결국 무릎이 정말 큰 문제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팔 쪽이 더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다저스에겐 여전히 오타니의 방망이가 필요하다. 재미난 건 오타니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7일 이후 팀 타선이 경기당 평균 5.6점을 뽑아내며 도리어 살아났다는 점이다. 타격 침체를 겪던 무키 베츠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카일 터커 등 주축 타자들이 일제히 반등해서 이룬 결과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드러난 것"이라며 "팀 타격이 살아나며 오타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라인업에 들어오면 팀은 더 강해지겠지만, 공백에도 전력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건강하게 돌아오면 다시 1번 타순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유지하고 있다. 타순 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아직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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