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AG 한일전 패배, 한국은 '참사' 난리났는데 일본은 '무관심' 그 자체...그래서 더 굴욕적이다
일본 야후 스포츠 섹션.일본 야후 스포츠 섹션.

[더게이트]

프로 최정예 멤버가 나선 한국야구가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에서는 20년 만에 겪는 '참사'라며 난리가 났지만, 정작 이변을 연출한 일본 쪽 분위기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무관심해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 더 굴욕적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실업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0대 5로 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타이완(대만)을 5대 0, 홍콩을 13대 0, 태국을 18대 1로 누르고 3연승으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첫판에서 만난 일본에 일격을 당했다. 2006년 도하 참사 이후 20년 만에 겪는 아시안게임 한일전 패배다.

치욕·조롱 뒤섞인 한국 온라인소형준(사진=중계방송 화면)소형준(사진=중계방송 화면)

경기가 끝나자 한국 쪽은 부글부글 끓다 못해 폭발 직전 분위기다. 미디어에서는 일제히 '프로가 사회인 상대로 패배' '나고야 참사' '20년 만의 굴욕' 등의 제목으로 패배의 충격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분노와 냉소로 들끓었다. 한 이용자는 선수들의 안타 세리머니를 두고 "금(金)이 아니라 논산을 뜻하는 것"이라고 비꼬았고, 다른 이용자는 "면제는 셀프"라고 적었다. "가스검침원한테 진 100억 프로", "제지회사 직원, 트럭 기사한테 덜미를 잡힌 KBO 선수"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반면 일본 현지 반응은 담담하다 못해 무관심에 가까워 보인다. 포털 야후재팬 스포츠면에서 이 경기를 다룬 기사는 26일 0시 기준 두 건에 그쳤다. 경기 직후 야후재팬 메인 화면 '토픽' 코너 목록 어디에도 이 승전보는 포함되지 못했다. 한신 타이거스 투수의 빈볼 논란, 비디오 판독 시스템 오류, 수영 동메달, 배구협회 성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최신 기사 목록에서도 사무라이 재팬의 승리 소식은 고교야구 전문 매체 한 곳의 기사 1건이 전부다. 목록의 대부분은 한신 관련 기사 수십 건, 오릭스 버팔로스 투수 히라노 요시히사의 은퇴 세리머니 기사 10여 건, 스모 소식과 F1 소식이 차지했다. 조회수 기준 스포츠 부문 3위에 오른 기사가 한 건 있긴 한데, 일본의 승전보가 아니라 충격에 빠진 한국쪽 반응을 전하는 클릭 유도용 기사에 가깝다.

이런 온도 차는 아시안게임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에서 나온다. 일본은 원래 아시안게임 야구에 관심이 크지 않다. 아시안게임을 아마추어 대회로 바라보기 때문에, 정식 종목이 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프로 선수를 파견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야구도 지상파 TV 중계 편성이 잡히지 않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송출됐다. 금메달에 걸린 병역 혜택을 위해 프로 최정예를 보내고 때로는 정규시즌까지 중단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프로 선수를 보내지도 않고, 이기거나 말거나 큰 관심을 두지도 않는 대회에 한국은 프로 선수를 가득 채워 항상 총력전을 벌인다. 그래놓고 이기지 못한 것도 굴욕적인데, 정작 이긴 쪽에서는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이 더 크게 '긁히는' 포인트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