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총 쏘는 동작을? 제정신인가...이스라엘 국대 선수, 무개념 세리머니하다 퇴장
정신나간 세리머니를 하다 퇴장당한 사예드 아부 파르히(사진=중계방송 화면)정신나간 세리머니를 하다 퇴장당한 사예드 아부 파르히(사진=중계방송 화면)

[더게이트]

골문을 가른 직후 코너 깃발을 뽑아 들고 어깨에 걸쳤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허공을 겨눈 모습이 영락없는 저격수를 연상케 했다. 가자지구 집단 학살로 전 세계의 지탄을 받는 이스라엘 축구대표팀 공격수가 부적절한 세리머니를 펼치다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이스라엘 축구대표팀 공격수 사예드 아부 파르히는 25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0분 동점골을 넣었다. 득점 직후 파르히는 코너 깃발을 뽑아 들고 총을 쏘는 듯한 도발적인 동작을 취했다. 전반에 옐로카드를 받았던 파르히에게 주심은 지체 없이 두 번째 경고를 꺼내 들며 퇴장을 명령했다.

파르히는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당구 종목 중 하나인 스누커 샷 동작을 흉내 낸 것이라는 옹호론을 폈지만, 사격 뒤 총의 반동까지 묘사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대 팀인 오스트리아 선수들도 분노를 터뜨렸다. 공격수 파트리크 비머와 필립 므베네는 경기 뒤 해당 동작을 두고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비머는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를 통해 "이런 행동은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지금 그들 나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자국 사령탑마저 파르히를 감싸지 않았다. 란 벤 시몬 이스라엘 감독은 "그만두라고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내 실수였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세리머니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 역시 "이미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코너 깃발까지 뽑아 그런 식으로 골을 자축해야 했느냐가 문제"라면서 "판단은 심판이 내린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 12조는 관중을 자극하거나 경기장 질서를 해치는 도발적·조롱적·선동적 행위에 대해 의무적으로 경고를 주도록 규정한다. 레드카드를 받은 파르히는 자동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오는 28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리는 아일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 결장한다. UEFA 산하 통제·윤리·징계기구(CEDB)의 추가 징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가자 전쟁 속 커지는 퇴출 압박이게 당구 동작이라고? 파르히의 세리머니 패러디 이미지(사진=X.com 갈무리)이게 당구 동작이라고? 파르히의 세리머니 패러디 이미지(사진=X.com 갈무리)

파르히의 돌출 행동은 안 그래도 국제 스포츠계에서 번지던 이스라엘 퇴출 압박에 기름을 부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이어가며 스포츠계 전반에서 거센 퇴출 요구를 받아왔다. 팔레스타인 측 집계에 따르면 이 군사작전으로 숨진 사람은 7만 명을 웃돈다. 지난해 유엔 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전문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에 이스라엘의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요구했다. 튀르키예와 노르웨이 축구협회장도 퇴출을 공개 촉구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를 축구계에서 몰아낸 전례를 들어 "이스라엘도 같은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UEFA는 지난해 9월 집행위원회 20명 중 과반 찬성 기류 속에서 퇴출 표결을 준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가자지구 휴전안이 지난해 10월 10일 발효되면서 표결은 무산됐다. FIFA 역시 지난 3월 이스라엘축구협회(IFA)의 반차별 규정 위반을 이유로 15만 스위스프랑(약 3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선에서 회원 자격을 유지시켰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이스라엘 대표팀을 월드컵에서 배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막겠다"고 공언했고, 이스라엘축구협회도 국제대회 참가를 이어가겠다며 '배째라' 모드로 일관하는 중이다.

이스라엘의 뻔뻔한 태도에 다른 국가들은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아일랜드축구협회(FAI)는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이스라엘의 UEFA 퇴출 안건을 가결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네이션스리그 조 추첨에서 이스라엘과 한 조에 묶이자, 대회 출전권 박탈 등 실질적인 징계를 피하고자 경기를 치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일랜드축구협회 대의원들은 지난 7월 임시 총회에서 찬성 68%(75표), 반대 32%(32표)로 이 결정을 추인했다.

현지 여론이 즉각 반발했다. 아일랜드 스포츠 스타 160여 명은 대표팀의 경기 거부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결국 아일랜드축구협회는 안방 더블린에서 치를 예정이던 맞대결을 세르비아로 옮겨 무관중으로 열기로 했다. 중계를 맡은 아일랜드 국영방송 RTE도 스튜디오 해설과 광고 편성을 대폭 축소했다.

한편 이번 논란을 일으킨 파르히는 이달 초 이스라엘 명문 마카비 텔아비브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콜로라도 래피즈로 이적했다. 마카비 텔아비브 시절 기록은 54경기 16골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만큼, 파르히의 앞으로 선수 생활에는 논란과 거센 야유가 계속 따라다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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