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축구 빌런, 최후의 수단은 돈 살포? 인판티노 FIFA 회장, 8조원대 적립금 회원국에 나눠준다
지안니 인판티노(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지안니 인판티노(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월드컵 상업화 추진 실패와 각종 구설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온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8조원이 넘는 연맹 곳간을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거액의 적립금을 회원국에 대거 살포해 흔들리는 연임 기반을 다지려는 꼼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9일(한국시간) 인판티노 회장이 6개 대륙별 축구연맹 회장 겸 FIFA 부회장 전원과 이사회 위원들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FIFA가 비축한 60억 달러(약 8조 7000억원) 규모 적립금에서 회원국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이번 서한은 주요 대륙연맹 수장들의 자금 지원 확대 요구에 대한 답변 성격을 갖는다. 알렉산더 세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빅토르 몬타글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 흥행을 근거로 적립금 일부를 배분하고, 2027~2030년 주기 동안 211개 회원국마다 최소 1000만 달러(약 145억원)를 균등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샤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도 빠른 시한 내 결정을 촉구하며 압박에 가세했다.

"책임 있는 한도 내 최대 지원" 돈으로 승부한다!

인판티노 회장은 서한에서 대륙연맹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상적인 지배구조 절차를 거쳐 투명하고 감사 가능한 방식으로 뒷받침되는 한, 책임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추가 자금 지원을 지지하겠다"고 적었다.

다만 지원 규모를 두고는 선을 그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액수를 미리 예단하지 않겠다"며 "숫자 하나로 논의를 시작할 순 있어도 그것만으로 국제 정책을 완성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이 각 대륙연맹의 제안을 취합해 단일안을 작성한 뒤, 오는 10월 15일 열리는 FIFA 이사회에 정식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돈 살포 계획은 인판티노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시점에 나왔다. FIFA는 지난 7월 29일 월드컵 상업·운영권 일부를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20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 신설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문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고 주요 대륙연맹과 유럽 클럽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사흘 만에 거둬들였다.

이 사태로 카나다 마크 카니 총리가 인판티노 불신임을 공개 언급했고, 핀란드축구협회는 아예 지지를 철회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축구 강국들도 지지 여부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8월 초 UEFA 사무총장 시절 여성 부하 직원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 보도까지 터지면서 인판티노 회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10월 15일 예정된 이사회는 FFE 매각안 철회 이후 처음 열리는 공식 회의다. 인판티노 회장은 서한에서 "철회된 상업적 제안은 축구에 더 많이 투자하려는 취지였을 뿐, 기존 재원으로 책임 있게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대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2027년 3월 모로코 총회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인판티노 회장은 현재 단독 입후보 상태다. 다른 후보의 출마 등록 마감 시한은 오는 11월 18일이다. 벼랑 끝에 몰린 세계 축구계 렉스 루터의 마지막 꼼수가 통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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