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투수가 일년에 국제대회를 두 번이나? '최다이닝 페이스' 곽빈·최민석 에이스 듀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해
곽빈과 최민석(사진=두산)곽빈과 최민석(사진=두산)

[더게이트]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는 곧 한국야구 대표팀에서도 에이스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이스 곽빈과 2선발 최민석의 눈부신 피칭이 그 우승을 이끌었다.

곽빈은 결승만큼 중요했던 첫 경기 타이완(대만)전에서 6이닝을 노히트 10탈삼진으로 틀어막아 5대 0승리를 이끌었다. 27일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6.1이닝 9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4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대회 10이닝 연속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6회까지는 무실점. 7회에 마운드에 올라 1점을 내주긴 했지만, 프로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113구)에 육박하는 111구를 던지며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곽빈과 함께 태극마크를 단 두산의 '투 펀치' 최민석도 제 몫을 해냈다. 예선 홍콩전에서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슈퍼라운드 2회전 중국전에서는 7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둘 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상대이긴 했지만, 앞장서서 이닝을 끌어준 최민석 덕분에 대표팀은 불필요한 투수 소모를 줄이고 이후 경기에서 필승조를 총동원할 수 있었다.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곽빈과 최민석은 29일부터 팀에 합류해 시즌 막판 일정을 함께한다. 2주간 자리를 비웠지만 개인 타이틀 1위 자리는 그대로다. 곽빈은 여전히 평균자책과 탈삼진 부문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민석도 2주전 그대로 다승 선두다. 경쟁자인 LG 임찬규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14승으로 여전히 공동 선두를 지키고 있다.

두 선수의 남은 시즌 등판은 각각 1경기가 될 전망이다. 최민석은 26일 등판한 터라 이번 잠실 NC 3연전에는 등판할 수 없다. 10월 3일부터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3연전 첫 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곽빈도 27일 등판해 많은 공을 던진 만큼 휴식이 필수다. 6일을 쉰 뒤 4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해 정규시즌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두산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면 9일과 10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이 둘이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시즌 가을야구 진출 확정과 개인 타이틀 경쟁도 중요하지만, 두산으로서는 두 젊은 국내 에이스의 컨디션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곽빈은 올해 27세로 한창 전성기에 접어든 리그 최고의 에이스다. 최민석은 이제 스무 살인데 벌써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고 병역까지 해결해 탄탄대로가 열렸다.

국내 10개 구단 가운데 20대 국내 에이스 두 명을 보유한 팀은 두산뿐이다. 대부분 팀은 외국인 투수가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국내 투수는 3선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만약 두산이 곽빈·최민석에 애덤 올러나 페드로 아빌라급 강력한 외국인 투수까지 갖췄다면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었을 수지도 모른다. 올해는 5위가 최대치지만, 내년 시즌에는 대권 도전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이유다. 그러려면 곽빈·최민석 에이스 듀오가 내년 시즌에도 올해처럼 정상급 컨디션과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

곽빈, 올해만 국제대회 두 번 출전...총 171이닝최민석과 곽빈의 귀국(사진=두산)최민석과 곽빈의 귀국(사진=두산)

이 점에서 올 시즌 두 투수가 소화한 워크로드는 두산이 각별히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곽빈은 올해에만 국제대회에 무려 두 차례나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고 던졌다. 시즌 개막 전에는 WBC에 출전해 2경기에 등판, 3.2이닝을 소화했고, 이후 국내리그에서는 26경기에 등판해 155이닝을 던졌다. 155이닝은 곽빈이 데뷔한 이후 2024년(167.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던진 이닝이다. 여기에 지난주 아시안게임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12.1이닝을 던졌다. 현재까지 곽빈이 던진 이닝은 171이닝으로, 2024년 정규시즌 투구이닝(167.2이닝)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물론 2024년에도 곽빈은 정규시즌에서 167.2이닝을 던진 뒤 추가 경기에 출전한 전력이 있다. 그해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경기 1이닝을 던졌고, 시즌 뒤에는 K-베이스볼시리즈 평가전 2경기에서 4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해 1경기에서 4이닝을 소화했다. 그해에만 총 176.2이닝을 던졌다.

현재 페이스라면 곽빈의 올해 투구이닝은 2024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잔여 경기에서 한 차례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던진다고 가정하면 177이닝으로 이미 2024년 기록(176.2이닝)을 넘어선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로 나온다면 최소 5이닝을 더 던져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올 시즌 최종 투구이닝은 180이닝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곽빈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3.7km/h로, 리그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광속구 에이스다. 여기에 정규시즌 등판보다 육체적·심리적 부담이 큰 국제대회에 두 차례나 출전하고 가을야구까지 등판하면, 보통의 시즌보다 훨씬 큰 부담이 몸에 누적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곽빈은 최다이닝을 던진 이듬해인 지난해 내복사근 부분손상으로 5월까지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한 적이 있다. 당시 프리미어12에 출전했던 많은 투수가 이듬해 부상과 페이스 저하로 고생했는데, 올해 국가대표 멤버들은 WBC와 아시안게임은 물론 작년 말에 열린 K-베이스볼시리즈에도 출전해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다.

스무 살 최민석도 이닝 제곱, 세제곱최민석(사진=KBO)최민석(사진=KBO)

최민석 역시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최민석은 서울고 3학년이던 2024년 13경기에서 43.2이닝만 던졌다. 당시 서울고에는 김영우(LG), 김동현(KT) 등 쟁쟁한 투수들이 있어 최민석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퓨처스에서 4경기 12이닝, 1군에서 17경기 77.2이닝을 던지며 데뷔 첫해에만 89.2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시절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이닝이었다.

올해는 이닝이 다시 두 배로 늘었다. 1군에서 25경기 138.2이닝을 던진 데 이어 퓨처스 1경기에서 3.2이닝, 아시안게임 2경기에서 9이닝을 더 소화했다. 총 27경기에서 151.1이닝을 던지며 이미 지난해보다 61.2이닝을 더 소화한 상태다. 여기에 잔여 경기 한 차례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까지 더해지면 최종 투구이닝은 160이닝 이상이 될 전망이다. 입단 2년 차 스무 살 투수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워크로드다.

물론 투수에게 적정한 등판 경기와 투구이닝은 선수마다 개인차가 있다. 무조건 적게 던지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 하지만 곽빈처럼 한 시즌에 국제대회를 두 번이나 뛴 경우는 흔치 않고, 최민석 역시 2년 차 투수치고는 상당히 많은 공을 던지고 있으니 주의해서 나쁠 건 없다. 선수 개인은 물론 구단 차원에서 남은 시즌과 오프시즌 특별한 관리와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오랜만에 프로야구에 나타난 국내 영건 원투펀치를 오래오래 볼 수 있다. 내년 두산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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