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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천재환(사진=NC)[더게이트=잠실]
1년 내내 '나는 중견수다'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끝내 마음에 쏙 드는 적임자를 찾진 못했다. 30일 두산 베어스전 패배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NC 다이노스의 주전 중견수 찾기 프로젝트가 올겨울 다시 원점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NC는 30일 경기까지 총 7명의 선수를 선발 중견수로 기용했다. 가장 많은 53경기에 출전한 최정원을 필두로 천재환(45경기), 한석현(11경기), 박시원·오태양(각 9경기), 오장한(6경기), 고준휘(3경기)가 번갈아 외야 가운데 잔디를 밟았다.
다양한 선수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며 테스트했지만, 주전 중견수로 확실하게 말뚝을 박은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박시원과 오장한은 정통 중견수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멀고, 한석현과 오태양은 타격보다 수비와 주루 쪽이 강점이다. 최정원은 내야와 외야를 오갈 때 가치가 극대화되는 선수고, 신인 고준휘는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게 많지 않다.
타격만 보면 천재환인데...중견수 수비가 '고민'
고준휘(사진=NC)타격만 놓고 보면 천재환이 가장 주전에 가까웠다. 천재환은 102경기에서 타율 0.304에 7홈런 33타점 OPS 0.808로 팀 내 상위권 공격력을 자랑했다. 다만 수비 범위와 타구가 맞는 순간 첫 발 스타트로 봐서 중견수보다는 코너 외야가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호준 감독도 "중견수 중에선 천재환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방망이 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수비에서 첫 발 스타트에 약간의 문제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중견수로 아예 기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비는 아니다. 다만 LG 박해민이나 두산 정수빈, KIA 김호령 등 리그 최상위 중견수와 비교하면 붙박이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정도다. 고교와 대학 시절 내야수가 주포지션이었고 프로에서 뒤늦게 외야수로 전향하다 보니, 전문 중견수 수준의 수비를 바라긴 어렵다.
이 감독은 천재환의 중견수 수비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시즌 뒤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팀에 여러 중견수 후보들이 있는데 현재까지 결과나 보여준 바로는 천재환 선수가 첫 번째"라고 긍정적인 면을 바라봤다.
공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무리하게 중견수 수비 부담을 주기보다는 코너 외야에서 공격 강점을 살리게 하는 편이 개인과 팀에 좋을 수 있다. 27세에 뒤늦게 1군에 데뷔해 내년이면 32세가 되는 만큼 앞으로 중견수 수비에서 극적인 향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점진적으로 코너 외야 비중을 늘리는 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
NC는 2020년과 2021년 활약한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 이후 좀처럼 공수겸장 주전 중견수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워 왔다. 2022년엔 박건우가 주전 중견수 역할을 맡았고, 2023년 제이슨 마틴과 2024년 김성욱을 거쳐 지난해엔 최원준에게 중견수를 맡겨봤지만 공수를 모두 만족시키는 카드는 찾지 못했다. 수비가 좋으면 타격이 아쉬웠고, 타격이 되는 선수는 수비가 기준에 못 미쳤다.
이호준 감독도 이 부분을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1년 내내 센터 자리로 고민을 많이 했고, 중견수 수비에서 문제가 나왔다"면서 "외야 쪽에서 수비 문제가 많이 나온 건 사실이다. 잡으면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나 만루, 주자 3루 같은 상황에서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거나 놓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희한하게 어려운 타구가 나오면서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결과적으로 중견수 자리에 중심이 잡히지 않았고, 외야수들이 자리를 이리저리 옮기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면도 있었다고 본다. 올해 센터 쪽에 1년 내내 문제를 안고 갔다"며 시즌 뒤 해결해야 할 과제를 확인했다. 결국 올겨울 중견수 오디션은 불가피하다. 일단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천재환이 우선권을 쥘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대안도 함께 준비해야 하는 NC다.
'고교생 박해민' 박보승, 중견수 경쟁 참전?
박보승(사진=NC)NC는 확실한 중견수를 찾기 위해 올겨울에도 다양한 카드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경쟁력을 보여준 천재환과 최정원은 물론 오태양, 고준휘 등이 다시 경쟁의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지난 21일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지명한 청소년대표 출신 외야수 박보승(경남고)도 장기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박보승은 대표팀에서 여러 차례 넓은 수비 범위와 허슬플레이, 강한 어깨로 좋은 수비를 펼쳐 '고교생 박해민'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수비만큼은 일단 확실한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볼 수 있다. 타격에서도 정교함과 펀치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신인인 만큼 내년 시즌 1군 전력이 될 지는 미지수다. 내년에 2년차가 되는 대형 신인 신재인의 출전 시간 확보를 1루 기용으로 해결할 지, 외야 전향으로 해결할 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외국인 선수 구성 방향에 따라서는 다시 한번 외국인 타자를 임시 대안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외국인 타자 블레인 크림은 1루수 자리에 어울리는 파워와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해 재계약 가능성이 크지 않다. 새 외국인 타자를 찾는다면 팀의 약점인 중견수 가운데서 후보를 물색할 수도 있다. 중견수와 1루수 모두 약점인 NC인 만큼, 어떤 외국인 선수가 오느냐에 따라 내외야 국내 선수들의 입지도 달라진다.
NC가 그간의 기조를 깨고 FA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것도 선택지다. 올겨울 시장에는 KIA 김호령, SSG 최지훈 등 수준급 중견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호령은 일찌감치 수비력 하나는 최고로 인정받은 선수로, 지난해부터는 타격에도 눈을 뜬 모습이다. 최지훈 역시 상위권 수비력과 주력에 중견수 기준으로 나쁘지 않은 공격력을 갖췄다.
물론 NC 모기업의 기조와 창원이라는 연고지 특성상 외부 FA 영입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중견수 영입 경쟁도 뜨거워 다른 구단을 제치고 데려오려면 오버페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경쟁을 뚫고 영입에 성공하면 가장 큰 약점 하나를 단번에 지울 수 있다. 외국인 타자 슬롯을 다른 포지션 약점을 메우는 데 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리그에서 공수를 겸비한 중견수는 귀한 자원이다. 올해 상위권 팀을 살펴보면 KT(샘 힐리어드·최원준), 삼성(김지찬), LG(박해민), KIA(김호령), 두산(정수빈) 등은 하나같이 확실한 주전 중견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화와 키움처럼 주전 중견수가 없는 팀들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NC가 내년 다시 도약하려면, 올겨울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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