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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과르디올라(사진=맨시티 공식 SNS)[더게이트]
"분명히 해두겠다. 우리는 이 상황을 함께 이겨낼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전 감독이 친정팀 맨체스터 시티 팬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10년간 팀을 이끈 과르디올라 전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정 규정 위반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린 구단 편에 섰다.
EPL 독립 위원회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맨시티가 수입을 부풀리고 비용을 줄여 재정 규정을 어겼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의 지출 규정을 피하려고 구단주 측이 위장 투자 형태로 밀어 넣은 돈이 무려 9억 파운드(약 1조 7400억원)를 넘는다. 위원회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제기한 115개 혐의 가운데 1개를 뺀 거의 전부에 유죄 판단을 내렸고, 보고서에서 강도높은 표현을 써가며 맨시티를 비난했다.
시티풋볼그룹 글로벌 앰버서더를 맡고 있는 과르디올라 전 감독은 1일 소셜미디어에 "전 세계 모든 맨시티 팬이 내가 그 어느 때보다 구단 편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내 구단, 구단주, 회장, 최고경영자 페란, 선수단, 스태프, 엔초 마레스카 감독, 그리고 특별한 서포터스인 여러분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은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는 말로 끝난다.
과르디올라 전 감독은 과거 구단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방패막이를 자처해 왔다. 2020년 유럽축구연맹(UEFA)의 챔피언스리그 출전 금지 징계 때도 항소로 뒤집히기까지 구단을 옹호했다. 2023년 2월 프리미어리그가 처음 구단을 기소했을 때도 수뇌부를 향한 전적인 신뢰를 보낸 바 있다.
'가짜 FC' 꼬리표...조작 규모만 1조 6500억
맨체스터 시티(사진=맨시티 공식 홈페이지)하지만 과르디올라의 생각대로 구단이 면죄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원회가 조사한 기간은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9년이다. 이 기간 맨시티가 스폰서 수입으로 신고한 금액은 9억 4940만 파운드(약 1조 8400억원)였지만, 위원회가 인정한 정상 수입은 1억 1920만 파운드(약 230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구단주인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이 댄 돈이며, 위원회는 이를 '위장 자금 조달 계획'으로 규정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대니얼 테일러 기자는 칼럼을 통해 맨시티가 9년간 수익을 8억 5450만 파운드(약 1조 6500억원)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빅6' 구단 중 맨시티를 제외한 5곳과 에버턴, 뉴캐슬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뺀 나머지 모든 구단의 같은 기간 총수익보다 많은 액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내놓은 발표문에는 '가짜'를 뜻하는 영단어 '섐(sham)'이 다섯 차례 등장한다. '가짜 계약'과 '가짜 상업 거래' 등을 꾸짖은 발표문이 나온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맨시티를 '섐 FC'라 칭하는 조롱이 시작됐다. 팀의 열성 팬으로 유명한 록 밴드 오아시스 리더 노엘 갤러거는 지난달 길거리에서 안티 맨시티 팬들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맨시티를 향한 조롱과 야유는 앞으로 팀이 가는 곳마다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다음 달 11일 열리는 리버풀 상대 안필드 원정 경기에서 엄청난 야유 세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2월 기소 당시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강경 대응에 팬들도 똘똘 뭉쳐 대응했지만, 마레스카 현 감독이 같은 방식으로 팀을 결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맨시티의 우승 타이틀 박탈 징계를 추진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볼 구단 중 하나다. 디 애슬레틱은 "피해를 직접 입었다고 말할 수 있는 라이벌 팬들이 가장 크게 분노하겠지만, 브렌트퍼드나 본머스 같은 타 구단 원정 경기에서도 맨시티 선수단은 격앙된 분위기를 견뎌야 한다"고 전망했다.
맨시티가 항소장을 제출해야 하는 시한은 현지시간 2일이다. 기한 내에 항소가 접수되면 12주 안에 5일간 청문회가 열린다. 이후 새로운 위원 3명으로 구성된 패널이 청문회 종료 후 30일 이내에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일정을 꽉 채울 경우 내년 1월 24일에야 결론이 나온다.
구단 측은 끈질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소리아노 시티풋볼그룹 최고경영자는 최근 유럽 축구 관계자들에게 이 싸움이 끝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강등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항소 절차와 별개로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 승점 삭감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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