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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욘 람(사진=LIV 골프 공식 SNS)[더게이트]
3억 50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으로 모셔왔던 리그 간판스타마저 떠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골프 판도를 뒤흔들었던 LIV 골프가 정말로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떠났고, 이제 욘 람까지 결별을 선언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람이 LIV 골프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람의 변호사 존 벡은 미국 법원에서 “람은 이른바 ‘LIV 2.0’의 제안 조건을 독립적으로 검토했고, 해당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LIV 2.0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오는 15일까지 결별 합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계랭킹 1위 출신이자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둔 람은 2023년 말 PGA 투어를 떠나 LIV에 합류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3억 5000만 달러(약 4700억원)로 알려졌다. PGA 투어에 충성을 다짐하고 LIV의 경기 방식을 비판했던 람의 전격 이적은 LIV가 PGA 투어와의 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그런 람이 불과 3년 만에 LIV를 떠난다. 람은 LIV에서 3년 연속 개인 챔피언에 올랐고, 경기 상금으로만 1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브라이슨 디섐보와 함께 LIV가 골프 팬과 상업 스폰서 앞에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먹음직한 상품이었다. 람의 이탈이 단순한 골퍼 한 명의 이적과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다.
PIF 돈줄 끊기자 파산보호…‘LIV 2.0’으로 급선회한때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LIV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금 지원 중단과 함께 휘청이기 시작했다. PIF는 2022년 LIV 출범 이후 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을 거액의 계약금으로 끌어모았다. 하지만 올해 4월 2026시즌을 끝으로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결국 LIV는 지난 9월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법원 제출 자료에서 LIV의 자산은 1억~5억 달러, 부채는 5억~10억 달러로 추산됐다. 람과 디섐보,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등 스타 선수들은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지 못한 채 채권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람에게 지급되지 않은 금액만 약 740만 달러, 디섐보 역시 약 570만 달러의 미지급금을 갖고 있다.
LIV는 새 투자자를 끌어들여 ‘LIV 2.0’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발을 준비하는 중이다. 사모투자회사 BC파트너스 크레딧이 최대 3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선수들이 리그와 각 팀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사업 모델을 바꿀 계획이다. BC파트너스 대표자는 최근 “앞으로 22일은 선수들을 계약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고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LIV의 최고 스타 람이 불참을 공식화했다.
가르시아 떠났고 스미스도 해지 요구…디섐보까지 ‘자유의 몸’ 문의문제는 람 한 명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가르시아는 이미 LIV와의 계약 종료를 요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캐머런 스미스도 자신의 계약이 파산절차에서 거부될 경우 LIV와 계약 관계가 끝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슈 울프, 캐머런 트링갈리, 안병훈, 마크 리슈먼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LIV의 또 다른 간판스타 디섐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디섐보 측 변호사는 LIV가 기존 계약을 거부하면 선수가 PGA 투어를 포함한 제3자와 아무 제한 없이 협상할 수 있는지 법원에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IV가 살아남으려면 새 투자뿐 아니라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붙잡아야 하는데, 람과 디섐보, 스미스 같은 스타들이 빠져나가면 리그가 상품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다만 LIV를 떠난다고 해서 람이 곧바로 PGA 투어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존 사례대로라면 LIV에서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부터 1년간 출전정지 기간을 거쳐야 해 람의 PGA 투어 복귀 가능 시점은 아무리 빨라야 2027년 8월 말이다. PGA 투어는 올해 초 브룩스 켑카의 복귀를 계기로 람과 디섐보 등을 겨냥한 일회성 ‘복귀 회원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람은 이를 거절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됐고, PGA 투어는 LIV 선수들을 위한 별도 복귀 제도를 다시 만들 계획이 없는 단계다. 만약 LIV와 결별이 확정된다면, 람은 당분간 DP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2028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다시 확보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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