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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승을 거둔 맨시티(사진=맨체스터 시티 공식 SNS)[더게이트]
"사기꾼들(Cheats)!" 리버풀 안필드 관중석에서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114건의 대규모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스캔들에 휘말린 뒤 나선 맨시티의 첫 공식 경기. 홈팬들이 90분 내내 야유와 조롱을 퍼부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탈환을 향한 맨시티의 질주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맨시티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6-2027시즌 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을 3대 0으로 꺾었다. 후반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잡은 맨시티는 엘링 홀란드, 제레미 도쿠, 라얀 셰르키가 연속 골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개막 6연승을 달린 맨시티는 2위 아스널과 승점 차를 3으로 벌렸다.
맨시티는 지난달 EPL 재정 규정 114건을 위반했다는 독립위원회의 판단을 받았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상업 계약 규모를 부풀리고 구단 직원에게 지급한 비용을 숨겼으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리그 조사에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2부 강등은 물론 과거 우승 기록에 빨간 줄이 그어질 수도 있는 위기. 맨시티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항소한 상태다.
맨시티 선수단은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험악한 분위기를 마주했다. 관중석 곳곳에 맨시티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맨시티는 팬들 한 세대를 속였다'는 문구가 등장했고, 맨시티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흐얀을 마피아 영화 '대부'에 빗대 조롱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맨시티 구단 버스는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출입 경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리버풀 팬들이 유독 더 분노하는 데는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다. 맨시티가 재정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 2009~2018년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와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이 치열하게 우승을 다투던 시기다. 스포츠 매체 ESPN은 당시 리버풀이 맨시티의 행태로 우승할 기회를 두 차례 이상 놓쳤을 수 있다는 점을 분노의 원인으로 짚었다.
분노에 가득찬 안필드
완승을 거둔 맨시티(사진=맨체스터 시티 공식 SNS)험악한 분위기 속에 시작한 경기는 전반까지 팽팽했다. 리버풀은 알렉산데르 이사크, 코디 각포, 도미니크 소보슬라이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소보슬라이 대신 선발 출전한 흐라벤베르흐가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후반에는 강력한 슈팅 두 차례로 맨시티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위협했다.
흐라벤베르흐가 후반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흐름이 급격히 기울었다. 엘리엇 앤더슨과의 경합 과정에서 첫 경고를 받은 흐라벤베르흐는 돌파하던 도쿠를 잡아당겨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주심 크리스 카바나가 레드카드를 꺼내 들자 안필드에서는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맨시티는 상대가 10명으로 줄어든 지 3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도쿠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혀 흘러나온 것을 달려온 홀란드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후 도쿠가 감아차기 슈팅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후반 33분에는 셰르키가 절묘한 방향 전환에 이은 쐐기 골까지 터뜨려 안필드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도쿠를 일리만 은디아예 대신 투입한 엔초 마레스카 맨시티 감독의 판단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외신들은 맨시티가 거센 야유와 비난 속에서도 압도적인 전력을 입증했지만, 그 전력 자체가 과거 재정 규정 위반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ESPN은 맨시티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강력한 선수층을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홀란드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당시 축적한 구단의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대승이 맨시티의 경기력을 증명했지만, 재정 규정 위반에 대한 축구계의 분노까지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승리로 맨시티는 개막 후 6경기를 모두 이기며 리그 선두를 지켰다. 반면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체제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오던 리버풀은 시즌 첫 패배를 안고 9위에 머물렀다. 리버풀은 2026년 안필드에서 치른 리그 13경기에서 4승에 그쳤다. 맨시티는 오는 14일 파리 생제르맹(PSG)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를 치른다. 리버풀은 같은 날 LASK와 원정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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