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진태 ‘강원FC 히로시마 응원단’ 수사 시동…고발인 “기부행위 집중 질문”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사진 왼쪽부터)와 김진태 전 강원도지사. 도민 팬 99명을 포함해 총 201명이 참가한 '히로시마 원정응원 프로그램'엔 경기 참관뿐만 아니라 일본 명소인 미야지마 관광까지 포함됐다(사진=강원FC)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사진 왼쪽부터)와 김진태 전 강원도지사. 도민 팬 99명을 포함해 총 201명이 참가한 '히로시마 원정응원 프로그램'엔 경기 참관뿐만 아니라 일본 명소인 미야지마 관광까지 포함됐다(사진=강원FC)

[더게이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10월 13일 강원도 춘천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2시간가량 이어졌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9월 1일 김진태 전 강원특별자치도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발단은 2025년 11월 4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다. 강원FC는 이 경기에 ‘강원이 나르샤 응원단’ 201명을 보냈다.

논란은 이 여행대금 1억 1412만 9800원이 강원특별자치도가 교부한 도비 보조금, 즉 세금에서 나가면서다. 당시 김 전 지사는 도지사이자 강원FC 구단주였다. 김 전 지사는 그로부터 7개월 뒤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안 소장은 조사를 마친 뒤 더게이트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유권자들에게 기부한 행위의 심각성, 그다음에 법이 금지하는 행위 이상으로 반복적으로 강원FC를 업적 홍보에 악용한 점, 이 두 가지를 수사기관이 집중적으로 물어봤고, 고발인 입장에서 충실히 답했다”고 밝혔다.

도민 혈세로 진행된 ‘강원FC 히로시마 원정응원 관광’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하는 안진걸 소장(사진=더게이트)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하는 안진걸 소장(사진=더게이트)

시민단체는 9월 1일 고발장에서 강원FC 히로시마 응원단 여행경비로 쓰인 도 보조금을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기부행위로 봤다.

공직선거법은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에게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주는 행위를 기부행위로 정한다.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과 관계있는 회사와 그 임직원이 그 후보자를 위해 기부행위를 하는 것도 금지한다.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고발장은 김 전 지사가 구단주로서 강원FC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강원도가 2025년 한 해에만 강원FC에 도비 120억 원을 교부했다는 점을 들어 강원FC를 후보자와 ‘관계있는 회사’로 봤다.

도 보조금이 들어간 참가자는 99명이다. 강원FC는 온라인으로 사연을 받아 응원단에 참가할 팬을 뽑았다. 도 보도자료에 따르면 556명이 신청했다. 계획안은 시즌권과 유니폼 구매자, 홈경기 예매자를 우대해 뽑도록 정했다.

선정된 참가자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 식사, 경기 입장권, 미야지마 섬 관광이 든 1인당 72만 원짜리 1박 2일 여정에 22만 원만 냈다. 차액 50만 원씩, 모두 4950만 원을 구단이 도 보조금으로 냈다.

고발인 가운데 한 명인 이제일 사람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강원FC가 응원단을 ‘도민과 함께하는 응원’으로 소개했고, 도 보도자료에도 참가자가 ‘도민 팬’이라고 명시됐다”며 “경기 당일인 11월 4일 경기장 옆 잔디광장에서 열린 승리 기원 행사엔 ‘구단주 말씀’ 순서까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김 전 지사가 귀국 당일인 11월 5일 도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강원FC 응원도, 예산 지원도 더 많이 하겠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불과 7개월 앞둔 상황이었다”며 “도민 팬을 뽑아 세금으로 여행을 보내고, 그 자리에서 구단주가 인사를 하고, 돌아와서는 예산을 더 주겠다고 했다. 하나씩 떼어 보면 응원 행사지만 이어 놓으면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기부행위”라고 규정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이나 조례에 따라 하는 금품 제공은 기부행위에서 빠진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고발장에서 여행경비 지출이 도가 아니라 주식회사인 강원FC 명의로 이뤄졌고, 도민의 원정 응원 경비를 지원할 근거 조례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는 군수가 관광 일정이 든 ‘버스 투어’를 기획해 선거구민을 참가시킨 사건에서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판례도 들었다.

세금 1억 1400만 원 응원단 201명, 수사 대상 올라김진태 전 강원도지사가 강원 FC 홈경기 행사에 참석했다(사진=강원 FC)김진태 전 강원도지사가 강원 FC 홈경기 행사에 참석했다(사진=강원 FC)

안진걸 소장은 “팬 99명을 제외한 나머지 102명도 다 유권자들”이라며 “이분들 가운덴 자기 돈이 아닌 전액 도 보조금으로 히로시마 원정응원과 관광을 다녀온 분도 있다. 그렇다면 청탁금지법뿐만 아니라 유권자 매수 대상도 될 수 있는 분들이다. 이 부분까지 수사 과정에서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사가 작성한 ‘구단부담금 최종 세부 내역서’에 따르면 강원FC가 도 보조금으로 경비의 일부 또는 전액을 부담한 사람은 팬 99명과 하이원리조트 측 51명 등 167명이다. 하이원리조트 측 51명분은 4322만 원이다.

도 대표단이 쓴 차량 2대의 이용료 691만 2000원도 구단 부담으로 적혀 있다. 차량 이용료 옆에는 ‘도 요청사항’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나머지 34명의 여행 경비를 누가 냈는지는 이 문서에 나오지 않는다. 수사를 통해 밝힐 대목이다.

더게이트는 10월 13일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춘천경찰서에 고발했다. 강원FC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고발했다.

김 대표는 2025년 9월 3일 응원단 계획안을, 12월 11일 결과보고서를, 12월 24일 여행대금 지출 공문을 최종 결재했다. 강원FC는 경기 전날인 11월 3일 홈페이지에 이 응원단이 “김진태 구단주의 특별 지시로 추진됐다”고 적었다.

고발장엔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이 아니라, 대표이사로서 계획안과 결과보고서, 지출 공문을 직접 최종 결재한 행위를 근거로” 고발했음이 적시돼 있다. 고발장에는 강원FC와 강원도가 작성한 문서 등을 묶은 143쪽 분량의 증거가 첨부됐다.

공소시효는 12월 3일김진태 전 강원도지사가 강원 FC 홈경기 행사에 참석했다(사진=강원 FC)김진태 전 강원도지사가 강원 FC 홈경기 행사에 참석했다(사진=강원 FC)

안진걸 소장은 이 사건을 “혈세를 최대한 아끼면서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될 도민축구 구단을 완벽하게 악용한 거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정의하고서 “중수청이 나서서 중대범죄로 처벌해야 될 정도의 이슈”라고 강조했다.

경찰을 향해서는 “검찰의 지휘 통제를 받지 않았더니 더 잘 수사했다는 걸 보여줘야 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선거일 6개월 뒤인 12월 3일 끝날 수 있다. 도가 정한 보조금 반납 기한은 그 12일 뒤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