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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LF 회장의 '10년 헛삽질'…양양 리조트는 멈추고 사업비만 6693억 (사진=챗GPT)[더게이트]
헤지스골프와 닥스골프 등 골프웨어 브랜드를 앞세워 스포츠·레저 시장을 공략하는 LF가 정작 국내 대표 해양스포츠 관광지인 강원도 양양에서 추진한 대규모 리조트 개발사업에서는 10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본걸 LF 회장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해 세계적인 명품리조트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초 개장 목표였던 2025년이 지나도록 핵심시설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비는 6693억원까지 불어났고, 현장에 들어선 시설은 2층짜리 모델하우스 가건물 한 동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도 사업 정상화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사이 양양은 국내 대표 서핑 명소로 성장했고, 주요 호텔·리조트 기업들은 관광 수요를 선점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반면 LF는 사업계획을 거듭 수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되밟으면서 시간과 자금만 소모했다.
LF가 새롭게 제시한 착공 목표는 2028년 상반기다. 최초 착공 목표였던 2017년 하반기보다 무려 10년 이상 늦어진 일정이다. 사업 규모는 당초보다 약 9배 커졌고 시행법인의 적자와 부채도 누적됐다.
구 회장이 직접 힘을 실었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장기간 반복된 계획 변경과 투자 판단에 대한 경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LF는 2016년 계열사 LF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양양 지경관광지 민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에는 부티크호텔과 풀빌라, 프리미엄 아웃렛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듬해 LF가 51%, LF네트웍스가 49%를 출자해 시행법인 LF스퀘어씨사이드를 설립했다. 이후 LF는 2021년 LF네트웍스가 보유한 지분을 72억원에 전량 인수하며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사업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저층 호텔과 풀빌라 중심이었던 개발 구상은 고층 숙박시설과 대형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개발로 확대됐다. 계획을 변경할 때마다 환경·건축 등 관련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고, 핵심시설 착공도 계속 미뤄졌다.
2021년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당시 강원도지사와 양양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열렸다. 당시 LF가 제시한 목표는 2025년 초 개장이었다.
하지만 2026년 10월 현재까지 핵심 숙박·상업시설은 착공하지 못했다. 구 회장이 직접 참석한 기공식이 실질적인 공사 진척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2025년 개장 약속은 무산…양양 관광시장은 이미 달라졌다
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LF가 개발계획을 수정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양양의 관광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양양군에 따르면 지역 서핑객은 2016년 4만8000명에서 2023년 55만8900명으로 11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핑숍도 32곳에서 92곳으로 늘었다.
해양스포츠 수요가 급증하자 숙박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1년 인구·죽도해변 사이에 서핑 특화 숙박시설인 브리드호텔 양양을 개장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코랄로 바이 조선도 2023년 인구해변 앞에 들어섰다. 기존 대형 숙박시설인 쏠비치 양양 역시 리모델링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핑과 해양레저를 중심으로 양양의 관광산업이 성장하는 동안 LF가 추진한 체류형 관광단지는 여전히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특히 스포츠·레저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LF가 관광 수요 확대라는 시장 변화에도 대규모 개발사업을 제때 실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경영 판단의 문제로 연결된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됐다면 성장하는 양양 관광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있었지만, 반복된 사업 변경으로 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졌다. 이제는 이미 들어선 숙박시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업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2016년 민간사업 공모 당시 756억원이었던 사업 제안 규모는 시설 확대와 설계 변경을 거치며 6693억원으로 증가했다. 최초 제안액보다 약 8.9배 늘어난 수치다.
더구나 LF는 최근 생활형숙박시설을 콘도미니엄으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다시 손보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사업계획과 인허가 절차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개발 규모를 확대할수록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다시 계획을 변경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는 최초 사업 구상과 투자 규모, 시장 전망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검토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LF 측은 사업 지연에 대해 코로나19와 부동산 시장 변화, 인허가 절차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LF 관계자는 한 매체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코로나19와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 환경 변화 등의 영향을 받았고,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특성상 인허가 협의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며 "변화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사업 및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숙박시설 용도를 생활숙박시설에서 콘도미니엄으로 변경하는 등 사업계획을 조정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조정된 개발 규모와 시설 구성을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7년 건축 인허가 취득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2016년 사업자 선정 이후 10년 동안 핵심시설 착공에 이르지 못한 결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LF가 제시한 2028년 상반기 착공 역시 확정된 일정이 아닌 목표에 불과하다. 2027년 건축 인허가 취득과 자금조달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착공 시점이 다시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업비 9배 폭증에 시행법인 9년 연속 적자…구본걸의 투자 판단 도마
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장기간 지연된 사업은 LF의 재무적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LF는 최근 3년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LF스퀘어씨사이드 유상증자에 약 275억원을 투입했다.
설립 당시 출자금과 이후 증자, 2021년 LF네트웍스 보유 지분 인수대금까지 합치면 지분 확보 및 자본 투입에 사용된 자금은 48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핵심시설 착공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여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LF는 지난해 시행법인에 25억원을 빌려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75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대여금 등을 포함한 시행법인 관련 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2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2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시행법인 자체의 재무 상태 역시 악화하고 있다. LF스퀘어씨사이드는 설립 첫해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미처리결손금은 3720만원에서 106억원으로 280배 넘게 증가했다.
부채도 2017년 약 80억원에서 2025년 127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는 198억원까지 확대됐다.
수익을 창출할 핵심시설은 완성되지 않았는데 손실과 부채만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LF가 부담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LF는 LF스퀘어씨사이드의 신한은행 차입금 90억원과 관련해 총 83억원 규모의 한도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시행법인이 보유한 장부가액 201억원의 토지에도 124억원의 담보가 설정돼 있다.
여기에 관광지 조성사업 협약 이행과 관련한 지급보증도 별도로 제공하고 있어 시행법인이 협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LF에 추가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구본걸 회장이 직접 힘을 실었던 대규모 관광·레저 개발사업은 오랜 기간 결실을 보지 못한 채 모기업의 자금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사업비가 756억원에서 6693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경영진은 사업의 수익성과 자금조달 가능성을 얼마나 면밀하게 검토했는지, 반복된 계획 변경에 따른 손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LF가 기존 계획을 수정할 때마다 추가 자금이 필요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규모와 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LF는 외부 시장 환경 변화와 인허가 지연을 사업 차질의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 확대와 개발계획 변경은 경영진의 판단이 개입되는 사안이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원인을 시장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구 회장은 2021년 기공식에 직접 참석하며 사업에 힘을 실었다. 당시 약속했던 2025년 개장은 실현되지 않았고, 이제 회사가 제시한 착공 목표는 2028년으로 미뤄졌다.
새로운 착공 목표가 실현되더라도 2016년 사업자 선정 이후 12년, 2021년 기공식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야 핵심시설 공사가 시작되는 셈이다.
그동안 투입된 자금과 누적된 손실, 관광시장 선점 기회를 놓친 데 따른 경영 판단은 구 회장을 비롯한 LF 최고경영진이 평가받아야 할 문제다.
LF에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개발 청사진이 아니다. 10년 동안 사업이 지연된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6693억원 규모의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자금조달 방안과 구체적인 착공 일정을 제시하는 일이다.
구 회장이 기공식에서 내세웠던 세계적인 명품리조트는 여전히 현실이 되지 못했다. 그사이 사업비는 9배 가까이 불어났고 시행법인의 적자와 부채는 계속 쌓였다.
2028년 착공이라는 새로운 목표마저 지켜지지 않는다면 구 회장의 투자 판단과 사업 추진 능력을 둘러싼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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