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빠진 고우석이 LG 더그아웃에? 상대팀 KIA 어필 없었다지만…KBO "규정 준수 점검하겠다"
9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고우석(사진=중계방송 화면)9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고우석(사진=중계방송 화면)

[더게이트]

가을야구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가 경기 중 더그아웃에 있어도 괜찮을까.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익숙한 얼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오래된 규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주인공은 미국 도전을 마치고 LG로 돌아온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이날 9회초 LG 더그아웃을 비춘 중계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팀이 3대 6으로 뒤져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심각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제는 고우석이 이번 포스트시즌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KBO 리그규정상 엔트리에 없는 선수는 경기 중 더그아웃에 머물 수 없다.

고우석은 지난 9월 2일 LG와 1년 연봉 5억원에 계약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을 거쳐 올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 4경기에 등판한 뒤 돌아온 고우석은 시즌 막판 16경기에서 3승 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1.57을 기록하며 LG 불펜에 힘을 보탰다.

다만 포스트시즌 출전은 불가능했다. KBO 규정상 국내 선수는 7월 31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그해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9월에 계약한 고우석은 등록 시한을 넘겨 가을야구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14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KIA와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는 광주 원정까지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의 동행이나 경기 전 훈련 참가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우석은 18일 경기 전 다른 투수들과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 중에는 선수단 식당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 막판 더그아웃에 나온 모습이 화면에 포착되면서 규정 위반 논란의 소지가 생겼다.

16년 전 양준혁도 같은 논란, 출장 정지 코치들이 더그아웃 동행 논란도고우석(사진=LG)고우석(사진=LG)

비슷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9월 은퇴식을 치른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은 포스트시즌 기간 선수단과 동행했다.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에서는 경기 중 더그아웃에 머물렀지만 상대 팀이 양해해 별다른 제재 없이 넘어갔다. 그러나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성근 당시 SK 감독이 "엔트리에 없는 코치 1명이 더 앉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원칙 위반을 지적했다. 조종규 당시 KBO 심판위원장은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양준혁의 더그아웃 출입을 막았다.

2017년에는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코치들이 더그아웃에 출입하는 일도 있었다. 그해 벤치클리어링에 가담해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삼성 강봉규, 김재걸 코치가 경기 중 벤치에 머물러 논란이 됐다. 삼성은 사전에 KBO에 문의해 출입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지만, 이후 KBO 실무자의 규칙 해석 오류로 밝혀졌다.

KBO 리그규정 제14조 '현역선수 등 등록'은 경기 중 벤치 출입 인원을 제한한다. 감독과 코치, 엔트리에 등록된 현역선수, 매니저와 트레이너 등 지정된 인원만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경기 중'은 양 팀 감독이 타순표를 교환한 뒤부터 경기 종료까지다. 상대 구단이 항의하지 않거나 양해했다고 해서 있는 규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우석이 포착된 시점은 경기 종료를 앞둔 9회였지만, 이 역시 규정상 금지 범위에 들어갔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상대 팀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김성근 감독 사례처럼 상대 팀의 항의가 없으면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식이었다. 이번에도 상대 팀인 KIA에선 굳이 이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A 구단 관계자는 "특별히 우리 측에서 어필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규정 적용을 상대 팀의 아량에 맡길 수는 없다. 경기 중 벤치 출입 자격을 확인하고 제한할 책임은 리그 운영 주체인 KBO와 현장 심판진에 있다. KBO 관계자는 "심판진도 경기중에 더그아웃에 누가 있는지까지 체크하진 못한 걸로 보인다. 고우석이 더그아웃에도 있었다는 건 중계화면을 통해 파악했다"면서 "어쨌든 규정은 규정이다. 남은 경기에서 규정이 잘 지켜지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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