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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구본걸 LF 회장 (사진=챗GPT)[더게이트]
헤지스골프와 닥스골프 등 골프웨어 브랜드를 앞세워 스포츠·레저 시장을 공략해 온 LF의 구본걸 회장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구 회장이 주도해 온 사업 다각화의 성과와 계열사 경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연임하는 것이 적절한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패션 본업의 외형 축소와 대규모 개발사업 장기 표류,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인 회사의 불공정거래 제재까지 겹친 상황에서 구 회장이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은 연임이 아니라 책임 있는 결단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구 회장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하며 힘을 실었던 강원도 양양 지경관광지 개발사업은 10년째 핵심시설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당초 756억원이었던 사업 제안 규모는 6693억원으로 약 9배 커졌고 시행법인의 적자와 부채는 누적됐다.
그사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LF네트웍스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까지 받았다.
반면 구 회장이 받은 보수는 상당한 규모다. LF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 회장의 보수총액은 19억1000만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급여 6억원과 상여 10억원 등을 포함해 16억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3% 증가한 금액이다.
사업 실패의 위험은 회사와 주주가 부담하는데 최고경영진의 보상과 지위는 유지되는 구조가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22일 LF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구 회장과 오규식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3월 28일 끝난다. 구 회장은 2024년 3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2025년 사업보고서에는 재선임 횟수가 6회로 기재돼 있다.
구 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LF의 사업 방향과 주요 경영 사안을 감독하는 이사회 수장으로서 책임 역시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면 장기간 누적된 경영 현안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기존 지배구조를 유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패션 본업은 뒷걸음질…사업 다각화의 책임은 누가 지나
LF 구본걸 회장 (사진=더게이트 CG)구본걸 회장은 2006년 LG패션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2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에는 사명을 LF로 변경하며 패션기업에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후 식품과 유통, 부동산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18년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를 추진해 이듬해 인수를 마무리했고, LF푸드와 LF인베스트먼트 등을 통해 비패션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문제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안 주력인 패션사업의 성장세가 약화했다는 점이다.
LF 본사의 별도 매출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감소했다. 연결 기준으로도 지난해 매출은 1조8824억원 수준으로 전년 1조9563억원보다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지만, 단기적인 실적 반등만으로 지난 수년간의 경영 판단과 사업 확장에 따른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패션 본업의 경쟁력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식품과 부동산금융 등 서로 다른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략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식품사업에서는 조직 개편과 대표이사 교체가 반복됐다. LF푸드는 지난해 9월 이성연·김민정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지만 올해 1월 이 대표가 물러나면서 약 4개월 만에 김민정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해에는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를 흡수합병하고 제조·유통사업을 확대했으나 LF의 식품부문은 세전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일부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축소하는 등 사업구조 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금융 사업에서도 경영 부담은 남아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과 관련한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경남 창원 용원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에서는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 불이행으로 자체 자금을 투입한 뒤 자금 회수 순서를 놓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과 법적 분쟁을 벌였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일부 사건에서 대주단의 대출금 상환이 우선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다만 일부 신탁사무처리비용의 우선 회수는 인정된 만큼 모든 비용의 회수가 부정된 것은 아니다.
여기서 따져야 할 것은 개별 소송의 승패만이 아니다. 패션 중심 기업을 식품과 금융으로 확장해 온 과정에서 각 사업의 위험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경영체계를 갖췄느냐는 점이다.
오규식 부회장은 LF 대표이사와 LF푸드 회장뿐 아니라 코람코자산신탁, 코람코자산운용, LF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계열사의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감독하는 구조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누가 최종적인 경영 책임을 지는지도 불분명해질 수 있다.
구 회장이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주도했다면 그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규 사업을 추진한 공적은 오너 경영진에게 돌아가고, 사업 부진과 손실의 책임은 개별 계열사 경영진에게만 남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양양 리조트 10년째 헛바퀴…오너 일가 회사는 불공정거래 제재
구본걸 LF 회장의 '10년 헛삽질'…양양 리조트는 멈추고 사업비만 6693억 (사진=챗GPT)구본걸 회장의 경영 판단에 가장 직접적인 의문을 던지는 사례는 강원도 양양 지경관광지 개발사업이다.
LF는 2016년 LF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경관광지 민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부티크호텔과 풀빌라, 프리미엄 아웃렛 등을 결합한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2017년 하반기 착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2021년에는 구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열었다. 당시 LF가 제시한 목표는 2025년 초 개장이었다.
하지만 2026년 10월 현재까지 핵심 숙박·상업시설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에 들어선 시설은 2층짜리 모델하우스 가건물 한 동뿐이다.
그사이 사업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6년 민간사업 공모 당시 756억원이었던 사업 제안 규모는 시설 확대와 설계 변경을 거쳐 6693억원까지 증가했다. 최초 제안액의 약 8.9배다.
시행법인 LF스퀘어씨사이드의 재무 상태도 악화했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9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고 미처리결손금은 106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도 2017년 약 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98억원까지 확대됐다.
LF가 시행법인 지분 확보와 자본 투입에 사용한 자금은 485억원에 달한다. 대여금 등을 포함한 시행법인 관련 채권 잔액도 올해 6월 말 102억원으로 늘었다.
구 회장이 직접 힘을 실었던 개발사업이 10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모기업의 자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LF는 코로나19와 부동산 시장 환경 변화, 인허가 지연 등을 사업 차질의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는 2027년 건축 인허가 취득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환경이 달라졌다는 설명만으로 지난 10년간 반복된 사업계획 변경과 투자 판단의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LF가 새롭게 제시한 착공 목표 역시 당초 계획보다 10년 이상 늦어진 일정이다. 구 회장이 내년 3월 다시 사내이사에 선임된다면 자신이 기공식까지 참석했던 사업의 착공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임하는 셈이다.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인 LF네트웍스의 불공정거래 행위 역시 구 회장에게 부담스러운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LF네트웍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1800만원을 부과했다.
LF네트웍스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29건의 판매촉진행사를 진행하면서 법에서 정한 서면약정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174개 납품업체 등에 총 5861만원의 판촉비용을 부담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유통업체에서 발생한 매출액과 유통수수료 등 납품업체의 경영정보를 요구한 행위도 적발됐다.
LF네트웍스는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다. 구 회장이 17.45%, 구본순 씨가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12.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3형제의 지분만 44.17%다.
물론 법 위반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LF네트웍스 법인이며, 이 사실만으로 구 회장 개인이 위법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서 다수 납품업체를 상대로 불공정거래 행위가 반복됐다는 점은 별개로 짚어야 할 문제다.
특히 구 회장이 LF의 이사회 의장이라는 점에서 기업집단 전반에 걸친 준법경영과 위험관리 수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업 확장의 성과를 강조하는 것에 앞서, 장기간 표류하는 개발사업과 계열사 거래질서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16억원, 사내이사 연임은 7번째 도전?…구본걸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
LF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는 구본걸 LF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구본걸 회장이 17.45%, 구본순 씨가 14.64%,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12.08%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형제의 지분만 44.17%다. (사진=챗GPT)구본걸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논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수와 지배구조다.
LF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해 급여 12억원과 상여 7억원, 기타 근로소득 1000만원 등 총 19억1000만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16억500만원을 수령했다. 이 가운데 상여금만 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억원보다 3억원 증가했다.
LF는 임원 보수를 산정할 때 회사와 자회사의 사업 추진 성과, 기업가치 향상,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 사업 위험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공시했다.
그렇다면 구 회장이 받은 보상에 장기간 지연된 양양 개발사업과 계열사의 손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경영 부담은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경영 성과를 이유로 수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정작 미완성 사업과 부실한 투자 판단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았다면 보상체계의 적절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LF의 지배구조도 살펴볼 대목이다.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LF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0개를 준수했다. 준수율은 66.7%다.
특히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미준수로 표시됐다. LF는 내부회계관리와 공시정보관리 정책은 운영하고 있으나, 리스크 관리와 준법경영 정책은 해당 지표상 갖추지 못한 것으로 기재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지 여부와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 지원조직 설치 여부도 미준수 항목에 포함됐다.
이사회 의장은 다름 아닌 구본걸 회장이다. 구 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진을 감독하고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점검하는 이사회의 수장으로서 위험관리 체계의 미비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 회장과 특수관계인 20명의 LF 지분율은 57.48%에 달한다. 구 회장 개인 지분은 19.11%다.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과반 지분을 확보한 구조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얼마나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견제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횟수는 이미 6회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선임된다면 일곱 번째 재선임이 된다.
이 같은 장기 재임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온 인물이라면 그만큼 누적된 경영 성과와 책임에 대한 평가도 엄격해야 한다.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올해 8월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앤전략실 팀장으로 복귀한 사실도 관심을 끈다.
아직 공식적인 경영권 승계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책임에 대한 검증은 더욱 중요해졌다.
구 회장은 LF를 패션기업에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확장한 경영자다. 하지만 외형 확장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경영 판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양양 관광단지의 10년 표류, 식품사업의 잇따른 구조조정, 부동산금융 계열사의 법적 분쟁, 오너 일가 지분 기업의 불공정거래 제재는 모두 구 회장의 연임 적절성을 판단할 때 외면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구 회장을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한다면 LF 이사회는 단순히 과거 경력과 사업 다각화의 공적을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장기간 추진한 주요 사업의 성과와 손실, 계열사 위험관리 실태, 고액 보상의 적절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구 회장 역시 연임을 당연한 선택지로 여겨서는 안 된다. 자신이 추진한 사업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해결하지 못한 경영 현안이 누적돼 있다면 사내이사 재선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도 책임경영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경영자는 실적이 좋을 때만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다. 계획이 어긋나고 투자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그 이유를 설명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역할이다.
구 회장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했던 양양 리조트는 아직 첫 삽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에서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됐다. 그 사이 구 회장은 지난해 19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만 16억원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이제 구본걸 회장에게 필요한 것은 일곱 번째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명분이 아니라, 오랜 기간 자신이 이끌어 온 경영의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이다.
2027년 3월은 구 회장에게 단순한 임기 만료 시점이 아니다. 장기간 유지해 온 경영체제를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누적된 경영 현안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새로운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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