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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타일러 메길(사진=중계방송 화면)[더게이트]
44년을 기다린 월드시리즈 첫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조마조마했다. 9회 병살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뒤집혔다. 1점 차 리드에서 다시 맞닥뜨린 2, 3루 위기. 그러나 마무리 투수는 흔들리지 않았고,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밀워키 브루어스가 홈 팬들 앞에서 짜릿한 첫 승리를 거뒀다.
밀워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3대 2로 꺾었다. 1회부터 2점을 뽑아 주도권을 잡은 밀워키는 선발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의 호투와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밀워키가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한 것은 1982년 이후 44년 만이다. 이날 경기 전에는 구단 창립자인 버드 셀릭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시구용 공을 건넸고, 구단의 전설적인 선수 로빈 욘트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욘트는 고인이 된 밀워키의 전설적인 방송인 밥 유커를 기리며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44년 만에 밀워키로 돌아온 월드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우승 경험이 없는 두 팀의 대결이다. 밀워키는 1982년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패했고, 탬파베이 역시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 경험이 없는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198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대결 이후 처음이다.
밀워키는 경기 시작부터 탬파베이 선발 닉 마르티네스를 공략했다. 1회 선두타자 잭슨 추리오가 안타로 출루하자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추리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후속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도 곧바로 적시타를 때렸다. 밀워키는 1회에만 2점을 뽑으며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발 미저라우스키는 초구부터 월드시리즈 역사를 새로 썼다. 탬파베이 선두타자 얀디 디아스를 상대로 시속 103.5마일(약 166.6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2016년 아롤디스 채프먼이 세운 종전 월드시리즈 최고 속도 103.2마일을 넘어선 역대 최고 기록. 미저라우스키는 1회 안타 2개를 맞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탬파베이는 4회 반격했다. 선두타자 조너선 아란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주니어 카미네로가 미저라우스키의 101.5마일(약 163.3km/h) 강속구를 받아쳐 중견수 개릿 미첼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탬파베이는 이어진 내야 땅볼 때 아란다가 득점하면서 2대 1로 추격했다.
콘트레라스의 도루 저지, 7회 추리오의 결정적 적시타
9회 비디오 판독 장면(사진=중계방송 화면)밀워키 포수 콘트레라스가 5회 수비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탬파베이 선두타자 빅터 메사 주니어가 안타로 출루해 2루까지 진루했다. 2사 후 디아스 타석에서 메사가 3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콘트레라스가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탬파베이도 수비에서 맞불을 놨다. 5회 말 밀워키의 데이비드 해밀턴이 우익선상으로 장타를 날린 뒤 3루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2루를 도는 과정에서 잠시 발이 꼬였고, 메사 주니어가 정확한 중계 플레이로 해밀턴을 3루에서 잡아냈다. 월드시리즈다운 수준 높은 수비 장군멍군이 오갔다.
밀워키는 7회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신인 유격수 쿠퍼 프랫이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랐고,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추리오가 적시타로 프랫을 홈에 불러들였다. 3대 1.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두 점 차로 벌리는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가을야구 들어 좀처럼 5회를 넘기는 법이 없던 미저라우스키는 5이닝 1실점으로 선발투수의 임무를 해냈다. 밀워키는 애브너 우리베-애런 애시비-트레버 메길을 차례로 투입해 남은 4이닝을 막았다.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평균자책 2.03을 기록한 밀워키 불펜의 힘이 월드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마지막 9회에 숨막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마무리 메길 상대로 탬파베이가 잡은 1사 만루 찬스. 여기서 리암 힉스가 친 땅볼 타구가 2루를 거쳐 1루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것으로 생각한 밀워키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승리를 자축했고, 메길도 크게 포효했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서 잔치 분위기가 잠시 얼어붙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2루수 브라이스 투랑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프랫의 오른발이 2루 베이스에서 미세하게 떨어진 게 확인됐다. 2루 아웃 판정이 번복되면서 3루 주자 득점이 인정되고, 점수는 3대 2로 좁혀졌다. 밀워키는 다 끝난 줄 알았던 경기에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메길은 계속된 2, 3루 위기에서 델루카를 상대했다. 끝난줄 알았다가 다시 던지는 김빠지는 상황, 하지만 메길은 흔들리지 않았다. 델루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진정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밀워키 선수들은 두 번째로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44년 만의 월드시리즈 승리를 기뻐했다.
이날 밀워키에서는 콘트레라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공격에서 2안타를 기록하고 1회 적시타로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도 탬파베이 주자 2명의 도루를 저지하며 탬파베이가 자랑하는 기동력 야구를 차단했다. 가을야구에 유독 강한 추리오 역시 2안타를 때리고 7회 결정적인 추가 타점까지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된 미저라우스키는 1997년 이후 월드시리즈 1차전 최연소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시속 166.6km/h의 월드시리즈 최고 구속 기록에 이어 승리까지 챙기며 월드시리즈 첫 등판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밀워키와 탬파베이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월드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밀워키는 로건 헨더슨을 선발로 내세우고, 탬파베이는 에이스 드루 라스무센으로 반격에 나선다. 라스무센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동안 평균자책 1.29를 기록한 가을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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