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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김태형 감독(사진=롯데)[더게이트]
3년 연속 7위에 그친 감독과 재계약한다는 것부터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3년 계약이 끝난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한다.
롯데는 24일 "김태형 감독과 3년간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고, 재계약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2026시즌을 끝으로 롯데 유니폼을 벗게 됐다. 롯데는 새로운 사령탑 선임에 나선다.
김태형 감독은 2024시즌을 앞두고 롯데 지휘봉을 잡았다.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이룬 '우승 청부사'의 합류에 롯데의 오랜 가을야구 갈증을 풀어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구단도 전통적으로 프런트의 권한이 강했던 롯데답지 않게 감독에게 거의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단 운영 등에 관한 결정권을 감독에게 맡기고, 프런트는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결과는 3년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임 첫해인 2024년 7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전반기까지 상위권을 달리다 후반기 연패의 늪에 빠지며 다시 7위로 추락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떨어진 뒤 끝내 반등하지 못하고 7위로 마감했다. 3년 연속 7위에 머문 롯데의 2018년부터 이어진 가을야구 실패는 9년 연속으로 늘어났다.
재계약론도 나왔지만…모기업의 최종 결론은 '교체'
김태형 감독(사진=롯데)객관적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에도 구단 내부 극히 일부 인사와 몇몇 팬들 사이에서는 김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3년 동안 롯데가 외부 FA를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전민재, 고승민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센터라인 구축도 성과로 꼽았다.
이런 논리로 올겨울 외부 FA 영입으로 부족한 전력을 보강한 뒤 김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수의견으로 제기됐다. 김 감독과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서는 롯데가 1+1년 형태의 단기 재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식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계약 만료 이후 진행된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재계약 불가였다. 이번 감독 인선을 주도한 모기업에선 지난 3년의 결과를 실패로 평가하고, 롯데가 도약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김 감독의 재계약 주장은 처음부터 설득력이 떨어졌다. 롯데가 김 감독을 영입한 목적은 젊은 선수들을 키우거나 장기적인 리빌딩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당장 성적을 내고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 검증된 명장을 모셔온 것이다. 외부 FA 영입이 없었으니 감독 책임이 아니란 주장은 성적 부진 책임이 선수를 사주지 않은 구단과 모기업의 책임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 어불성설이다.
김태형 감독의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성적 외에도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특히 특정 불펜투수들의 과부하와 혹사 문제는 김태형 체제 내내 제기된 문제다. 롯데 출신의 한 야구인은 지난 세 시즌 롯데 불펜의 과부하를 지적하면서 "만약 재계약이 이뤄지면 성적을 내기 위해 같은 문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른 야구인은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된 이후의 선수단 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야구인은 "김경문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지자 자리를 지키려고 무리한 운영을 하기보단, 유망주와 신인 선수들을 기용하며 다음 사람을 배려했다. 반면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뒤에도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며 "이게 과연 롯데를 위한 총력전이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롯데 구단 역대 감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전권을 갖고 팀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 상당부분은 감독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감독도 지난 12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부임할 때 3년 안에 우승까지 바라보겠다고 얘기했다. 약속이 안 지켜진 건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지원을 안 해줬다는 건 내가 말할 게 아닌 것 같다. 그것도 내 운이고, 성적을 못 냈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였다.
이제 관심은 롯데의 차기 사령탑으로 향한다. 롯데는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의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고 두 명의 후보를 압축해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새 감독의 정체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2027년 롯데가 새로운 선장과 함께 항해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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