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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미저라우스키(사진=MLB.com)[더게이트]
월드시리즈 데뷔전 초구부터 시속 166.6km 광속구를 뿌렸다. 관중들의 환호 속에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무려 103.4마일. 메이저리그(MLB) 공식 측정 기록은 이보다 더 빠른 103.5마일이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괴물 투수' 제이콥 미저라우스키가 월드시리즈 역사상 가장 빠른 공으로 2026년 월드시리즈 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미저라우스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첫 타자 얀디 디아스를 상대로 던진 초구는 시속 103.5마일(약 166.6km/h)의 포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존 위로 벗어나 볼이 됐지만, 메이저리그의 월드시리즈 최고 구속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종전 기록은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6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작성한 103.2마일(약 166.1km/h)이었다. 당시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채프먼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코코 크리스프를 상대로 9회 등판해 이 기록을 세웠다. 미저라우스키가 10년 만에 채프먼의 기록을 0.3마일 넘어선 것. 이는 투구 추적 시스템이 도입된 2008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측정된 가장 빠른 공이다. 채프먼은 1이닝을 던지는 마무리였지만, 미저라우스키는 5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다.
월드시리즈 선발투수 최고 속도 기록도 큰 차이로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벤 조브리스트를 상대로 던진 101.1마일(약 162.7km/h)이었다. 미저라우스키는 그보다 무려 2.4마일이나 빠른 공을 던지며 선발투수와 구원투수를 통틀어 월드시리즈 최고 구속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시속 160km 이상 공만 1115개…강속구의 역사를 다시 쓰다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사진=MLB.com)지난해 데뷔 이후 밥 먹듯이 160km를 던져댄 미저라우스키이니 놀랄 일도 아니다. 2025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미저라우스키는 일찌감치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 정규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무려 100.6마일(약 161.9km/h)에 달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남들은 평생 한 번도 던질까 말까한 100마일(약 160.9km/h) 이상 공을 무려 1115개나 던졌다. 종전 기록은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조던 힉스가 기록한 673개. 미저라우스키는 이보다 442개나 많은 100마일대 강속구를 뿌리며 기록을 크게 끌어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4177구 가운데 1482구가 100마일 이상이다.
미저라우스키의 최고 구속은 물리학 법칙을 위반하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준이다. 지난 6월 시카고 컵스의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을 상대로 105.5마일(약 169.8km/h)을 찍었다. 2010년 9월 24일 채프먼이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던진 정규시즌 최고 기록 105.8마일(약 170.3km/h)에 불과 0.3마일 모자란 속도였다.
가을야구에서도 기록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미저라우스키는 지난 3일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초구부터 104.8마일(약 168.7km/h)을 던졌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구원투수 메이슨 밀러가 작성한 포스트시즌 최고 기록 104.5마일을 넘어선 것.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던진 182구 가운데 96구가 100마일 이상이었다.
"리자몽처럼 불덩이를 던지겠다"…첫 공부터 약속 지킨 괴물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사진=MLB.com)미저라우스키는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포켓몬 캐릭터 '리자몽'을 언급하며 화끈한 투구를 예고했다. 1차전에서 어떤 포켓몬의 에너지를 보여주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불꽃이다. 불꽃 에너지다. 리자몽의 필살기인 불덩이를 던지겠다"고 유머러스하게 답했다.
말 그대로 불덩이를 던졌다. 월드시리즈 초구부터 채프먼의 10년 묵은 기록을 깨뜨렸고,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미저라우스키는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밀워키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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