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에즈웰에이아이, AI 인프라 네트워킹 컨퍼런스 ‘AI Acceleration Day’ 성황리 종료

스포츠춘추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사진=MLB.com)[더게이트]
제일 가난한 구단들끼리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메이저리그(MLB)의 대표적인 저비용 구단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나란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자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구단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무국은 소규모 시장 구단도 꾸준히 우승에 도전하려면 샐러리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선수노조는 적은 돈으로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는데 무슨 샐러리캡이냐고 맞선다.
올해 월드시리즈는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밀워키와 탬파베이는 올 시즌 사치세 산정 기준 선수단 연봉총액 순위에서 각각 19위와 27위에 머문 대표적인 소규모 시장 저비용 구단이다. 선수단 연봉총액이 하위권에 속하는 두 구단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1991년 이후 35년 만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부자 구단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두 팀이 이룬 성과는 더욱 눈길을 끈다.
월드시리즈 진출 과정도 인상적이다.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최고 연봉 구단이자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LA 다저스를 4연승으로 제압했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부자 구단의 대명사 뉴욕 양키스를 3연승으로 압도했다. 거액의 선수단 연봉을 지출한 두 명문 구단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쓴 팀들에 밀려 탈락했다.
공교롭게도 MLB 노사는 현재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행 노사단체협약(CBA)이 오는 12월 1일 만료되는 가운데, 새로운 협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직장폐쇄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비용 구단 두 팀이 월드시리즈 무대를 차지하자 이번 결과가 노사협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맨프레드 “44년에 한 번으론 부족하다, 그래서 샐러리캡 필요”
샐러리캡은 야구계의 뜨거운 논쟁거리다(사진=Bing AI)그런데 MLB 사무국은 이번 월드시리즈를 오히려 샐러리캡 도입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삼고 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샐러리캡 도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맨프레드는 밀워키의 월드시리즈 진출 자체가 아니라 44년 공백에 초점을 맞췄다. 밀워키는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맨프레드는 "밀워키는 오랫동안 훌륭하게 운영된 구단이다. 그런데 월드시리즈에 다시 오기까지 40년이 넘게 걸렸다"며 "40년에 한 번씩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밀워키와 탬파베이의 성공은 이례적인 사례일 뿐, 자금력이 부족한 구단이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하려면 구단 사이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게 맨프레드의 논리다. 샐러리캡으로 부자 구단들의 지출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동시에 연봉총액하한제를 도입해 저비용 구단들의 지출을 늘리자는 주장이다.
맨프레드는 "경제적 차이가 경기 결과를 완벽하게 결정한다고 말한 사람은 없다"면서도 "자료를 보면 대규모 시장 구단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는 데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우위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해의 결과보다 지난 20년간의 성적을 살펴보면 구단의 경제력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다는 게 맨프레드의 논리다.
선수노조 “지금도 잘하는데 왜 선수 연봉을 제한하나”
연봉 상한제 도입을 둘러싼 MLB와 선수노조의 대립이 커지고 있다(사진=MLB.com)반면 브루스 마이어 MLB 선수노조(MLBPA)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맨프레드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밀워키와 탬파베이의 성공은 현행 제도에서도 경제력이 약한 구단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증거라는 게 선수노조의 주장이다.
마이어 직무대행은 "샐러리캡은 경쟁의 정반대다. 샐러리캡은 구단들에게 지나치게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제도"라며 "올해 포스트시즌 결과는 구단주들이 샐러리캡을 원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더욱 약화시켰다"고 반박했다.
선수노조가 가장 강력한 반박 근거로 제시한 구단 역시 밀워키다. 밀워키는 최근 2년 연속 MLB 전체 최고 성적을 거뒀고, 지난 9년간 무려 8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작은 시장을 기반으로 운영하면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이 샐러리캡 없이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선수노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거다.
마이어 직무대행은 구단주들이 경쟁 균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목적은 따로 있다면서 "구단주들이 샐러리캡을 원하는 진짜 이유는 이익을 더 많이 내고 구단 가치를 높이려는 데 있다"며 "나머지는 모두 위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부자 구단조차 일정 금액 이상을 선수 연봉에 쓸 수 없도록 제한해 선수들의 협상력과 수입을 억제하려는 의도라는 게 선수노조의 주장이다.
다만 선수노조는 저비용 구단의 성공이 '선수단에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이어 직무대행은 모든 구단이 "돈을 쓰지 않고도 우승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그런 방식으로 승리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저비용 구단도 우승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구단주들이 선수들에게 돈을 쓰지 않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누구 말이 맞나…통계로 살펴본 돈과 성적의 관계
밀워키 브루어스, 월드시리즈 진출(사진=중계방송 화면)이번 논쟁에서 양측이 같은 결과를 정반대로 해석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선수노조는 적은 예산으로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반면 MLB 사무국은 경제력이 약한 구단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느냐를 근거로 삼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이 24일 공개한 분석에서도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각각 나왔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MLB 30개 구단의 선수단 연봉총액과 정규시즌 승률을 분석한 결과, 연봉총액은 구단 간 승률 차이의 약 17.2%를 설명했다. 같은 기간의 누적 지출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설명력은 31%까지 올라갔다. 돈을 꾸준히 많이 쓴 구단이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단의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TV 시청자 규모와 지역 인구, 가구 소득 등을 반영한 시장 평가점수는 구단 간 승률 차이의 약 1%밖에 설명하지 못했다. 닐슨의 TV 시장 규모 순위를 기준으로 하면 이 수치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구단이 속한 도시의 경제적 규모와 실제 성적 사이에는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연봉총액의 영향이 더욱 제한적이었다. 개별 시즌의 연봉총액과 포스트시즌 승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규시즌 162경기에서는 선수층과 장기간의 전력 유지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양측 주장의 근거와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밀워키와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고 해서 돈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부자 구단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통계만으로 샐러리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다. 구단 간 연봉 격차를 줄이는 것과 실제로 더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MLB 사무국 모건 소드 수석부사장도 샐러리캡 도입이 소규모 구단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12월 직장폐쇄 위기…월드시리즈가 노사 갈등의 무대로
1패 뒤 1승을 올린 탬파베이(사진=탬파베이 레이스 SNS)MLB 노사의 대립은 결국 구단들이 선수 연봉에 얼마까지 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로 모인다. 사무국은 2027년부터 연봉총액 상한선 2억 4530만 달러와 하한선 1억 7120만 달러를 함께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선수노조는 1억 5000만 달러의 하한선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상한선 설정에는 반대한다. 구단들이 선수에게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해야지, 지출 자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2027시즌의 정상 개최까지 위협하고 있다. 현행 단체협약은 12월 1일 만료되지만 샐러리캡을 둘러싼 견해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존 협약을 연장하는 방안조차 논의되지 않은 가운데, 합의에 실패하면 12월부터 직장폐쇄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2027년 스프링 트레이닝과 정규시즌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엔 2027년 시즌이 통째로 사라질 지도 모른다.
현재까지는 양측 모두 조금도 물러설 뜻이 없다. 맨프레드는 샐러리캡 도입에 대해 "구단주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이어 직무대행은 "이런 일이 벌어질 필요는 전혀 없다. 구단주들이 선택한 결과"라며 직장폐쇄가 현실화되면 그 책임은 구단들에 있다고 맞섰다. 직장폐쇄와 공멸을 향해 질주하는 이 치킨게임에서 누가 먼저 브레이크를 밟을지 궁금하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