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 자이언츠 새 사령탑은 'NC 우승 감독' 이동욱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DB)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DB)

[더게이트]

롯데 자이언츠가 2027시즌을 앞두고 변화된 리더십으로 새 출발을 준비한다.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안겼던 이동욱 전 감독(52)이 롯데의 새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더게이트와 통화에서 "롯데가 이동욱 전 NC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 선임은 모기업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알려졌으며, 롯데와 이 전 감독은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최종 계약과 공식 발표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26시즌을 64승 3무 77패, 7위로 마감하며 2018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이룬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세 시즌 모두 7위에 그쳤다.

김 감독과의 3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롯데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복수의 국내 지도자를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했다. 고심 끝에 NC를 정상에 올려놓은 경험과 지도력을 갖춘 이동욱 전 감독을 최종 선택했다.

최근 이 전 감독이 류지현 감독의 한화 이글스행으로 공석이 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야구계에서는 롯데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롯데 출신 무명 선수에서 NC 창단 첫 우승 감독으로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이동욱 전 감독은 1974년 부산에서 태어난 롯데 출신이다. 동래고와 동아대를 졸업하고 199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에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2003년까지 7시즌 동안 143경기에서 타율 0.221, 5홈런, 26타점을 기록하고 현역에서 물러났다.

선수 시절은 무명에 가까웠으나 지도자로는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롯데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해 전력분석원을 거쳤고, 이후 LG 트윈스 수비코치로 일했다. 2011년 말 NC 창단과 함께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군 수비코치로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2018년에는 잔류군 코치를 맡았다.

2018년 10월에는 김경문 감독의 뒤를 이을 NC의 제2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 NC는 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과 결별한 데 이어 창단 첫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상황이었다. 유명 스타 출신이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안팎의 예상을 깨고 내부 코치였던 이동욱을 발탁했다.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9년 NC를 정규시즌 5위로 이끌며 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NC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안겼고, 2018년 최하위였던 팀을 2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우승 이후 여러 악재 속에 2022시즌 도중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 감독은 미국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벤치코치로 일했고, 이후 국내에서 야구 해설위원과 국가대표팀 수비코치, KBO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하며 현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데이터에 밝고 소통에 능한 지도자…'감독의 야구'보다 '팀의 야구'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롯데가 이동욱 전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승 경험만이 아니다. 이 전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프런트 및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 새로운 야구 이론과 분석 기법에 대한 이해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 세이버메트릭스가 지금처럼 보편화하기 전부터 수비효율(DER), UZR 등 다양한 분석 지표를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선수 지도에 활용했다.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에 근거해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코칭 방식으로 성과를 냈다. 구단의 분석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프런트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했던 NC도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감독으로서 보여준 리더십도 기존의 전통적인 사령탑과는 결이 달랐다. NC 우승 당시 이 감독은 사령탑 개인의 권위보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의 협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감독 개인이 돋보이기보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 야구를 추구했다는 평을 받는다.

투수 운용에서도 선발투수에게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맡기고 불펜의 역할을 세분화해 특정 투수에게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했다. 주전 야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백업 선수들에게 고른 출전 기회를 제공하는 운영도 이동욱 감독 체제의 특징이었다. 지난 3년간 카리스마형 감독 중심으로 성공을 맛보지 못한 롯데가 기존과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을 선택한 배경이다.

육성 시스템 강화하는 롯데, 시너지 기대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롯데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의 뼈대를 만드는 데는 성과를 거뒀다. 주전 포수와 유격수, 중심 타자가 자리를 잡았고 선발진도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2026시즌에는 선발투수 5명이 모두 규정이닝을 채우는 구단 역사상 최초 기록을 세웠다. 젊은 선수들이 팀 전력의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지난 3년간 외부 FA 영입 대신 기존 선수 육성과 시스템 강화에 집중한 롯데는 일본 구단과의 교류, 해외 전문 아카데미 파견, 퓨처스 퍼포먼스센터 운영 등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했다.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프런트와 현장의 협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2018년 NC가 추진했던 변화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프런트와의 협업에 능하고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이동욱 전 감독의 지도 방식은 롯데가 추구하는 구단 운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김태형 전 감독 체제에서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팀의 기초를 다진 롯데는, 이동욱 신임 감독 체제로 2027시즌 가을야구 진출과 강팀 구축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한다. 2027년, 롯데호는 새로운 선장과 함께 가을야구를 향한 항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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