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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위기의 LIV 골프(사진=LIV 골프 공식 홈페이지)[더게이트]
선수들에게는 미지급 계약금의 2%만 받으라고 해놓고 정작 경영진들에게는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출범한 LIV 골프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계약금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상대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26일(한국시간) 메이저대회 2승의 더스틴 존슨을 중심으로 LIV 골프 선수 10여 명이 PIF에 퇴직 보상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버바 왓슨과 토마스 데트리 등도 참여했다. 이들이 받지 못한 계약금 총액은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넘는다.
LIV 골프는 2022년 출범 당시 PIF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PIF가 지난 4월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존폐 기로에 섰고, 9월 8일 미국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PIF가 선수들에게 미지급 계약금의 2%만 합의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졌다. 계약금 100달러를 받을 권리가 있는 선수에게 단 2달러만 주겠다는 식이다.
선수 돈은 없다더니…CEO 혼자 90억원 보너스선수들의 분노를 키운 것은 파산 직전 경영진에게 지급된 거액의 보너스다. 디 애슬레틱이 공개한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LIV 골프는 파산 신청 전 11주 동안 임원 7명에게 1560만 달러(약 220억원)가 넘는 잔류 보너스를 지급했다. 지급 시기는 6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로, PIF가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한 이후였다.
특히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는 혼자 637만 5000달러(약 90억원)를 받았다. LIV 골프는 파산 신청 이전 1년 동안에도 경영진에게 1280만 달러가 넘는 보너스를 지급했다. 전임 CEO 그렉 노먼은 2025년 9월 합의금과 보너스로 940만 달러 이상을 받았고, 오닐 역시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450만 달러가 넘는 보너스를 수령했다.
회사 경영진은 거액을 챙겼는데 정작 선수들은 서명한 계약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다. LIV 골프의 파산 절차에서 확인된 최대 무담보 채권자 7명이 모두 선수이며, 상위 30명 가운데 14명도 선수다. 경영진에 대한 보너스 지급과 선수들의 계약금 미지급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LIV 골프는 재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파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선수들을 대리하는 데이비드 콘웰 변호사는 "선수들은 PIF의 거듭된 약속을 믿고 자신의 경력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한 약속을 신뢰한 만큼 LIV 골프의 사업 정리 과정에서 합리적인 퇴직 보상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리를 버렸다"…사우디 국부펀드 책임론선수들이 요구하는 것은 PIF의 책임 있는 계약 정리다. 콘웰은 "PIF는 LIV 골프 선수들이 버림받았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명예로운 사업 파트너였다"며 "전 세계 프로스포츠 리그와 선수노조는 PIF가 선수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PIF는 자신들이 LIV 골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지분 투자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디 애슬레틱은 PIF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PIF가 선수나 법률 대리인들과 협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LIV 골프 역시 미지급 계약금 문제를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퇴직 보상 갈등은 LIV 골프의 재출범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IV 골프는 새로운 투자자인 BC파트너스 크레디트와 함께 2027년 새 리그 출범을 추진 중이지만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욘 람과 티럴 해튼, 이언 폴터, 루이 우스트히즌 등이 잇따라 이탈을 선언하며 엑소더스가 시작된 상황이다. 존슨을 비롯해 집단행동에 나선 선수들도 현재 조건으로는 새 리그 참가 계약에 서명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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