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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정구범(사진=NC)[더게이트]
'제2의 구창모'로 기대를 모았던 특급 유망주가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난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던 왼손 투수 정구범이 은퇴를 결정했다. 프로 생활 7년 동안 1군에서 던진 경기는 단 6경기.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NC는 28일 정구범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정구범은 최근 구단과의 면담에서 지속적인 어깨 통증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NC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정구범을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정구범은 덕수고 시절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좌완 기대주였다. 2018년 청소년 국가대표로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였고, 3학년 때도 덕수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140km/h 중반대 속구에 뛰어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 다양한 변화구까지 갖춰 당시 고교 최고 수준의 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NC는 2019년 8월 열린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구범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계약금도 2차 지명으로는 최상급인 2억 5000만원이었다. 당시 한창 팀의 좌완 에이스로 성장한 구창모처럼, 정구범도 체계적인 육성을 거치면 정상급 좌완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2차 1순위의 기대, 어깨 통증에 가로막힌 성장
벌크업에 성공한 정구범(사진=NC)그러나 정구범의 프로 생활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입단 첫해는 투구보다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퓨처스리그 첫 등판도 7월에야 이뤄졌다. 이듬해에도 어깨 통증이 이어지면서 상당한 시간을 재활에 쏟았다.
돌파구는 미국에서 찾았다. 정구범은 2021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하며 재기를 준비했다. 왜소한 체격을 키우려고 식사량을 늘리고 근력 운동에 집중한 결과 체중을 17kg가량 불렸다. 몸 상태가 좋아지자 잃었던 자신감도 돌아왔다. 귀국 후인 2022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기다리던 1군 데뷔는 2022년 10월 7일 이뤄졌다. 정구범은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후 볼넷과 홈런을 내줬지만 최고 146km/h의 속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입단 후 약 3년 만에 밟은 1군 마운드, 모두가 기대한 제 2의 구창모가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코칭스태프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선발투수 후보로도 거론됐고, 빌드업을 거쳐 7월 29일 KT 위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까지 잡았다. 하지만 결과는 4.1이닝 6실점으로 아쉬웠고, 이후 8월 4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끝으로 다시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계속된 부상과 부진의 고리에 정구범은 군복무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2024년 1월 현역으로 입대,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2025년 7월 전역한 뒤에는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서기 위한 도전이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정구범은 2월 23일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청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이호준 NC 감독이 꼽은 5선발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군 복무를 마친 정구범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이번에도 다시 어깨가 말썽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재활과 보강 운동에 들어갔다. 이후 재활을 이어갔지만 차도가 없어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결국 더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정구범은 26세 젊은 나이에 은퇴를 택했다. 1군 통산 성적은 6경기 14이닝 1패, 평균자책 8.36로 '제 2의 구창모'란 평가나 지명 당시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성적표만 남기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강인권 전 감독 아들 강태경 등 5명도 NC 떠난다
강태경과 강인권 감독대행(사진=NC)한편 NC는 이날 정구범의 은퇴와 함께 선수 5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투수 강태경과 노재원, 내야수 장창훈, 외야수 박영빈과 양가온솔이 대상이다.
강태경은 강인권 전 NC 감독의 아들로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NC에 지명됐다. 2021년 8월 15일 한화 이글스와의 1군 데뷔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기대를 모았다. 당시 NC 수석코치였던 아버지 강인권 코치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아들을 교체했고, 부자가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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