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벌써 한국시리즈 ‘0차전’…8천 관중에 응원단·비트배트까지, KT 평가전 3연승으로 출전 준비 완료
소형준(사진=KT)소형준(사진=KT)

[더게이트=수원]

광주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싸우는 동안, 수원에서는 한발 먼저 한국시리즈가 시작됐다.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3세 이하(U-23)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얘기다. 승패에 의미가 없는 연습경기였지만 무려 7946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고 응원단과 앰프, 응원가는 물론 관중석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응원봉 '비트배트'까지 등장했다. 열기만큼은 한국시리즈 '0차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KT는 이날 U-23 대표팀을 11대 2로 크게 이겼다. 27일 상무야구단을 7대 0, 28일 U-23 대표팀을 8대 2로 꺾은 데 이어 평가전 3전 전승이다. 타선은 14안타와 볼넷 7개를 묶어 11점을 뽑았고, 선발 소형준도 5이닝 2실점으로 최종 실전 점검을 마쳤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는 세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출전 준비를 마무리했다.

이날 수원케이티위즈파크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출입구마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중이 길게 줄을 섰다. 홈팀 1루 쪽 관중석은 일찌감치 가득 찼고, 한발 늦은 팬들은 3루 쪽에 자리를 잡았다. 4층을 제외한 내야 관중석이 거의 꽉 찼다. 쌀쌀한 날씨 속 평일 평가전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1600명에서 7946명으로…응원단·비트배트까지 총출동소형준(사진=KT)소형준(사진=KT)

3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를 향한 KT 팬들의 뜨거운 관심은 사전 예매에서부터 드러났다. 구단이 자체 예매 시스템으로 관중을 모집하자 약 8000명이 표를 예약했다. 실제 입장 관중은 7946명. 이틀 전인 28일 평가전을 찾은 1600명의 약 5배다.

처음부터 평가전 분위기가 이렇게 뜨거웠던 건 아니다. 27일 상무와의 첫 평가전은 관중 없이 치러졌다. 텅 빈 관중석 앞에서 응원 없이 경기를 하다 보니 선수들 사이에서 텐션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왔고,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실전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28일 평가전을 팬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바로 전날 내린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는데도 160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30일 마지막 평가전에는 아예 관중을 미리 모집하고 응원단까지 총동원했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응원석에 자리했고, 대형 앰프에서는 선수별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팬들은 정규시즌 경기 때처럼 노래를 따라 부르고 율동을 맞췄다. 관중들이 손에 든 비트배트는 중앙 제어 시스템과 연동해 경기 상황에 따라 색깔을 바꾸면서 관중석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선수들뿐 아니라 응원단과 팬들도 함께 한국시리즈 예행연습을 치른 셈이다.

이날 경기 운영도 앞선 평가전보다는 좀 더 실전에 가까웠다. 28일 경기에서는 KT 투수들이 U-23 대표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특정 타자가 매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는 등 실전 감각을 고려한 변칙 운영이 이뤄졌다. 반면 이날은 타순을 9명이 아닌 12명으로 구성한 것을 빼면 거의 일반 경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KT 타선은 1회부터 대표팀 선발 박준성을 공략했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안타로 출루해 찬스를 마련했고 안현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에는 허경민의 안타와 조대현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류현인의 2루수 땅볼로 한 점을 보탰다. 이어 장준원이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4대 0으로 달아났다.

3회에도 공세는 계속됐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날렸고, 1사 후 안현민이 볼넷을 골랐다. 이어 샘 힐리어드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한 점을 추가했다. 힐리어드의 유격수 땅볼 때도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6대 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KT는 4회 1사 만루에서 류현인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고, 5회에도 한 점을 보탰다. 7회에는 김민혁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두 점을 더했고, 8회 장성우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최원준과 장준원, 김민혁 등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11대 2 대승을 완성했다.

소형준 5이닝 2실점, 최고 147km/h…“안 되던 공 감 잡는 데 집중”야구장을 찾은 KT 팬들(사진=KT)야구장을 찾은 KT 팬들(사진=KT)

타자들이 11점을 뽑는 동안 선발 소형준도 5이닝 7피안타 무4사구 2실점으로 실전 점검을 마쳤다. 소형준은 첫 3이닝 동안 안타 하나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막았다. 4회 선두타자 안타와 어준서의 2점 홈런으로 첫 점수를 내줬고, 이후 연속 안타로 위기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안타 2개를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소형준은 이날 총 81개의 공을 던졌다.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40구로 가장 많았고, 최고 속도는 147km/h를 기록했다. 커터와 체인지업을 각각 16개, 스위퍼 5개, 커브 4개를 섞어 던졌다. 다양한 구종을 점검하면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했다.

경기 후 소형준은 “오랜만에 던져서 몸이 좀 둔한 느낌이 있었다”면서도 “(28일 선발) 고영표 형도 던지고 나니까 몸이 좀 좋아졌다고 하더라.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시리즈 잘 준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경기 소감을 남겼다.

소형준은 “홈런도 맞고 안타도 많이 맞았다”고 멋쩍은 듯 웃으면서도 “타자를 잡으려고 투구했다기보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 마운드에서 잘 안 됐던 공의 감을 잡기 위해 투구했다. 좌타자 상대할 때 신경써서 던지려고 했다”고 이날 자신의 피칭을 자평했다.

소형준이 내려간 뒤엔 불펜 투수들이 골고루 올라와 컨디션을 점검했다. 6회에는 오원석이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사 후 스기모토 코우키가 등판해 아웃 하나를 잡았다. 7회에는 전용주가 0.2이닝을 던진 뒤 손동현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8회 손동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자 김정운이 나머지 두 개를 처리했다. 9회에는 마무리 박영현이 올라와 경기를 끝냈다.

KT는 정규시즌 1위 확정 이후 자체 훈련과 평가전을 병행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해 왔다. 이번 주부터는 합숙 훈련에도 들어갔다. 세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7946명의 관중 앞에서 실전과 다름없는 분위기도 경험했다.

소형준은 “아직은 느낌이 아무렇지도 않다”면서도 “이제 1차전이 막상 시작하면 긴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큰 무대를 앞둔 심정을 이야기했다. KT 선수들도, 팬들도 이미 연습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한국시리즈 1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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