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스포츠도 '사치세' 물린다? 선수 몸값에 수백억 쏟는 대학들 쩐의 전쟁...SEC가 꺼낸 규제 카드
미국 대학스포츠에 사치세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미국 대학스포츠에 사치세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더게이트]

미국 대학스포츠에도 '사치세'가 등장한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나 볼 법한 제도를 대학스포츠에 들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선수 영입과 보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대학들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미국 대학스포츠 최대 콘퍼런스인 동남부콘퍼런스(SEC)가 선수 지급액이 정해진 상한선을 넘는 회원 대학에 사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학 체육부장과 총장, 법률 책임자로 구성된 실무그룹이 최근 몇 주 동안 논의를 이어왔고, 조만간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있다.

SEC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는 대학 미식축구 조기 선수 등록 기간 이전에 제도를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체적인 세율까지 이미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단계다.

사치세 부과 기준은 지난해 NCAA(전미대학체육협회)와 대학들이 이른바 '하우스 소송'에서 합의한 선수 수익 배분 상한액이다. 이 합의로 대학들은 학교 수익 일부를 선수에게 직접 나눠줄 수 있게 됐다. 다만 무제한으로 지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6~2027학년도 상한액은 2130만 달러(약 309억원)이며, 2027~2028학년도에는 약 2220만 달러(약 322억원)로 올라간다.

2130만 달러 넘게 쓰면 사치세…돈 경쟁에 제동

SEC가 검토하는 방식은 지출 초과액이 커질수록 세율도 높아지는 누진형 사치세다. ESPN에 따르면 상한액보다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원)를 더 쓴 대학에는 1%, 300만 달러(약 43억 5000만원)를 초과한 대학에는 3%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구체적인 산정 방식과 세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EC가 사치세를 꺼내 든 목적은 돈을 많이 쓰는 대학을 처벌하는 데만 있지 않다. 오히려 각 대학이 선수에게 실제로 얼마를 지급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 대학스포츠에서는 NIL(이름, 이미지, 초상권) 제도에 따라 선수가 자신의 이름과 초상권 등을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학교가 직접 지급하는 수익 배분금 외에 외부 후원자나 제3자 업체를 통한 계약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복잡한 구조 탓에 대학들이 경쟁 학교의 실제 선수 관련 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SEC 내부에서는 사치세율을 지나치게 높게 잡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SPN이 인터뷰한 한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벌금을 가능한 한 낮게 설정하길 원한다. 차라리 직접 벌금을 내고 지출을 신고하도록 만들어 모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편법을 쓰지 않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금은 서로 얼마를 쓰는지 알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전체 자료를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없으니 에이전트들이 얼마든지 우리를 상대로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다. 정보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 지출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MLB 사치세와는 다르다…걷은 돈 어디에 쓰나

SEC가 구상하는 제도는 MLB 사치세와도 차이가 있다. MLB는 고액 연봉 구단에서 걷은 사치세 일부를 수익이 적은 스몰마켓 구단 등에 재분배한다. 하지만 SEC는 이런 수익 재분배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치세 수입의 사용처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SPN에 따르면 일부는 하우스 소송 원고 측 변호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대학 선수의 NIL 계약과 수익 배분, 선수단 인원 제한을 감독하는 대학스포츠위원회(CSC)의 운영 자금으로 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졸업한 선수들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금을 만드는 방안도 후보에 올라 있다. 일단 사치세를 걷는 데는 대체로 대학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세율과 사용처를 둘러싼 세부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대학스포츠 '쩐의 전쟁'에 제동을 거는 곳은 SEC만이 아니다. 또 다른 주요 콘퍼런스인 빅텐(Big Ten)은 지난달 대학의 제3자 NIL 계약 관여를 제한하는 자체 규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학스포츠보호법(PCSA) 시행에 대비한 조치다.

PCSA는 대학이 선수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을 지금보다 2750만 달러(약 399억원)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빅텐은 이 법안과 하우스 합의에 따른 지급액을 합쳐 대학별 선수 관련 지출을 약 4900만 달러(약 711억원)로 묶는 체계를 마련했다. 위반 대학에는 단계적인 금전 제재와 추가 징계를 부과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PCSA의 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진 게 변수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