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트리
수노, 엘비스 측·에미넴 출판사에 잇단 피소…51쪽 소장에 ELVIS법 위반 주장

스포츠춘추
KT가 충격적인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사진=KT)[더게이트]
37대 17.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가 치른 2026 한국시리즈 5경기의 총득점이다. 득실차는 무려 20점. 역대 4번째 정규시즌 90승에 빛나는 최강팀 KT가 한국시리즈에서 믿기 어려울 만큼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삼성에 압도당했다. 역대 정규시즌 1위 팀의 피업셋 사례 가운데서도 가장 충격적인 패배 중 하나다.
KT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1대 12로 대패했다. 1차전 승리 뒤 내리 4경기를 내준 KT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2021년 이후 5년 만의 통합 우승을 노렸지만 정규시즌 2위 삼성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면서 KBO리그 역사상 6번째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우승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일까. KT는 1차전 6회까지 8대 0으로 앞서가면서 압도적인 전력차를 과시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7회와 8회 7점을 내주며 추격당한 끝에 8대 7로 간신히 이겼다. 이후 2~5차전 4경기에서 타자들은 9점을 내는데 그쳤고, 투수진은 30실점을 허용했다. 1차전 7회부터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로 범위를 설정하면 KT는 9득점, 삼성은 37득점으로 무려 28점 차이다.
8대 0으로 앞서던 순간부터…37실점 9득점의 몰락
소형준(사진=KT)KT의 정규시즌을 보고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이나 했을까. 그만큼 2026시즌 KT는 압도적인 강팀이었다. 90승 5무 49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후반기에는 43승 4무 14패, 승률 0.754로 독주했고 창단 최다인 10연승도 달렸다. 팀 타율이 0.286으로 리그 1위, 팀 평균자책 4.14로 2위를 기록하며 가장 균형잡힌 전력을 자랑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여건도 모두 KT에 유리했다.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며 체력이 방전된 상태였다.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빠졌고, 주장 구자욱과 주전 포수 강민호도 몸 상태가 정상과 거리가 멀었다. 반면 KT는 충분히 쉬며 시리즈를 준비했다. 시리즈 준비 기간 '우주의 기운이 KT로 향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우승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1차전 중반까지는 예상대로였다. KT는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대 0까지 멀리 달아났다. 그러나 7회부터 로건 앨런을 비롯한 불펜이 흔들리며 7·8회에만 7점을 내줬고 겨우겨우 진땀승을 거뒀다. KT 불펜진 공략에 성공한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차전을 내주고도 회심의 미소와 함께 자신감을 드러냈다.
2차전부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KT는 홈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2대 3으로 졌다. 선발 고영표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숱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연장 12회 2루수 오윤석의 1루 송구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줬다. 2승 무패로 시리즈 우위를 굳힐 기회를 놓친 KT는 1승 1패 반타작에 그친 채 대구에 내려갔다.
3차전에서 KT는 1대 5 완패를 당했다. KT 투수들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의식한 듯 공격적으로 승부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삼성에 강했던 소형준은 2회까지 볼넷 5개를 내주며 4실점하는 전혀 소형준답지 않은 피칭을 했다. KT 타선은 삼성보다 많은 7안타를 치고도 1점에 그쳤다.
4차전은 아예 1회부터 무너졌다. 선발 로건이 1회말에만 6점을 내줬다. 우익수 안현민이 김도환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장면도 나왔다. KT 투수진은 4사구 12개로 한국시리즈 한 경기 한 팀 최다 불명예 기록을 새로 썼다.
최후의 5차전도 12대 1 참패…투수 무너지고 수비도 흔들
KT가 충격적인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사진=KT)벼랑 끝에서 맞은 5차전에서 KT는 1차전 승리투수 대니엘을 나흘 휴식 후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 3회초 장진혁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며 반격의 서막을 알리는 듯 했지만, 3회말 곧바로 3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대니엘은 3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회말에는 수비까지 와르르 무너졌다. 2차전에서 호투한 고영표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유격수 권동진의 실책 2개가 나왔다. 삼성은 최형우, 김영웅, 이재현의 연속 적시타에 상대 실책과 폭투를 묶어 5회에만 8점을 뽑았다. 순식간에 10점차로 벌어진 가운데, 6회부터 페덱이 마운드에 올라와 KT의 전의를 꺾었다.
KT 타선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4안타 1득점에 그쳤다. 삼성 선발 원태인에게 5이닝 동안 1점을 뽑은 게 전부였고, 사흘 쉬고 올라온 페덱 상대로 4이닝 퍼펙트를 당했다. 시리즈 5경기 가운데 KT가 3점 이상 낸 경기는 1차전과 4차전뿐. 2·3·5차전 세 경기에서 도합 4점에 그치면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11년 전 삼성이 당한 득실차 ‘-20’ 굴욕…이번엔 KT가 떠안았다
KT가 충격적인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사진=KT)한국시리즈 득실차 20점은 두산 베어스가 우승한 2015년과 함께 역대 최다에 해당한다. 당시 두산은 5경기에서 36점을 뽑으면서 단 16점만 내줬다. 그때 두산에 무너진 팀이 정규시즌 1위 삼성이었다. 11년 전 1승 4패, 득실차 -20으로 무너졌던 삼성이 이번에는 똑같은 결과를 정규시즌 1위 KT에 안겼다.
이 부문 역대 2위는 득실차 19점으로 총 세 차례 나왔다. 1990년 LG 트윈스가 삼성을 상대로 25대 6, 1998년 현대 유니콘스가 LG에 34대 15, 2005년 삼성이 두산에 24대 5로 이겼는데, KT는 이 팀들보다도 큰 득실차로 졌다. 정규시즌 90승을 거둔 압도적 1위 팀이 모든 면에서 유리한 조건 속에 받아 든 결과라 더 뼈아프다.
물론 주축 타자들의 부상 악재가 있긴 했다. '200안타' 타자 최원준은 2차전 수비 도중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고, 허경민도 가슴 부위 담 증세로 3차전에 결장했다. 김현수와 김상수도 시리즈 기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다만 부상을 핑계로 삼기는 어렵다. 삼성은 구자욱과 강민호가 부상을 안고 뛰었고, 마무리 김재윤 없이 시리즈를 치렀다. 그런데도 삼성 주축 타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투혼을 발휘했다. 외국인 투수 페덱은 14일 동안 네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시리즈에 임하는 자세와 우승을 향한 열망이 삼성이 더 강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번 패배로 KT는 정규시즌 90승 이상을 거두고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앞서 2018년 두산이 정규시즌 93승을 거두고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2승 4패로 진 이후 8년 만이다. KT가 이 충격과 후유증을 딛고 내년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 어느 때보다 긴 겨울이 될 것 같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