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트리
모임만 다녀오면 기가 빨린다면…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스포츠춘추
PGA 투어는 LIV 골프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을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방침이다.[더게이트]
'돌아온 탕아'들을 미 프로골프(PGA) 투어는 당장 받아줄 생각이 없다. 경쟁 리그 LIV 골프가 출범 5년 만에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PGA 투어는 이탈 선수들의 복귀 여부를 내년 1월 이후에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PGA 투어가 LIV 골프의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1월까지 선수들의 복귀 방안에 관해 공식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PGA 투어 경영진의 내부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한 내용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PGA 투어는 스타 선수들의 복귀가 가져올 단기적인 상업적 효과보다 투어의 장기적인 이익을 우선할 방침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당장 불러모으는 것보다 기존 회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투어 규정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LIV 골프는 지난 5일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 심리에서 회생 계획을 포기하고 자산 청산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자금 지원을 끊은 데 이어 새 투자자로 나섰던 BC파트너스마저 3억 달러(4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철회한 결과다. 남자 프로골프를 두쪽낸 경쟁 체제는 막을 내렸지만, LIV 골프 선수들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계약 관계부터 정리해"…PGA 투어의 복귀 조건PGA 투어가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은 LIV 골프와의 계약 관계 정리다. 리그가 문을 닫더라도 선수들의 기존 계약상 의무까지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PGA 투어는 LIV 골프와의 계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한 선수만 복귀 논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법적 분쟁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다. 파산 절차 과정에서 선수 계약과 관련한 권리나 의무가 남아 있으면 PGA 투어까지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LIV 골프의 청산 담당자들은 내년 1월까지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법적 절차가 길어지면 PGA 투어의 복귀 결정도 늦어진다. 리그는 사라졌는데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처지다.
복귀 자격도 걸림돌이다. PGA 투어는 원칙적으로 LIV 골프에서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를 기준으로 1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적용한다. 기존 규정을 적용하면 욘 람과 티럴 해턴 등은 2027년 8월 24일부터 복귀 자격을 얻는다. 징계가 끝나도 투어 회원 자격과 대회 출전권은 따로 확보해야 한다.
PGA 투어는 올해 초 LIV 골프 선수들에게 한 차례 특별 복귀 기회를 준 적이 있다. 당시 브룩스 켑카를 비롯해 람, 브라이슨 디섐보, 캐머런 스미스 등 정상급 선수들에게 한시적인 복귀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인 선수는 켑카뿐이었다.
켑카는 LIV 골프와의 계약 관계를 정리한 뒤 PGA 투어로 돌아왔다. 대신 500만 달러(72억 5000만원)의 자선 기부와 향후 투어 지분 권리 일부 포기 등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주요 특급 대회 출전권도 스스로 확보해야 했다.
제안을 거절한 람과 디섐보, 스미스가 계속 LIV 골프에 남아 있는 사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손을 뗐고, 리그는 완전히 문을 닫았다. 그러나 PGA 투어는 켑카에게 적용했던 특별 복귀 프로그램을 다시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람은 최근 켑카와 같은 수준의 제재를 받아들이고 PGA 투어에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조건의 제안이 다시 올 가능성에는 람 자신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람은 우선 2027시즌 유럽 DP월드투어에서 뛸 계획이다. 디섐보도 PGA 투어 복귀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규칙은 집행될 때만 의미 있다"…PGA 투어의 원칙론브라이언 롤랩 PGA 투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에서 LIV 골프 선수들의 복귀 문제를 두고 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롤랩은 "PGA 투어는 회원 조직이다. 우리에게는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은 여러 이유로 존재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은 집행될 때만 의미가 있다. 책임과 징계는 모든 조직에 필수적이며, 특히 규칙과 정직성을 중시하는 골프와 투어의 신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회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할 부분이다. LIV 골프가 거액의 계약금으로 선수들을 빼가던 시절에도 PGA 투어에 남았던 선수들이 있다. 이탈했다 돌아오는 선수들에게 특별 대우를 하면 기존 회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의 대회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람과 디섐보 같은 스타들이 복귀하면 흥행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LIV 골프 출범 이후 정상급 선수들이 서로 다른 투어에서 뛰면서 팬들은 4대 메이저대회가 아니면 최고 선수들의 맞대결을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PGA 투어는 당장의 흥행을 위해 기존 규정을 바꿀 생각은 없다. LIV 골프의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1월 이후에야 복귀 방안에 관한 공식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