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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기자와 정원호 서울시장 후보, 김인식 전 감독(사진=더게이트 DB)[더게이트=잠실]
"한 번 잘못 만들면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고척돔의 아쉬움을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잠실야구장의 전면 신축을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정의 대표적 실책으로 꼽히는 고척스카이돔 사례를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 전문가와 팬들의 목소리를 담아 일본 도쿄돔을 뛰어넘는 서울의 핵심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원오 후보는 어린이날인 5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잠실 더비'를 앞둔 야구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박동희 더게이트 대표기자와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유력 시장 후보의 등장에 야구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정원오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며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스포츠 행정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동희 대표기자와 정원호 서울시장 후보, 김인식 전 감독(사진=더게이트 DB)
'부속물 전락' 경계…제2의 고척돔 막는다
대화의 중심은 단연 잠실야구장 신축안이었다. 1982년 문을 연 잠실야구장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된다. 2031년 완공을 목표로 3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야구계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좌석 증가 폭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공사 기간 4년 동안 사용할 임시 구장의 수용 인원이 현재의 75% 수준인 1만 8000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우려는 야구장의 정체성이다. MICE 복합단지의 '앵커 시설'로 설계된 구조 탓에 야구장이 컨벤션과 상업시설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점을 지적한 정 후보는 좁은 좌석과 비효율적 동선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고척돔의 전철을 설계 단계부터 차단할 생각이다. 대신 정원오 후보는 야구장 본연의 기능과 시민들의 추억을 녹여 스토리가 살아있는 문화 명소를 만들겠다고강조했다.
실행 전략도 '현장 중심'에 방점을 찍었다. 정원오 후보는 "야구인과 전문가의 의견을 설계와 시공에 제대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성동구청장 시절 야구·축구 전용구장을 조성하며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던 경험을 서울시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완공 시점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수용 인원을 확대할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인식 전 감독은 "일본 삿포로 돔처럼 눈과 비 등 기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경기 취소를 막고 팬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추가 돔구장이 서울에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좋은 인프라가 선수 기량 향상과 야구 저변 확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한 김 감독은 실제 경기 운영에 최적화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공공성 문제는 박동희 대표기자가 화두로 던졌다. 신축 과정에서 팬과 시민의 의견이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부지 개발에 따른 특혜 논란을 경계하고 예산 확보와 기업 유치 계획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 따져야 한다고 짚었다. 개발 이익이 특정 집단이 아닌 시민 전체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도 강조했다.
성동구청장 출신의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정원오 전 청장 페이스북 캡처)
데이터와 직관의 조화
이날 간담회의 백미는 어린이 팬과의 대화였다. 야구팬 김동이 군이 "어떤 시장이 되겠느냐"고 묻자, 정원오 후보는 "데이터에 기반해 꼼꼼히 행정하되, 결정적인 순간엔 김인식 감독처럼 직관적인 결단도 내리겠다"고 답했다. 야구도 행정도 숫자만으로는 안 되지만, 숫자 없이 감으로만 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정 후보의 소신이다.
김인식 전 감독도 "야구는 감독의 경험과 감각, 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잘 작동해야 좋은 경기가 이뤄진다"며 데이터와 직관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시정을 당부했다. 정원오 후보는 스스로를 '포수'에 비유했다. 투수의 공을 듬직하게 받아내는 포수처럼,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잘 받아내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약속이다.
이외에도 정 후보는 목동야구장과 리틀야구장 등 기존 시설의 효율적 리모델링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어린이날에 맞춰 발표한 아동 관련 공약도 눈길을 끈다. 24시간 소아진료체계 구축과 동북권 시립 어린이 전문병원 재추진 등이 담겼다. 스포츠 행정과 민생 복지를 하나로 묶어 서울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정원오 후보의 행보에 야구계와 시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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