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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더게이트]
국내 은행들이 채권시장에서 불어온 삭풍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채권 손실이 은행 순이익을 끌어내린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하면 건전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이 입은 유가증권 평가 손실은 1조800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금감원이 전날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은행 당기순이익은 젼년 동기(6조9000억원) 대비 3.9% 감소한 6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60bp 급등…비이자이익 타격
(자료=금융감독원 제공)본업 경쟁력은 여전히 탄탄했다. 이자이익은 15조8000억원으로 1년 전(14조9000억원)보다 1조원(6.4%) 증가했다. 대출 채권 등 이자수익 자산은 3556조원으로 1년 새 4.8% 늘었고 순이자마진(NIM)도 1.56%로 0.03%포인트 올랐다. 정부가 포용·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며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등 '이자 장사'에 경고를 보내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수익성 감소는 비이자 부문에서 촉발됐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원) 대비 35.6% 급감했다. 그중에서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년 전 2조4000억원 흑자에서 1조2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불과 1년 만에 4조원 가까운 돈이 증발한 것이다. 1조8000억원의 유가증권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게 결정적이었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대부분은 주식이 아니라 채권이다. 국채·금융채·회사채·특수채·주택저당증권(MBS) 등이 주를 이룬다. 실제 은행 유가증권 포트폴리오에서 국공채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낮은 이율로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하락한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충격도 크다. 채권 금리 급등은 은행이 대규모로 쌓아둔 채권 포트폴리오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채권시장 흐름은 여전히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51%에서 3.557%로 60.6bp(1bp=0.01%포인트)나 뛰었다. 지난 4~5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3.7%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장중 3.766%까지 치솟았다. 10년물은 4% 안팎까지 올라섰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소멸하고 국채 공급 부담과 글로벌 금리 상승 추세가 더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2분기 유가증권 관련 손실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도 커졌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다시금 회자된다. SVB는 저금리 시절 대규모로 매입한 장기 국채가 금리 급등으로 대규모 평가 손실을 기록했고, 이것이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져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을 촉발했다. 국내 은행의 상황을 SVB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금리 상승→채권 평가 손실→자본·유동성 압박'이라는 메커니즘 자체는 유사해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 손실은 '회계상 숫자'…장기화 땐 달라져
(자료=금융감독원 제공)다만 이번 손실을 즉각적인 위기로 읽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 유가증권 평가 손실은 기본적으로 회계상 평가 손실이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이자수익을 온전히 챙기면서 원금도 회수할 수 있다. 당장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기타 포괄손익(OCI) 항목을 통해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낮아지면 주주 환원 여력도 제한된다. 은행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할 경우 평가 손실이 실현 손실로 굳어질 수도 있다.
금감원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고서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임을 감안해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본 완충력 강화를 선제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이자이익이 견조한 가운데서도 채권 금리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현상은 다른 지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 자산 순이익률(ROA)은 0.64%로 전년 동기(0.71%)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 순이익률(ROE) 역시 8.68%로 전년(9.57%) 대비 0.89%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수익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보유 채권 포트폴리오가 금리 변동성에 직접 노출된 이상 채권시장 움직임이 실적 관리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 은행이 오랜 기간 저금리 환경에서 쌓아온 채권 자산이 고금리 전환기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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