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만큼 달라” 들고 일어난 카카오 노조…수익성 늪 빠진 카카오 ‘AI 상생’ 시험대 [더게이트 포커스]
카카오 판교 사옥(사진=카카오)카카오 판교 사옥(사진=카카오)

[더게이트]

카카오 노조가 SK하이닉스 사례를 거론하며 영업이익 기반의 성과급 확대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 본격화로 막대한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익성 불확실성과 주가 부진까지 겹친 카카오가 ‘미래 투자’와 ‘현재 보상’ 사이의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9일 2026년 임금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노조 요구안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약 13~1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사례가 IT·플랫폼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4400억원 규모다. 업계 추산대로 노조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직원 1인당 성과급은 1500만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초거대 AI 투자 확대와 조직 재편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내부의 긴장감도 동시에 높아지는 모습이다.

하이닉스처럼…IT업계까지 번진 성과급 전쟁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지난해 8월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진행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 모습(사진=카카오 크루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지난해 8월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진행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 모습(사진=카카오 크루유니언)

이번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IT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성과 배분 논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AI 반도체 호황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체계를 제시한 뒤 타 IT 기업 내부에서도 실적 공유 확대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의 현실은 SK하이닉스와 다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폭발적인 수익성을 기록 중인 반면, 카카오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압박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동시에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카카오는 최근 AI 에이전트와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수익화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광고와 커머스 중심의 기존 수익 구조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AI 투자 늘어나는데, “미래 안 보인다” 관측 팽배

정신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정신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4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AI 서비스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여부에 대한 의문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당연지사. 광고 사업 회복과 AI 에이전트 수익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투자 비용 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결국 카카오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성과급 확대 요구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분사 1년 만에 매각 진행하는 AXZ도 논란거리

포털 다음 로고(사진=카카오)포털 다음 로고(사진=카카오)

최근 이어진 조직 개편 논란도 이번 노사 갈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3일 포털 다음 운영 법인인 AXZ의 매각 추진과 관련해 회사 측에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원 고용 승계와 처우 보장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1월 AXZ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승인한 바 있다.

이후 카카오는 지난해 3월 다음 사업 조직인 콘텐츠CIC 분사를 추진했고, 이후 별도 법인인 AXZ를 설립해 관련 조직과 인력을 이관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노조는 “당시 회사가 단기 재무 개선이나 매각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분사 1년도 지나지 않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노사 갈등의 본질은 단순한 보상 규모를 넘어 AI 시대 기업의 투자 방향과 성과 배분 기준, 그리고 고용 안정성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I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변곡점에서 기업과 직원이 성과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갈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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