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황금알’이었는데…독일 DH, 배민 매각 나선 진짜 이유 [더게이트 포커스]
DH, 빅테크 기업에 ‘배민 매각’ 티저레터 발송(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DH, 빅테크 기업에 ‘배민 매각’ 티저레터 발송(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더게이트]

독일 배달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한때 글로벌 배달 플랫폼 확장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던 배민이 이제는 DH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 카드로 올라오면서 배달 플랫폼 산업이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DH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뒤 국내외 기업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티저레터는 본입찰 전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거래 개요를 설명하는 일종의 사전 투자안내서를 말한다.

현재 네이버를 비롯해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 글로벌 차량 호출·배달플랫폼 우버 등이 해당 티저레터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략적 투자자 중심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4.8조에 샀는데 8조 기대…돈 때문에 매각?

DH가 소유한 아시아 플랫폼(사진=DH 홈페이지 캡처)DH가 소유한 아시아 플랫폼(사진=DH 홈페이지 캡처)

DH가 이번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우선 거론된다. DH는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 지분 약 88%를 36억유로(당시 약 4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당시만 해도 글로벌 배달앱 시장은 코로나19 특수와 비대면 소비 확산을 기반으로 고성장 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고금리와 소비 둔화, 경쟁 심화로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프리미엄이 약해졌고,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가 강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자산 재편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DH는 최근 대만 푸드판다 사업부를 싱가포르 기반 플랫폼 기업 그랩에 매각하는 등 자산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H의 부채 규모는 약 61억 유로 수준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배민 역시 이러한 유동성 확보 전략의 연장선상에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DH는 이번 거래에서 약 8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배민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는 평가는 나오지만 성장성이 둔화된 작금의 상황에서 몸값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돈벌이는 되지만 성장성은 글쎄

배달의민족 대표 이미지(사진=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이미지(사진=우아한형제들)

배민의 가장 큰 강점은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 내 압도적인 점유율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에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여전히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은 2023년 6998억원, 2024년 6408억원, 2025년 5928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플랫폼 수수료 논란과 라이더 비용 부담,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등이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배달 플랫폼 산업은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 산업으로 평가받기 어려워졌다. 배달앱이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과 비용 효율화 경쟁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아직도 돈을 버는 플랫폼이지만 과거처럼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인정받기는 어려운 구조로 바뀐 게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버·네이버·알리까지 거론…플랫폼 재편 신호탄 될까

우아한형제들 본사 전경(사진=우아한형제들)우아한형제들 본사 전경(사진=우아한형제들)

앞서 언급했듯, 후보군의 면면은 화려하다. 이 중 우버는 과거 DH와 아시아 사업 재편 논의를 진행했던 만큼 다시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 재진입 시 경쟁 제한 이슈와 공정거래 규제 부담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네이버 역시 커머스·예약·멤버십 사업과의 시너지 가능성이 거론되나, 8조원에 달하는 몸값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알리바바로서는 한국 플랫폼 시장 특유의 규제와 경쟁 환경, 정치적 부담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분명한 점은 이번 매각 추진이 단순한 경영권 거래를 넘어 글로벌 배달 플랫폼 산업의 구조 변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배민 매각전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 배달 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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