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에 부산 이전·나무호 피격까지…HMM, ‘겹악재’ 뚫을 타개책은? [더게이트 포커스]
지난 3월 24일 HMM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된 ‘HMM 50주년 기념식’에서 최원혁 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HMM)지난 3월 24일 HMM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된 ‘HMM 50주년 기념식’에서 최원혁 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HMM)

[더게이트]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기록적인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글로벌 운임 하락과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본사 부산 이전이라는 내부적 진통까지 겹치며, HMM의 향후 경영 로드맵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HMM 소속 컨테이너선 ‘나무호’ 피격 사건은 해운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순한 우려를 넘어 실체적인 경영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HMM이 고유가와 저운임이라는 이중고를 뚫고 어떠한 타개책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배는 늘렸는데 화물이 없다…‘공급 과잉’의 늪

HMM 2025년 1분기·2026년 1분기 실적 비표(사진=HMM)HMM 2025년 1분기·2026년 1분기 실적 비표(사진=HMM)

HMM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187억원, 영업이익 26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직격탄은 컨테이너 부문이었다. 1분기 컨테이너 부문 영업이익은 1852억원으로 지난해(5782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해운 시장의 공급 과잉이다. HMM은 선복량을 전년 대비 14.2% 늘렸으나, 늘어난 배를 채울 화물 수요 증가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수송량은 9.7% 증가에 그치며 적재율이 악화됐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시기 공격적으로 발주된 신규 선박들이 시장에 본격 투입되면서 운임 약세 압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는 이유다.

‘나무호 피격’에 고유가 등으로 비용 부담 가중

나무호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사진=외교부)나무호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사진=외교부)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HMM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동 노선 운임은 지정학적 프리미엄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69% 급등했으나, 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쟁 위험에 따른 보험료 급증과 우회 운항 비용, 그리고 고유가 부담이 상승분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싱가포르 선박유 가격은 톤당 530달러로 전년 대비 약 9% 상승하며 원가 부담을 키웠다.

최근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은 시장의 충격을 더했다. 정부 합동조사 결과 미상 비행체 타격으로 선체에 대형 파공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 비용 지출과 항로 운영의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부산 이전으로 인한 진통 여전→조직 정비 급선무

HMM 컨테이너선(사진=HMM)HMM 컨테이너선(사진=HMM)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 본사 부산 이전이라는 내부적 과제도 산적해 있다.

지난 8일 임시 주총을 통해 본점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안은 통과됐으나, 인력 배치와 주거 지원, 서울 금융 네트워크와의 거리감 해소 등 실질적인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사 간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HMM은 이러한 ‘겹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수익성 방어 중심의 기조 전환을 선언했다.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한 연료비 최적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기반으로 동남아 등 신규 수요가 있는 항로를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벌크 부문에서는 장기계약 비중을 확대해 변동성을 줄이는 방어적 경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직면한 위기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얽혀 있다”며 “글로벌 공급 과잉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확장보다 철저한 비용 통제와 신규 항로 선점을 통한 생존 전략이 최우선 타개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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