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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삼성전자 본사(사진=삼성전자)[더게이트]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사상 첫 총파업을 단 사흘 앞두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테이블에서 마주앉는다.
지난 11~12일 진행된 1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노사 관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장 일정을 조정해 전격 귀국하며 던진 ‘한가족 상생 메시지’를 계기로 극적인 대화 국면으로 선회했다.
이번 2차 사후조정은 반도체 초격차 전선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총파업을 막을 사실상 마지막 중재 기회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 이번 협상의 결과에 주목하는 가운데 단순한 임금 인상률 조율을 넘어 삼성의 고유한 성과 보상 체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전면적 개편과 이를 규칙화하는 ‘제도화’ 여부가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대강’ 대치서 다시 협상 테이블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사진=고용노동부)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세종시 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해 막판 절충안 마련에 나선다.
공전하던 노사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16일 노사 양측을 잇따라 면담하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결과다. 이번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참관할 만큼 정부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재개되는 협상인 만큼 노사 모두 기존의 완고한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반도체)부문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실질적인 반도체 인사와 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책임자를 전면에 내세워 교섭의 진정성과 실효성을 입증하겠다는 카드로 풀이된다.
노조 역시 교섭의 연속성을 위해 김형로 부사장이 발언권 없이 조정에 배석하도록 해달라는 사측 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전날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수의 파격적인 책임 경영 카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R&D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이처럼 노사가 극적인 양보안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16일 오후 해외 출장 일정을 단축해 귀국한 이재용 회장의 전격적인 대국민 호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고개를 숙인 것은 2022년 10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한 총수의 직접적인 책임 경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른다”며 “그리고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 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다.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 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거듭 호소했다.
이 회장은 귀국 직후에도 노사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챙기며 막판 조율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포상이냐? 제도화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경기도 평택시 평택캠퍼스 앞에서 진행한 투쟁결의대회 참석 모습(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대화의 판은 깔렸지만 18일 본 협상에서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의 재원 규모와 지급 기준의 영구적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인 300조원을 기준으로 영업이익의 15%(약 45조원)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제한된 OPI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반도체 부문 임직원의 평균 성과급은 6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OPI 틀을 유지하되,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반도체 평균 약 4억원 상당)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 형태로 지급하는 대안을 내놨다.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상한을 연봉의 75%까지 올리는 유연성도 제시했다.
성과급 규모 자체는 노조가 OPI 주식보상제도 확대 등을 통해 영업이익 배분율을 다소 조율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만큼 극적 타결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성과 보상 기준을 단체협약 등으로 고정하는 제도화를 두고는 시각차가 팽팽하다.
노조는 회사가 과거의 약속을 번복했다며 명문화된 규정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고정된 성과급 기준이 미래 투자 재원을 위축시키고 고정비 부담을 키워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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