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위기 넘긴 삼성의 승부수…‘영업익 10.5% 보상’ 파격 룰 짰다 [더게이트 포커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안 잠정 합의를 형상화한 AI 이미지(사진=제미나이)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안 잠정 합의를 형상화한 AI 이미지(사진=제미나이)

[더게이트]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총파업 계획을 유보하고 오는 22일부터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했고, 이후 가결될 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약 5개월 만에 일단락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최종 교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협상은 성과급 재원 규모와 적자 사업부 배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직접 중재에 나서며 극적으로 타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단순 임단협 타결을 넘어 삼성 노사 관계의 중대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DS(반도체)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새 보상 체계를 도입, AI(인공지능) 반도체 패권 경쟁 속 핵심 인재 확보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상체계 새로 짠 삼성 반도체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AI 반도체존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AI 반도체존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번 잠정 합의의 핵심은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노사는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는 유지하되, 반도체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별도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특히 특별성과급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현금 보상이 아니라 장기 성과와 주주가치를 연동한 ‘주주형 보상 체계’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번 제도는 향후 10년간 유지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일정 영업이익 기준을 충족할 경우 장기적으로 특별성과급 체계를 운영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한 장기 보상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유지해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해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 적용을 1년 유예하기로 한 점도 이번 타결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메모리 직원 1인당 최대 6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R&D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R&D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번 합의안이 실제 적용될 경우 DS 부문 임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 전망이다.

노사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10.5%로 산정된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300조원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특별성과급 재원은 최대 31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 가운데 40%는 DS 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OPI까지 포함할 경우 1인당 최대 약 6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 역시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 적용을 1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을 일정 부분 완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상 체계가 단순 성과급 인상을 넘어 AI 반도체 경쟁 시대를 겨냥한 인재 락인(lock-in)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핵심 인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외신도 삼성 총파업 사태 주목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캠퍼스 앞에서 진행한 투쟁결의대회 참석 모습(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캠퍼스 앞에서 진행한 투쟁결의대회 참석 모습(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주요 외신들도 관련 상황을 긴급 타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영향을 주목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 한국 기업의 노사 갈등이 아니라 “AI 시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뿐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역시 “AI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가격 상승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잠정 합의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삼성전자의 운영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실제 파업이 발생했더라도 자동화 수준이 높은 메모리 생산라인 특성상 생산 차질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종합적으로 보면,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 임금 협상이 아니라 AI 호황 속 성과 분배 요구가 본격화된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AI 인프라 호황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보상 요구 역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고, AFP는 이번 사태를 AI 열풍 속에서 나타난 구조적 분배 갈등으로 평가했다.

핫 뉴스

뉴스 view